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코로나19가 교육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를 꼽고자 한다면 온·오프라인 수업을 섞어 진행하는 이른바 ‘블렌디드 수업’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방식이 전면 온라인에서 일부 등교 등으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수업 방식은 자연스럽게 교육현장에 녹아들게 되었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모두가 우왕좌왕이었다. 온라인 원격 수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실제 수업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에 역사의 발자국을 내어 간 교사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에듀인뉴스>는 <비상교육>과 함께 ‘블렌디드를 만나다’를 기획, 올해 현장에서 진행된 블렌디드 수업을 돌아보며 과목별 블렌디드 수업 방향과 함께 활용 가능한 수업 콘텐츠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로 학교 대문이 닫힌 2020년, 많은 교과 중에서도 활동 위주로 구성된 음악, 미술, 체육 교과의 수업 진행 방식을 두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음악, 미술, 체육 교과는 교과 간 융합에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교과목인 만큼 블렌디드(온라인+오프라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렇다면 음악, 미술, 체육 교과의 블렌디드 수업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의 발달로 휴대 전화를 통해 음악 창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사진출처=https://blog.naver.com/shack_hyp/221428084833)
스마트폰의 발달로 휴대 전화를 통해 음악 창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사진출처=https://blog.naver.com/shack_hyp/221428084833)

온라인 수업 시대 “생활 속에서 음악을 찾아보자”


발전된 기술은 악기를 배워보지 않고도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등 누구나 음악적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누구나 손쉽게 창작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플을 내려 받기만 하면 여러 악기의 소리들을 조합해 음악을 직접 만들 수 있어 악기 연주를 배우지 않은 학생도 손쉽게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다.

이에 더해 AR과 VR 기술을 이용한 배움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연교 비상교육 교과서혁신본부 통합실용교과서 팀장은 “최신 기술을 접목한 수업 자료가 다양하게 개발된다면 가상현실에서 조선 시대의 대취타 행진을 구경하고 18세기 유럽 살롱에서 현악 4중주를 들어볼 수 있다”며 “글과 사진으로만 배우던 음악사와 음악이론을 더 현장감 있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특히 ‘생활화’를 강조한다. 이에 맞춰 교사들은 누구나 손쉽게 누리는 즐거움을 위해 생활 속에서 소리를 찾아 그림과 악기 등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은 비상교육 교과서에서 과제로 제시되어 있기도 하다.

(자료=비상교육 초등 4학년 음악 교과서)
(자료=비상교육 초등 4학년 음악 교과서)

비상교육 초등 음악 4학년 교과서에 실린 ‘음악으로 깨어난 우리 집’이라는 주제를 제시, 집에서 나는 소리를 찾아 목소리와 그림, 악기 등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생은 “온라인 수업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선생님께서 집 안의 소리를 찾아보자는 과제를 내셨다”며 “미처 몰랐던 집 안에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료=비상교육 중등 음악교과서)
(자료=비상교육 중등 음악교과서)

중등 음악 교과서에는 ‘음악 신문 만들기’라는 음악, 미술, 국어 융합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노연교 팀장은 “음악가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읽으며 관련 음악을 감상하고, 음악가에 대한 신문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라며 “인터넷 기사와 플랫폼에 익숙한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인터넷 신문을 만들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비상교육 비바샘 플랫폼의 온라인 미술관 메인 화면 캡처)
(자료=비상교육 비바샘 플랫폼의 비바샘 미술관 메인 화면 캡처)

AR·VR 기술 적용 가장 기대 ‘미술’...“비바샘 미술관에서 세계 미술관 투어 해볼까”


“미래 교육에서 미술은 ‘융합 시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미술만의 독자적인 과목을 넘어 생활 교육 전반에 융합된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주도하는 교과목으로 미술을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미래 교육에서의 미술 교과를 이렇게 정의했다. 생활의 전 분야에 미술이 접목되는 만큼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스스로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면서 미적 감각을 키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대 미술작품, 3D 입체 작품, 가보지 못한 외국의 건물 작품 등 발전된 기술의 활용이 기대되는 교과이기도 하다.

비상교육이 운영하는 비바샘 플랫폼에는 온라인 미술관인 ‘비바샘 미술관’이 개발돼 있다.

비바샘 미술관에서는 세계 각지의 오프라인 미술관과 소장품 등을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온라인 수업 활용성이 좋다.(사진=비바샘 미술관 캡처)
비바샘 미술관에서는 세계 각지의 오프라인 미술관과 소장품 등을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온라인 수업 활용성이 좋다.(사진=비바샘 미술관 캡처)

미술관에서는 우리나라의 ‘간송 미술관’뿐만 아니라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미국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전 세계 오프라인 미술관의 소장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어 온라인 미술 수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욱 비상교육 비교과콘텐츠기획팀장은 “비바샘 미술관에는 1500여 점의 미술 작품이 시대와 사조, 장르, 작가, 주요 소장처 별로 탑재하고 있다”며 “특히 ‘명화 속 인물에 옷 입히기’, ‘화가의 방 꾸미기’와 같은 구체적인 활동지가 다수 제시되어 있어, 더 실제적인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과서에서는 융합 프로젝트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어 교과 간 융합 수업을 도와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자료=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
(자료=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

비상교육 6학년 미술 교과서에는 창의융합 프로젝트로 ‘4차 산업 혁명과 미술’ 과제를 제시, 현 시대를 미술로 풀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4차 산업 혁명과 미술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미래의 미술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구상할 수 있다.

