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비행기 사고, 중일전쟁의 폭격...아픔을 넘어 대도시로 성장한 '충칭'
아픔과 자랑스러움 '임시정부', 높은 빌딩의 '해방비', 야경이 아름다운 '홍야동'
중국 전통 모습 그대로 '츠치커우', 맵고 매운 '훠궈'
국민당의 임시수도, 산지와 강 그리고 안개의 도시..."추억앨범에 담아"

[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충칭 홍야동 전경.(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홍야동 전경.(사진=김현진 교사)

높은 절벽의 동굴 '홍야동'


충칭을 가로지르는 장강 옆으로 홍야동(洪崖洞, 홍애동)이라는 건물 및 번화가가 있다. 원래 명칭은 홍애동(洪崖洞)인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홍야동이라 부른다.

홍야동은 넓은 절벽의 동굴이라는 뜻으로 건물 끝에 동굴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동굴보다는 홍야동의 야경과 먹거리 골목에 관심이 있다.

중국스러우면서도 조금은 또 이색적인 느낌이드는 곳! 낮과 밤의 차이가 확연히 차이 나는 이곳은 2300년의 충칭의 역사와 혼동하여 230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홍야동은 2005년에 묘족의 전통가옥이 조각루 형태로 재건축 된 곳이다.

해방비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바이두 지도 앱을 켠 후 홍야동까지 걸어서 갔다. 홍야동은 해방비 인근에서 오다보면 11층의 건물 가장 꼭대기층과 만나 그 안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산비탈에 기대어 지어진 조각루 형태의 11층 건물로 평지가 많지 않은 충칭의 지리적 조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볼거리이기도 하다.

11층은 시티 발코니, 5, 6, 9, 10층은 레스토랑, 7, 8층은 호텔, 4층은 전통 음식거리, 3층은 전통공예 거리, 2층은 홍야동 전통 상점, 1층에는 앤틱숍까지 야경은 물론 쇼핑, 먹방까지 다 해결이 되는 충칭의 랜드마크이다.

홍야동 건너 빌딩 사이를 가로지르는 장강.(사진=김현진 교사)
홍야동 건너 빌딩 사이를 가로지르는 장강.(사진=김현진 교사)

장강을 따라 약 600미터 폭, 11층 건물로 관광객을 위한 쇼핑, 식당, 호텔이 밀집해 있는 것이다.

11층 꼭대기에서 입장을 하는 사람들은 휴대폰 앱을 통해 받은 입장권으로 통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천시문대교의 중간까지 걸어가 다리 난간에서 홍야동 야경을 카메라에 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을 때는 다리 위가 일방 통행길로 바뀌어 돌아올 때는 도로 건너편 반대편으로 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홍야동이 과거 도시라면 건너편의 높은 빌딩들은 미래 도시처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재는 수많은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와 카페 그리고 충칭의 특산물과 다양한 공예품이 가득한 곳으로 고대 쇼핑몰과 같은 느낌이기도 하며 최초 절벽에 지어진 건물들로 인하여 층계식 구조의 건축 느낌이 특이하다.

총 13층(지하 2층)이며 상업시설인 11층으로 이뤄진 공간 하나하나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지만 역시 이곳의 매력은 중국의 특징을 담은 “야경”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충칭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충칭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한 곳


내가 중국에 온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지 100주년이 된 해이다. 상하이 신천지에 가서 최초의 임시정부를 돌아보고 홍커우 공원의 윤봉길 기념관을 다녀온 후로 그들의 그 당시 삶을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항저우 임시정부도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해 아쉽기만 했는데 충칭에서는 임시정부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전날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오늘의 일정은 비교적 여유롭다. 1박 2일 가기로 했던 인근 청두를 패스했기 때문에 하루 일정이 여유로웠고 그를 대신하여 내일 충칭 인근의 당일 코스를 알아보기로 하였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알려진 우릉(武隆) 현지 1일 투어를 위해 호텔 로비 관광코너에서 알아보기로 하였다.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1일 투어 요금에 비해 1/3비용으로 투어를 할 수 있지만 중국어 소통이 원활할지 걱정이 된다. 와이프와 아들이 일단 중국어 소통이 조금씩은 되는 것을 믿고 투어계약서를 작성하고 임시정부로 이동하였다.

