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시 우화(寓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와 삶의 변화④ 파리는 왜 15분 도시를 추진하나
[건축도시 우화(寓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와 삶의 변화④ 파리는 왜 15분 도시를 추진하나
  •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 승인 2020.11.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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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1) 도시의 변화: 집에서 접근성을 중심으로

[에듀인뉴스] 우화(寓話)는 장르적으로 보면 서사적인 것과 교훈적인 것이 절충된 단순 형식이라 할 수 있고, 그들이 가르치는 교훈은 비교적 저차원적인 사리 분별을 위한 것이나 우리 삶에 알아두면 좋은 실용주의적인 것입니다. 같은 형식으로 우리의 삶에서 뗄 수 없는 도시와 환경, 그를 이루는 많은 건물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사는 도시와 건축에 관한 진솔한 물음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에듀인뉴스]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의 토지이용을 보다 합리화하고 그 기능을 증진시키며, 미관의 개선 및 양호한 환경을 확보하고 해당 지역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도시관리계획을 지구단위계획이라 한다. 

이러한 지구단위계획은 도심 내 많은 세분화를 일으켰다. 한쪽에 행정센터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비즈니스를 위한 구역이 있다. 다른 쪽에는 주거가 있고 또 한편에는 상업지가 있다. 대학가도 있다. 

상권, 역세권 등이 형성되어 저마다 이동을 중점으로 둔 세력이 형성되었고 효율을 중시하여 관리와 기능이 증진되지만 도시의 형태는 단조롭고 지루하며 획일화된 공간, 각각의 공간의 특징 및 개성 표출이 어렵게 되었다.

무엇보다 계획과 관리, 통제를 위한 도시지 사람을 위한 도시는 아니다. 

커다란 효율을 중시하여 작은 일상의 편리함을 놓친 상황에서 마주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우리의 도시 기능 전체가 마비되는 현상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 더 이상 도시는 효율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들, 특히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작은 영역들을 살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올해 초 파리에서 발표한 ‘15분 도시(La ville du quart d’heure)’는 이러한 도시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시작한다. 

파리 ‘15분 도시’ 개념도.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도로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출처=https://www.smartcitylab.com/blog/governance-finance/paris-15-minute-city/)

파리의 15분 도시계획 발표...도보, 자전거로 집에서 15분 이내에 필요로 하는 모든 시설 이용 가능하도록


2020년 1월 20일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재출마를 선언한 후 열흘째 되는 날 ‘15분 도시’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는 ‘근접성’이다. 파리 시민들이 도보나 자전거로 집에서 15분 이내에 필요로 하는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의 인프라를 재편성한 이른바 근접의 도시다.

이미 벨로폴리탄 정책을 통해 넓은 보도와 식생을 갖춘 자전거 거리와 도보를 공사 중인 파리는 진행중인 자전거 거리에 맞추어 이번엔 도시의 조직을 새롭게 편성하려 하고 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파리 시내에 자동차를 없애고 모든 시민들이 걷거나 자전거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종종 무시하는 근접성, 이웃과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재발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접성의 문제는 무엇인가? 지하철을 타고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 공원을 가려면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를 타고 다른 동네로 넘어가야만 하는 사람, 집 근처에 내가 원하는 시설을 찾을 수 없고 늘 다른 지역에서 찾아야만 하는 사람에게 늘 있던 문제다.

‘15분 도시’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도시에 있는 주변 자원을 활용하여 훨씬 더 빠르고 편리한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어 삶의 선택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안 이달고의 도시정책 자문인 파리 11대학 도시설계학 교수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가 발표한 ‘15분 도시’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 모든 시민들은 특히 식료품, 신선한 음식 및 건강관리와 연관된 상품과 서비스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한다.

- 각 지역 구성원의 가족 유형별로 다양한 유형과 크기의 주택을 제공하고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살 수 있도록 한다.

- 모든 시민에게 깨끗한 공기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녹지공간을 제공한다.

- 원격근무를 하는 유형의 사람들을 위해 집근처에 소규모 사무실, 소매 및 접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둔다. 

파리 ‘15분 도시’ 개념도- 모든 시민이 집에서 걷거나 자전거로 15분내에 도시의 모든 인프라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출처=https://annehidalgo2020.com)
파리 ‘15분 도시’ 개념도- 모든 시민이 집에서 걷거나 자전거로 15분내에 도시의 모든 인프라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출처=https://annehidalgo2020.com)

‘15분 도시’의 비전은 보통 시장(혹은 이에 상응하는 직위)에 의해 설정 되며 대중교통 지향 개발 계획, 도시 개발 계획 또는 동등한 토지 이용 계획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이 과정에 포괄적 참여를 위해서는 도시의 현실에 기반한 계획과 광범위한 지원을 보장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우리의 근무형태는 출퇴근이라는 물리적 여건을 뛰어넘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화상회의와 정보교환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물리적으로 함께 모였을 때의 시너지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1-2시간씩 걸리는 이상의 무리한 출퇴근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의 ‘15분 도시’ 계획은 도심을 각 구역별로 나누어 도시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 시민들의 이동을 최소화 함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도시설계사,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건축학 전공 후 프랑스 그르노블대학 Université Grenoble Alpes에서 도시학 석사졸업, 파리고등건축학교 Ecole spéciale d’architecture (그랑제꼴)에서 만장일치 합격과 félicitation으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파리 건축설계회사 AREP Group에서 실무 후 현재 파리 건축사무소 Ateilier Patrick Coda에서 근무 중이며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건물과 도시, 사람을 들여다보길 좋아하는 건축가입니다. 우리의 삶의 배경이 되는 건축과 도시의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유용하게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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