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감독관 의자 배치에 쏟아진 말말말 "감독관 늘려 시간 줄여야"
작은 배려 큰 도움, 뒤 말고 앞에 배치했으면, 그래도 키높이 의자

당초 요구한 키높이 의자는 아니었으나 처음 제공된 수능 감독관 의자에 대해 교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사진=KBS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사상 처음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마스크, 장갑, 책상 가림막, D레벨 방호복, 별도시험실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하자면 교사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수능 감독관 의자가 처음으로 제공되었다는 점이다. 

당초 요구한 키높이 의자는 아니었으나 처음 제공된 수능 감독관 의자에 대해 교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감독관 의자의 필요성을 지난 2016년부터 시도교육감에게 알려온 송형호 전 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송샘의 아름다운 수업’과 SNS 등에 올라온 감독관 선생님들의 소감은 ‘대체로 만족했다’는 평가다. 

가장 많은 피드백은 의자설치 요구를 5년간 지치지 않고 매년 이슈화 해 온 송 전 교사를 비롯해 교원단체들의 노력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교사들은 “작은 변화지만 큰 힘이 됐다”며 “잠시라도 앉아서 휴식하니 피로도가 훨씬 덜 했다. 의자 하나가 감독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에서는 의자에 앉지 못하게 하는 사례나 민원 등으로 의자를 사용하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교사는 “의자 주변 학생들이 감독관 때문에 집중할 수 없다고 민원을 넣는다며 앉지 말라고 안내하는 학교도 있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교사는 “의자 위치가 학생과 너무 가까워 앉기가 눈치가 보였다”고 말했다. 

의자 배치를 뒤에서 앞으로 옮겨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뒤편에 위치한 의자를 앞으로 옮기는 편이 공간 활용에 있어 좋겠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교실 앞에는 의자보다 책상을 놓아 의자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한 학급당 24명이 배치됐기 때문에 가능했으나 다시 이전처럼 28명으로 전환되면 의자를 배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의자는 뒤편에만 2개가 놓여 교대로 앉도록 해 눈치가 보였다거나 학생들이 의자에 물건을 올려놔 앉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아쉬움으로 토로한 반응도 나왔다. 

의자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근본적으로 감독관 충원을 통해 감독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교사는 “학생용 의자 도입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앞으로도 하나씩 상황을 더 개선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감독관 의자 도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만이 아니라 내년에는 예산편성 등을 통해 키높이 의자 배치 등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에 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