임시정부도 해방비에서 1km 정도 거리라 걸어서 가기로 하였다. 오르락내리락 충칭의 거리를 걷다보면 우리나라 부산의 해안가 도로와 옛집들의 형태가 생각난다. 로컬 특유의 아파트와 시장, 식당가를 지나다 보니 바이두 지도 앱이 길을 잘 찾지 못하고 있다.

외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거리라 사람들이 우리를 좀 특이하게 본다. 휴대폰을 커다랗게 돌려보면서 다시 방향을 잡길 바랐다.

계단이 있어 아래로 내려가면서 보니 텔레비전과 인터넷에서 보았던 ‘부정시림국민한대’라고 글자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다!

임시정부에 전시된 광복군 사진.(사진=김현진 교사)
임시정부에 전시된 광복군 사진.(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1940년부터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1945년까지 사용하던 건물이었으나 1991년에 충칭의 도시재개발계획으로 청사의 존립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내 몇몇 대기업들이 힘을 모아서 복원작업을 시작하여 1995년에 완공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 후에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되어 27년간 활동을 했는데 제1기 상하이 시대(1919~32)와 제2기 이동시대(1932~40), 제3기 충칭시대(1940~45)로 구분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윤봉길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로 일본군에 쫓겨서 유랑생활을 하다가 1940년 충칭에 정착하게 되었고 충칭을 임시수도로 정한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육군군관학교 뤄양(洛陽)분교에 한인특별반을 설치하여 군사위원회를 두는 등 독립군 양성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임시정부 회의실.(사진=김현진 교사)
임시정부 회의실.(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임시정부 청사는 좁다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회의실과 접견실, 장관실 등 5개 동의 건물이 층계를 이루면서 비좁게 늘어서 있었다.

1호동에 있는 전시실을 들어서면 김구 주석의 흉상이 전람관 중앙 태극기 앞에 있어서 나도 모르게 예의를 갖추게 한다.

청사 안에는 김구선생과 장제스 총통간의 회담 자료와 독립신문, 광복군 관련 자료,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 의사의 한인 애국단 입단 선서문 등이 전시되어 있고, 방마다 그 당시에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 침대와 선풍기 등이 놓여 있었다.

루쉰 공원의 윤봉길 기념관에서 보았던 윤봉길 의사의 거사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고. 임시정부 청사를 돌아보니 그 당시 어려웠던 여건 속에서도 나라를 되찾겠다는 선인들의 의지와 노력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나라 경제인들이 임사정부 청사를 지켜준 것에 감사를 드린다. 임시정부로 가는 길이었던 중국 특유의 로컬의 느낌이 묻어나는 아파트들, 식당, 상점들이 무척이나 인상 깊다.

이전의 임시정부 청사에 비해서는 비교적 여유롭고 큰 건물이지만 그 당시 골목골목 일본의 눈을 피해 움직였을 임시정부 요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츠치커우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츠치커우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도자기의 도시 '츠치커우'


블로그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니 시내에서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충칭에서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 한다.

원래는 항구로 유명했지만 인근에 도자기 공방이 들어서면서 도자기가 유명해지자 자기구(츠치커우, 磁器口)’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700년이 넘는 오래된 가옥과 도자기 가마가 남아 있는 이곳은 명·청 시대의 자링강변 인근 마을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2호선 츠치커우(磁器口古) 지하철역에 내려서, 걸어가다 보면 가판대로 식당, 슈퍼마켓 등이 일렬로 줄지어져 있다.

10월 초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도 매우 더운 것을 보면 충칭이 중국의 3대 화로라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큰 길을 따라 걷다보면 磁器口가 보인다. 이곳은 각종 기념품, 장신구 및 먹거리를 판매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츠치커우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츠치커우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츠치커우 입구에서 들어가는데 바로 마라의 매운 향기가 난다. 톈진에서 봤던 다양한 맛의 꽈배기 과자도 있고 마라훠궈를 직접 만들어 파는 가게들도 많다.