(자료=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
(자료=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

또 ‘과학과 만난 미술’이라는 주제도 담겨 있다. ‘과학과 미술을 연결하며 학습하는 활동’을 통해 창의 융합적 사고와 미적 감수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모두가 같은 하나의 답이 아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여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교과서에 실린 열린 활동과 재미있는 활동을 보면 그 의도 파악이 가능하다.

노연교 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문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도록 검증된 미술 작품을 교과서에 담아내고 활동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온라인 수업 진행 시 교과서를 통해서 쌍방향 교육을 이루기 위한 장치들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비상교육)
(사진=비상교육)

밖에서 뛰어야 하는데...블렌디드 체육 수업, 어떻게 할까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가장 큰 걱정을 가진 교과는 체육이라고 할 수 있다. 실외 활동을 하며 친구들과 땀을 흘리고 협동심을 체득하는 체육 교과인 만큼 칸막이 세상이 어색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 사회 강화로 점차 신체 활동이 줄어들기에 체육 활동은 인간의 생체 리듬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다가온 상황이다.

이에 혼자 하는 체육 활동이라도 아니면 컴퓨터 화면 앞에서 할 수 있는 신체적 활동이라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노연교 팀장은 “미래에 체육 교과의 수업 방식은 이론적인 학습과 활동적인 학습의 분화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온라인으로는 활동 준비물 만들기, 활동 방법 익히기 등의 사전 또는 이론 학습이 진행되고 오프라인으로는 신체 활동이 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무용 영상을 온라인으로 보고 연습한 후 친구들에게 영상을 공유하거나 이를 프로젝트화하여 영상 발표회나 캠페인 등으로 연결하는 활동 등이 등장하고 있다”며 “미술 시간에 도구를 제작하고 체육 시간에 춤을 익혀서 창작 및 발표 영상을 공유하는 등의 교과 간 융합 수업 등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육 교과라고 꼭 밖에 나가서 땀을 흘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상교육 초등 6학년 체육 교과서에서는 '운동 시설과 야외 활동 안전 캠페인' 활동 과제를 제시, 가정에서도 안전한 체육 활동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게 하고 있다.(자료=비상교육)
체육 교과라고 꼭 밖에 나가서 땀을 흘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상교육 초등 6학년 체육 교과서에서는 '운동 시설과 야외 활동 안전 캠페인' 활동 과제를 제시, 가정에서도 안전한 체육 활동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게 하고 있다.(자료=비상교육)

이처럼 수업 방식의 다변화는 내 주위를 더 둘러보게 한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체육 활동과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의 무궁무진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상교육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실내 체육 활동,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체육 활동을 교과서에 더 많이 수록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체육 영역별, 아동 발달 단계별로 영상과 자료를 개발하는 방안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그는 “체육과 미술, 체육과 음악, 체육과 과학 등을 다양하게 수록하여 체육이 몸만 움직이는 교과목이 아닌,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즐거움을 주는 교과임을 주지시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종목, 학습 수준 등을 개인의 체력이나 기호를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학교 이외의 다양한 지역 생활 체육 시설 또는 특화 체육 시설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미술, 체육 교과와 연계한 융합 수업에 대한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에서는 과학과 만난 기술 단원을 통해 천체망원경을 개발한 갈릴레오와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쓴 윤동주를 통해 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다.(자료=비상교육)
음악, 미술, 체육 교과와 연계한 융합 수업에 대한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비상교육 초등 6학년 미술 교과서에서는 과학과 만난 기술 단원을 통해 천체망원경을 개발한 갈릴레오와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쓴 윤동주를 통해 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한다.(자료=비상교육)

환경에 따른 학습 격차 "융합수업 가능 교과와 블렌디드 수업 콘텐츠로 극복한다"


음악, 미술, 체육은 교과 간 융합에 특화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융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쓰임이 많은 교과이다.

융합은 꼭 모여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수업 콘텐츠를 어떻게 설계하고 구상하는지에 따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플랫폼과 콘텐츠는 그 융합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 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미술관, 고가의 악기가 없어도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환경, 다양한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체육 등의 수업 콘텐츠가 계속해서 확대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환경으로 인한 학습 격차를 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 개발사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를 이 지점에서 찾을 수도 있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자기 주도 학습을 강화한 AR·VR 기술 활용, 영상 콘텐츠의 강화를 통해 풍부한 학습 자료를 꾸준히 개발해 나가고 있다”며 “학생들은 학습 환경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받고 또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음원이나 영상 자료, 서책 교과서, 전자 저작물 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