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자격제도 개선 방안 탐색' 연구 발표
2급 자격증 폐지 임시 자격증 발급, 수습교사제 통해 1정 자격 취득으로
1정 자격 취득 후 5년 주기 선임교사 지위 갱신, 수석교사제 활성화 필요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정교사 자격 취득 이후 총 4단계에 이르는 선임교사 자격 제도 도입이 제안됐다. 현행 2급 정교사와 1급 정교사로만 나뉜 교직 체계를 다분화하는 것으로 수평적 자격이 유지되어 온 교직 사회에 도입될 경우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교육행정학회는 지난 8일 ‘제162차 KEDI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하고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자격제도 개선 방안 탐색’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수습교사제 도입과 선임교사자격 신설 및 갱신을 제안했다.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교사자격제도 개선 방안 탐색'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연구진.(사진=한국교육개발원 유튜브 캡처)

일단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면 5년 후 선임 교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가 주어진다. 선임 교사 자격을 취득하면 부장 교사 역할을 수행한다. 선임 교사 자격은 5년 주기로 총 3차에 걸쳐 갱신이 가능하다.

1차 갱신한 선임 교사에겐 교육전문직과 교육행정직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지며, 2차 갱신을 해야 수석교사, 교감, 교장 자격을 취득할 기회가 주어진다. 수석 교사 자격을 취득한 교사의 경우 교원양성기관과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갱신 목적은 부적격자 퇴출보다 생애 주기 전문성 개발 모형을 토대로 한 교사 자신이 원하는 분야 전문성을 기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교원양성기관을 졸업하면 취득하는 2급 정교사 자격증은 폐지하고 임시 자격이 주어지며 수습교사를 거쳐 1급 정교사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특히 2급 정교사 임시 자격은 한시적으로 희소 교과에 대한 채용이 필요할 경우 발급할 수 있어 교원양성기관을 꼭 졸업할 필요는 없도록 했다.

이동엽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정책연구실장은 “교원양성기관 졸업자에게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임시 교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수습교사를 거친 후 역량이 검증된 자에 한해서 정교사 자격증을 주는 것을 제안한다”며 “교사자격증을 받으면 최소한의 전문성이 있다는 자격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평적 교직 문화를 훼손하지 않도록 상향 평준화를 이루는 자격제도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며 “교사 자격제도를 위계가 아닌 역할의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희소교과는 교원양성기관 졸업하지 않아도 2급 임시자격 발급 가능...수석교사 10%까지 확대 제안


수석교사제는 확대 및 내실화를 제안했다.

현재 수석교사제도는 전체 교원의 0.32%밖에 되지 않아 자격제도로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10% 정도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의 면담이나 델파이 조사에서도 1급 정교사 자격 취득 이후 추가 단계 신설에 대해 효과성은 82.93%가, 실행 가능성으로는 75.61%가 동의했다.

연구진은 수석교사의 활동 분야 다양화를 위해 교수학습, 교육과정, 학생지도, 교재개발 등으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이동엽 실장은 “자격 다양화를 추구하면 인사 활용에 경직성을 가져오고 다양한 자격을 신설하고 검정 관리하는 추가 업무가 발생해 효과에 비해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역량이 다양한 수석교사를 선발해 활용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이다. 수석교사가 교원양성기관과 학교현장 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학교 현장과 교원 양성기관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석한 (왼쪽부터) 전제상 공주교대 교수, 김영삼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김지선 충북대 교육혁신연구원 박사, 홍섭근 경기도교육연구원 박사.(사진=한국교육개발원 유튜브 캡처)
토론에 참석한 (왼쪽부터) 전제상 공주교대 교수, 김영삼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김지선 충북대 교육혁신연구원 박사, 홍섭근 경기도교육연구원 박사.(사진=한국교육개발원 유튜브 캡처)

토론자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방안 현실화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홍섭근 경기도교육연구원 박사는 “자격을 갱신하는 방안에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1차 갱신 후 교육전문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시스템의 전면적 개편에 대한 반대와 계층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2급 정교사 자격증 폐지에 대해서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현재 2급 정교사 자격 획득 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졸업자들에게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라며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수과목이나 최근 논의되는 개방형 교사와 관련해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개방형 교사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어 정책적·정무적 판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토론자들은 부정적 "1차 갱신후 전문직 진출 가능 반발 많을 것/ 개방형 교사 반대 많아 2급 정교사 자격 폐지 어려울 것/ 갱신 교수직 역량 강화 아닌 승진 및 전직 기회 부여 부정적/ 수석교사제 확대 근거 명확히 제시해야/ 교사자격 갱신 주기 5년 선정 이유 밝혀야"


김지선 충북대학교 교육혁신연구원 박사는 “예비교사들이 양성과정에서 수업만 열심히 듣는다면 교사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며 “2급 정교사 자격증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해당 자격증이 교사로서의 자격을 객관적으로 인증해주는 신호가 되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 2급 정교사 자격증 폐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또 “새로운 자격제도상의 갱신의 의미는 교수직의 역량 강화라기보다 관리직(부장교사, 교감, 교장)으로의 역할 부여 및 전직에 대한 기회 부여가 강하다”며 “마치 교사가 그간 전문성 함양과 지속적 성장의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승진의 단계형 구도를 갖추고 있지 못해서라는 인식 때문은 아닌가 싶다”며 역시 부정적으로 평했다.

또 “교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핵심역량인 기본소양에 관한 역량, 교과 및 교수학습에 관한 역량, 학생 및 학부모의 대응 역량(의사소통역량, 갈등관리역량 등) 등은 교사가 되는 순간부터 필요한 역량이지갱신 과정에서 추가해야 하는 역량은 아니다”며 “교직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은 자격 과정에서 갖추어야 하는 것이며 다만 현장에서 경력이 쌓여갈수록 역량의 세련됨과 노련함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제상 공주교대 교수는 “수석교사제 확대 비율은 10%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에 관한 근거를 제시해야 논쟁의 수렁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봤다.

또 “교사자격증 갱신 주기를 5년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5년 주기 선정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5년 주기 갱신과 횟수의 근거는 학교별 전보자료, 교육과정 개정 주기, 정권별 교육정책 변동 주기, 교사생애주기별 특징 등을 기반으로 제시하면 설득력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자격취득의 다양한 경로 마련에 있어서 임시교사 자격증 부여 기한을 3년과 5년으로 제시했다”며 “이러한 기한도 교사경력 주기와 동일한 수준의 5년으로 통일을 기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