커다란 가마솥에 있는 충칭 훠궈를 삽을 닮은 커다란 국자로 젓고 있다. 충칭의 특산품! 충칭훠궈는 다양하게 포장해서 판매를 한다. 충칭에는 특유의 훠궈식당이 곳곳에 있다.

또 하나의 충칭 특색 음식인 쏸라펀(酸辣粉)도 있다. 이름처럼 시고 매운 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쏸라펀은 일반 면과 다르게 고구마 전분이 주재료이다. 여러 명의 아저씨들이 직접 손으로 치면서 면을 뽑아내고 있다.

국경절 바로 전이라 다른 곳은 사람들이 생각보단 덜 붐볐는데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다.

분장을 하고, 무료관람이라고 경극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 전통 옷을 입고 전통 촬영하는 곳도 있다.

중국 어느 도시를 가나 비슷하게 있는 중국 전통 거리, 명청 시대의 마을과 시장의 모습을 닮은 이곳, 한국의 인사동 또는 전주한옥 마을 등이 생각난다.

자연과 어우러진 우릉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자연과 어우러진 우룽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인근 보물 '우룽'


충칭시 우룽현은 세계 자연유산을 3개나 가지고 있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충칭의 외곽지역으로 현 자체가 카르스트 지대로 동굴과 협곡 경치가 뛰어나다.

중국 원난성 등 남부에는 카르스트 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는 특징이 있고, 충칭의 우룽은 깊고 움푹한 자연적으로 형성된 다리 모양의 지형이 유명하다.

예전에는 교통이 불편하여 사람들이 가기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충칭에서 버스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당일 치기 1일 투어나, 개인적으로 기차 및 버스를 활용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오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은 2006년 장이머우(张艺谋) 감독의 황후화 촬영지로 등장했으며, 트렌스 포머에서 자동차 로봇이 나오기도 한 장소이다.

우룽 관광 코스로 가장 유명한 장소는 천생삼교가 있는 천갱(天坑)과 카르스트 협곡이 아찔한 지봉(地缝)으로 나눠진다.

어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가기 전에 호텔 로비 한켠에 있던 관광코너를 통해 중국 현지 1일 투어 예약을 했다. 블로그를 찾아본 여러 투어 금액과 옵션 등이 달라서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아침 7시 10분 조식을 포기하고 호텔로비 앞에서 관광코너 아저씨를 만나 해방비 앞으로 갔다. 아저씨에게 가이드만 따라다니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가이드에게 한국 사람들이니 잘 좀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신다.

하지만 가이드는 아직 안 온 사람들 명단과 연락처에만 시선이 꽂혀 있어 우리에게 쏟을 정신이 없는 듯하다. 아직 안 온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인근 도로에 서 있는 버스에 탑승하여 출발하였다.

2시간 정도 간다고 하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 언덕 길을 15분을 가다 강변 옆에서 버스가 서더니 사람들이 모두 내린다. 가이드에게 무슨 일인가 물어봤더니 앞에 있는 사람을 쫓아가란다.

우리가 내린 곳은 각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충칭 인근의 목적지에 맞게 버스를 갈아타고 출발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우룽 가는 사람들은 우룽행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새로운 우룽행 가이드가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명단을 다 확인한 후에 버스가 출발하고 가이드는 마이크를 잡고 쉴새 없이 중국어로 떠들었다. 자기 소개를 하는 듯하고 1일 투어를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일을 말하는 것 같고 오늘 갈 장소에 대한 소개를 하는 듯하다.

우리 가족 빼고는 다 중국인이다. 고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중국에 온 지 8개월째 되었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속사포 같이 많은 중국어를 들어본 것은 처음이다. 그냥 조금이라도 알아 듣는 영어라면 좋을텐데...

목이 마르지만 화장실을 가야하는 상황 때문에 물을 마시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피곤함에 잠깐 졸았는데 다행히 중간에 휴게소를 들러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었다. 한국 같았으면 매점도 좀 다녀오고 했었을 텐데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가로막혀 잽싸게 버스로 돌아와 앉는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가이드에게 말을 걸어 부족한 옵션비를 내려고 했더니 버스에 있는 모든 분들이 옵션으로 125위안을 냈다고 해서 가족 3명 375위안을 위챗으로 결제를 하였다.

