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2) 도시 인프라 활용 방안

[에듀인뉴스] 우화(寓話)는 장르적으로 보면 서사적인 것과 교훈적인 것이 절충된 단순 형식이라 할 수 있고, 그들이 가르치는 교훈은 비교적 저차원적인 사리 분별을 위한 것이나 우리 삶에 알아두면 좋은 실용주의적인 것입니다. 같은 형식으로 우리의 삶에서 뗄 수 없는 도시와 환경, 그를 이루는 많은 건물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일상에서 놓치고 살았던 작은 부분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사는 도시와 건축에 관한 진솔한 물음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에듀인뉴스] 파리에서 추진하는 ‘15분 도시’는 없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멀리 이동해야 하는 도시민에게 유용한 시간을 돌려준다. 또 짧은 거리만큼 시간을 확보하여 주변의 이웃과 조금 더 소통하고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자신을 돌보고, 재밌게 놀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도시 인프라가 필요하다.

성인 기준으로 15분이면 1km를 갈 수 있고 자전거로는 2.5km정도 갈 수 있다. 따라서 파리의 ‘15분 도시’는 반경 3km안에 모든 도시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필요로 하는 많은 시설을 한정된 면적에 마련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도시전문가와 함께 세운 방법으로 한 장소를 여러 기능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것은 지역 주민들의 편이를 위해 그들이 속한 건축 환경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내는데 초점을 두었다.

도시는 건물, 공공 장소 및 기존 인프라에 대한 다양한 용도를 낮과 밤, 주중과 주말, 공공 공간과 사적 공간 등으로 나누어 이에 따른 용도를 찾거나 추가 하도록 한다.

파리 ‘15분 도시’ 개념도: 학교 이용 예시-복합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가변성을 높여 인프라를 구축한다.(출처= Ⓒhttps://annehidalgo2020.com

예를 들어 파리 각 동네의 중심이 되는 학교와 대학은 주말과 공휴일에 문을 열어 놀이터에서 놀고, 캠퍼스 내 잔디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건축의 용도를 시간에 따라 그 사용자를 달리 함으로 조금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일부 주차공간을 활용해 주말에 식당의 야외 면적을 확보하거나 자전거 차고를 두기도 한다. 영화관을 회의 장소로 전환 할 수 있다. 휴일과 주말에 주요도로 위에 임시시장을 열 수 있도록 허가하여 더 많은 서비스를 집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특히 활동적이고 번화한 거리 조성을 위해 모든 건물의 1층에 공적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을 의무화 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소매 또는 상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 분양 우선권을 준다.

건물보안과 주 사용자의 기존의 편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과제로 남아있지만 분명 물리적으로 한정된 공간 안에서 다양한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따라서 파리시는 연간 10억 유로의 예산을 들여 거리, 광장 및 정원의 유지 보수 및 미화를 할 계획이다.

또 그사이 가장 취약했던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줄 수 있도록 5000명의 새로운 지역 경찰력을 창설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 질서를 유지, 보안에 더 신경 쓸 예정이다.

야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의 치안 또한 확보가능하며 이에 맞추어 대중교통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문제를 고려한 삶의 방식 변화


파리 도심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작은 움직임에도 도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도시의 풍경이 바뀐다. 그러나 도시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환경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환경 전반이다. 

코로나 이후 이미 도시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대중교통과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반면 자전거 그리고 전동 퀵보드 이용자가 늘어났고 근무 형태도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사람들은 필요한 경우 장거리 외출이나 여행을 멈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5분 도시가 제안하는 집 근처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갖추어져 있고 이를 빨리 이용할 수 있는 일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모든 도시 인프라의 질이 똑같지가 않기 때문에 단지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필요한 기능을 넣는다고 해서 올바른 도시 인프라 구축이 실현 가능하지는 않다.

이미 질 좋은 인프라는 도심 내에 거리나 상권으로 뭉쳐있기 때문이다. 또 품질 좋은 서비스가 모인 구역을 중심으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 더 넓은 도로, 더 빠른 교통을 만들어가며 오늘의 도시조직이 형성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특출난 품질의 서비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를 가까운 상점이나 가게에서 구입한다. 따라서 여지껏 해온 특별함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과 투자를 이제는 일상의 회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한 도시 풍경의 변화: 자전거와 전동 퀵보드 이용자가 증가하였다.(출처=123rf.com ©Jerome Labouyrie)
코로나로 인한 도시 풍경의 변화: 자전거와 전동 퀵보드 이용자가 증가하였다.(출처=123rf.com ©Jerome Labouyrie)

근접성 회복을 통한 일상의 회복에서 시작한 ‘15분 도시’ 개혁은 한꺼번에 뒤집어 엎는 난개발식의 번화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 생활을 개선하면서 도시의 필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보존과 개발이 적절히 어루어지는 변화다. 이는 도시의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점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 

앞으로 15분 도시라는 개념이 새로운 지구를 만들거나 이미 존재하는 구역을 재구성하는 모델이 되어 도시 생태를 위한 조건이자 도시민의 일상을 개선하기 위한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코로나의 영향으로부터 회복을 돕고 지역 사업체에 대한 접근을 증가 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소음과 대기 오염을 줄여 지역 사외 내에서 더 강력한 유대감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유무종 프랑스 건축가, 도시설계사,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건축학 전공 후 프랑스 그르노블대학 Université Grenoble Alpes에서 도시학 석사졸업, 파리고등건축학교 Ecole spéciale d’architecture (그랑제꼴)에서 만장일치 합격과 félicitation으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파리 건축설계회사 AREP Group에서 실무 후 현재 파리 건축사무소 Ateilier Patrick Coda에서 근무 중이며 건축도시정책연구소(AUPL)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건물과 도시, 사람을 들여다보길 좋아하는 건축가입니다. 우리의 삶의 배경이 되는 건축과 도시의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유용하게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