인공지능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 '제1회 AI융합교육포럼' 열려
컴퓨터가 잘 하는 평가, 기록, 피드백으로 인간 교사 지원해야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인공지능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장) 발표 자료 일부 캡처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인공지능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장) 발표 자료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AI시대, 교사의 역할은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것이다. 콘텐츠 생산자, 학습조력자, 학습설계자의 개념이 합쳐진 교사에 의해 폭넓은 의미의 개별화 교육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인공지능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장은 지난 21일 열린 제1회 AI융합교육포럼 발제에 나서 “인공지능시대 교사는 AI와의 협업을 통해 수업내용과 지식 전달은 물론, 학생 개개인의 정서적 측면까지 포함한 더 폭넓은 의미의 개별화 교육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판적 질문과 적극적 경청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성찰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며 “학생의 정서적 안정 및 정신적 회복 탄력성 증진을 돕는 조력자로써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교육부는 앞으로 5년간 현직교사 5000명을 인공지능 융합교육 전문교사로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정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이화여대 인공지능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는 해당 사업에 단독 선정, 전국 38개 교육대학원과 연계해 AI 교육 내용을 규정하고 대학원별 강점을 살려 교육 내용의 특성화도 추진하는 등 대한민국 AI융합교육 초석을 놓는 중이라 정 교수의 한 마디에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정 교수가 이날 밝힌 교수자는 크게 인간과 AI로 나뉘며 AI를 보조교사로 인정, 수업을 돕는 역할을 부여했으며 수업과 행정에서 인간 교사 지원을 수행한다.

그가 AI를 교사로 인정하는 데에는 교수학습에 있어 인간과 기계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강점이 있는 영역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 협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것.

정제영 교수는 인간이 기계를 이기는 영역으로 ▲감정을 경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일 ▲복잡한 규모와 출처를 활용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일 ▲기계들이 해야 할 작업이나 기계에 제공할 데이터를 결정하는 것처럼 제한된 자원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일 ▲추상적인 가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일 등을 꼽았다.

반면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는 영역으로는 ▲반복적으로 예측하는 일 ▲정확한 계산에 의존하는 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입력 정보를 분류하는 일 ▲확정된 규칙에 따르는 기계적 의사결정을 하는 일 등을 지목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이며 정답이 드러나는 평가, 기록, 피드백 등 일은 기계의 역할로, 감정·전략·추상적 가치 등에 대한 일은 사람의 일로 규정했다.

결국 교사의 역할은 인간이 컴퓨터를 이기는 영역에 전문화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역시 “교사의 역할은 수업기획, 인간적 유대감 형성, 사회성 제고, 정서 관리, 수업내용 전달, 생각하는 힘 길러주기 등”이라며 “교사와 학생 간 교수학습에서 교사진(인간교사+AI교사)과 학생 간 교수학습 환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사 1인이 다수의 학생과 상호작용하는 현재 시스템이 교사와 AI 보조교사로 이뤄진 교사진과 학생 1인의 상호작용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 것.

정제영 교수는 “교사 업무를 역할별로 분류해 협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고 교사 양성 과정부터 역할별 전문성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며 “교사는 콘텐츠 생산자, 학습조력자, 학습설계자의 개념이 합쳐진 폭넓은 의미의 개별화 교육 구현자로 학생 개개인 관점에서의 비판적 질문, 적극적 경청, 정서적 돌봄 지원 등으로 역할이 변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MILE 프로그램 내의 질문 생성 화면(사진=폴킴 교수 발표 자료집)
SMILE 프로그램 내의 질문 생성 화면(사진=폴킴 교수 발표 자료집)

폴킴 교수의 질문중심 수업 프로젝트 'SMILE'..."질문이 1차원에서 고차원으로 바뀐다"


한편 두 번째 발제로 나선 Paul Kim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는 질문중심 수업을 구현하는 SMILE((Stanford Mobile Inquiry-based Learning Environment)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며 “학생이 내용을 보고 직접 질문을 만드는 질문 위주 수업을 진행하니 아이들의 질문이 점점 고차원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질문 위주 수업 초기에는 ‘A 나라의 수도가 어디입니까’라는 1차원적 질문이 이어졌다면 6개월 정도 지나니 ‘B가 왜 A 나라의 수도가 되었습니까’로 질문이 변했다는 것.

그는 지난 프로젝트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질문을 유형화하고 수준을 나누는 등 빅데이터화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문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수업이 전세계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