인터넷 블로그를 그렇게 많이 찾아봤는데 옵션이 다 달라서 정확히 우리의 기본 옵션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이 힘들다.

버스로 다시 달리다 우룽 휴게소에 내려 첫 번째 옵션인 듯 수석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우룽을 보려고 했던 이유가 아름다운 자연광경을 보려 했기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나름 열심히 보았다.

조식을 포기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왔더니 배가고프다. 근처의 식당에 도착하여 그룹을 묶어서 한 테이블에 8~9명씩 같이 식사를 하였다.

우리가 먹어도 무난한 동북식의 식사인 것 같은데 반찬도 두부, 계란탕 등 8가지 정도의 반찬들이 생각보단 맛있었다.

아침 일찍 떠났는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1시가 넘어간다. 다시 버스를 타고 산 정상을 향해 계속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은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유리잔도이다.

덧신을 신고 유리 잔도 쪽으로 갔는데 아찔하다. 유리라서 절벽 아래 끝이 너무나 잘 보인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자마자 너무 아찔해 철골 부분으로만 다니게 되었고 나중에는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와이프와 아들은 계속해서 그곳에 있지만 아쉽게도 난 밖으로 나와서 가족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보통의 블로그에서 봤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옵션비를 따로 냈다고 하던데 우리는 모두 포함된 가격이었다.

유리 잔도에서 돌아 나왔더니 가이드가 먼저 제출했던 신분증을 나눠주면서 천생삼교를 관람한 후 시간에 맞게 내부의 화장실 근처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이때 휴대폰 번역기가 이러한 이야기들을 우리한테 정확히 해석을 못해줬고 가이드도 답답했는지 우리와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패키지 일행 중 아빠, 엄마, 딸 일행 가족과 함께 가도 되냐고 물어본 뒤 그들을 따라 가기로 하였다.

중국의 여행지나 기차역에서는 신분증 검사기 인식을 통해 표 구입 여부를 확인한 후 입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도 입구에서 신분증 인식을 시키고 들어가는데 우리는 여권이라 인식이 안 된다.

우리한테 뭐라고 말하는 듯했지만 함께 다니는 중국가족 일행이 충분히 설명을 해주어 입장을 하게 되었다.

지그재그 식으로 20분 정도 산길을 꾸준히 내려가다 보면 천생삼교를 만나볼 수 있다. 천생삼교는 하늘이 낳은 3개의 다리라는 뜻으로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경관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지질지형을 가지고 있어서 유명하다.

산, 물, 안개, 샘, 협곡, 산봉우리, 시냇물, 폭포 등 한 곳에서 아주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어 더욱 유명하다.

수많은 계단을 쭈욱 내려와서 본 것은 영화 ‘트래스포머 4’의 촬영지이다. 로봇 모양 앞에서 사진을 무료로 찍어준다.

먼저 열쇠고리를 나눠주고, 사진을 찍고 나면 번호가 적힌 종이를 준다. 나중에 출구에 사진 인화한 것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꼭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작은 사진은 무료이고 큰 사진은 20위안인데 안사도 된다.

위에서 본 천복관.(사진=김현진 교사)
위에서 본 천복관.(사진=김현진 교사)

천생삼교의 묘미는 ‘천복관역(天福館驛)’으로 장예모(張藝謀) 감독의 영화 ‘황후화’의 유일한 야외촬영 장소이다.

원래 이곳은 위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내려다봐야지 제맛인데 함께 갔던 중국 가족들이 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얹혀가는 입장이라 말을 잘 들어야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고 올라가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비가 오면 위험해 산책로를 막아놓을 때도 있다고 한다. 천생삼교에서 천룡교(天龙桥)는 손가락 모양, 청룡교(青龙桥)는 칼의 모양, 흑룡교(黑龙桥)는 원숭이 얼굴 모양이다.

3개의 다리 모양 지형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했다. 출구로 나왔더니 다시 버스를 타고 용수협 지봉으로 이동을 하였다.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하강으로 내려가서 만나는용수협 지봉의 모습,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듯한 자연적이고 원시적인풍경들이 너무 아름답다.

