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자칠판에 안드로이드 탑재 필수? "중국산 밀어주는 특혜다"
[단독] 전자칠판에 안드로이드 탑재 필수? "중국산 밀어주는 특혜다"
  • 지성배 기자
  • 승인 2020.12.03 12: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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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교육지원청 '전자칠판 공동구매' 사업 규격에 '안드로이드 탑재 필수' 조건 제시
업계, 안드로이드 탑재 국내 생산 전자칠판 없어 "플레이스토어 인증 안된 중국산 쓰라니"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3일 전자칠판 공동구매 공고를 내고 '안드로이드 필수 탑재'를 조건으로 제시했다.(사진=제안공고 규격서 일부 캡처)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3일 전자칠판 공동구매 공고를 내고 '안드로이드 필수 탑재'를 조건으로 제시했다.(사진=제안공고 규격서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안드로이드 탑재를 필수로 한 전자칠판 공급 제안 공고를 두고 중국산 밀어주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탑재는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어플을 내려 받아 사용하는 데 활용되지만 플레이스토어 인증 제품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3일 서울형 스마트교실 구축 TV형 전자칠판 공동구매 제안공고를 냈다.

총 346개, 20억 7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공고는 지난 1일로 제안서 제출이 마감됐다.

문제가 된 부분은 계약물품 공고조건(규격서)에 안드로이드 탑재를 필수로 지정한 것이다.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장교사 등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안드로이드 탑재를 필수 규격으로 넣게 됐다”며 “지원청이 마음대로 규격을 선정하는 정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 위원이 실제로 안드로이드 어플을 활용해 수업을 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며 “가장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공고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어플을 활용해 수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불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안드로이드 내의 어플을 내려 받아 활용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토어 인증이 필수인데, 현재 플레이스토어 인증된 전자칠판이 없기에 APK 추출 기법을 동원, 어플 자체를 복제했을 의혹을 제기한 것.

에듀테크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는 교사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면 PC연결이 안 될 때 판서 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이라고 말하는데 학교에는 모두 PC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어 의미가 없다”며 “해당 규격을 필수로 지정한 선정위원회 위원들이 안드로이드 탑재 업체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조사해야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수업에 활용했다는 것은 APK(어플 복제) 기능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APK는 저작권 위반으로 학교 현장에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규격에 실제 활용되지도 못할 사양을 넣었다는 것은 극히 일부를 위한 맞춤형 공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교육지원청은 선정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반영했다고 하지만 안드로이드 탑재의 효용성을 검증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듀인뉴스>는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수업을 했다는 선정 위원과 연결을 시도했지만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은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드로이드 탑재 제품은 중국산 뿐...“국내 생산 업체 오히려 역차별이다”


안드로이드 탑재를 필수 규격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국내 생산 업체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조달청에 등록된 국내 생산 업체들은 플레이스토어 인증 안 된 안드로이드 탑재는 의미가 없어 제작된 제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품 중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이 없을 뿐더러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중국산 제품도 플레이스토어 인증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조달청에 등록된 안드로이드 탑재 제품들은 탑재는 했지만 플레이스토어 인증을 받지 않아 해당 기능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알렸다.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어플을 내려 받아 사용하기 위해 안드로이드가 필요하지만 현 제품들 중 안드로이드가 탑재돼 있어도 플레이스토어 인증이 안 돼 활용성이 전혀 없다는 것.

그는 “조달청 규정상 남이 만든 제품이나 중국과 같은 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것과 대기업 제품을 구매해 조달청에 등록하는 것은 위반”이라며 “현재 시장은 중국에서 수입하거나 대기업이 제품을 중소기업이 편법으로 등록하여 판매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원청 관계자와 통화하니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며 “국내에서 메인보드를 직접 개발하고 전자칠판을 설계 및 디자인한 회사에는 제안 기회조차 박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자칠판 보급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교육청들 역시 안드로이드 탑재를 필수 조건으로 공고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칠판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탑재를 규격 조건에 넣은 적이 없고 아직 다른 교육청도 해당 규격을 필수로 지정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안드로이드 미탑재가 전자칠판 활용에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아직 민원이 들어온 게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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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19:12:26
예산을 허투루 쓰지 맙시다. 다 세금 아닌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