아슬아슬한 잔도 및 계단을 내려가서 만난 폭포, 곳곳이 그림과 같다. 이 폭포는 카르스트 폭포로 하류 카르스트 지형과 같은 범위에 속하며, 카르스트 형성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다고 한다.

뿌연 물들과 산소발생량이 충칭의 100배가 넘는다는 곳, 폐 세척기라고 한글로 써 있는 장소,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장소였다.

산소 음이온이 엄청 많아서 폐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준다고 한다. 어쩐지, 공기가 너무 상쾌하더라.

같이 간 중국 가족 일행분들이 우리 가족을 많이 기다려주시고 설명까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출구에서 감사하여 과일을 사드렸더니 한사코 거절을 하신다.

올 땐 너무나 걱정했던 중국 현지 1일 투어였지만 오늘 봤던 경치는 최고의 광경이었다. 충칭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아주 발전했고, 볼거리가 많은 대도시이다. 충칭시내로 돌아오니 저녁 8시가 다 되었다. 출발한 지 13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충칭 미술관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미술관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빨간 건물의 예쁜 건물 '충칭 미술관'


오후 4시 비행기이지만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기에 늦게까지 잠을 자고 조식을 먹는 여유를 부렸다.

우리가 머문 호텔은 충칭의 시내한복판인 해방비 인근에 있어 주위의 식당, 백화점, 아울렛, 마트,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 애플 로고가 보이는 애플스토어를 들어가 보았더니 아직 우리나라엔 나오지 않은 아이폰의 새 모델이 보인다.

중국 곳곳 어디에나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조각 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면서 공항 가기 전에 잠깐 들러 갈 장소를 의논하였다.

도심 속의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던 충칭의 천년사찰! 문화대혁명 때 파괴된 것을 1980년대 새롭게 중건한 나한사(罗汉寺)를 가볼까 아니면 홍야동을 좀 여유롭게 보다가 갈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애플스토어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바로 보이는 충칭미술관! 빨간 모양의 예쁜 건물 충칭미술관. 다행히 월요일이 아니라 휴관이 아니었다.

역시 입장료는 무료이다. 규모가 큰 곳은 아니다. 상설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기간에 테마를 잡아 전시하는 형태의 미술관 같다.

입구에서 엑스선 검사를 하고 입장을 하였는데 이번 주제는 중국 국경절 70주년 관련 미술사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여유롭게 다양한 미술작품을 감상한 후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오늘부터 중국의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해방비 인근에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커다란 화면으로 천안문 중국 국경절 퍼레이드 현황을 보여주고 있고 중국 사람들은 그 모습을 경이롭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국경절 아침 해방비 거리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국경절 아침 해방비 거리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여행을 마치며...


이번 도시 충칭은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다롄에서 가장 먼 도시였다.

한국에서 중국집 四川 짜장 메뉴판을 보며 쓰촨성을 기억했던일이 생각난다. 최근 지진이 일어난 곳, 우리가 타기로 한 항공사에서 비행기 사고가 났던 곳이기도 하여 많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적여유가 있었다면 팬더곰과 삼국지의 도시인 인근 쓰촨성의 성도 청두와 함께 연계하여 꼭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 계획 중에 청두를 포기하게 되었지만 어렵게 결정한 우룽은 신의 한수인 것처럼 충칭여행을 대만족시키게 만드는 장소였다.

우리의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아픔이 담겨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모습을 보며 자긍심을 갖을 수도 있었다.

중국에 있는 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관련된 나머지 장소를 모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높은 빌딩으로 둘러 싸여 있는 해방비, 야경이 아름다운 홍야동, 중국 전통의 모습이 담긴 츠치커우, 너무나 맵던 훠궈...충칭 곳곳에서의 경험을 다시 한번 우리 가족의 추억앨범 한 켠에 담아둔다.

국민당의 임시수도였던 곳, 산지와 강 그리고 안개로 둘러싸여 있는 곳, 중일 전쟁 때 일본의 폭격이 심했던 도시, 역사적 이면에 아픔도 있지만 굳건하게 중국의 대도시로 자리 잡은 곳.

늘 그랬던 것처럼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떠나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아직 못 가본 중국 곳곳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다음 여행을 상상해 본다.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