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협 공식 상정, 교육부 적극적 검토 요청할 것
균등분배 어려우면 차등지급률 절반 25%이하로 낮추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원성과상여금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함께 ‘동고동락’했던 2020년만이라도 성과상여금을 ‘균등배분’하자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제안하고, 시·도교육감협의회에 공식 상정해 교육부 적극적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계에서는 교원성과상여금 지급 명분과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돼 왔다”면서 “하지만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과상여금 제도를 운영하는 정부 입장과 다른 사회적 영역과의 형평성 문제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 지금 학교는 학교 교육공동체 만족도 조사, 연말 생활기록부 작성 및 성적 처리, 내년도 교육과정 협의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교원평정 작업과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를 위해 장고(長考)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며 “코로나로 점철된 미증유 상황에서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 활동이 많이 위축되고 달라져 교원성과상여금 기준을 마련하고 반영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건교사를 포함한 비교과교사와 교과교사 간 차등, 매일 등교에 따른 담임교사 간 차등을 두자는 제안까지 새롭게 제기되는 등 많은 분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원성과상여금 지급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코로나 국면에서 모든 선생님들이 각자 자리에서 여러 형태의 헌신을 했음에도, 애씀의 정도를 일률적으로 평가해 차등을 둔다면 학교 현장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에 한해 균등분배를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한시적 차등지급률 최소화, 적어도 현재 차등지급률의 절반인 25%이하로라도 낮추자”고 제안했다. 

현재 교원(교사·교감·교장) 성과상여금은 균등지급률 50%와 차등지급률 50%로 지급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는 차등적 보상이 과도하고 고착화되어 교원의 열정을 오히려 약화시켜 버리는 부정적 결과를 낳았디”며 “이제라도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라는 왜곡된 동기부여 시스템에 대한 전면 개선을 모두가 함께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장 "조희연 교육감 제안 환영"...균등분배 하려면 혼란 없도록 조속히 추진해야 


교총, 전교조, 교사노조연맹, 실천교사모임 등 교원단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성과상여금 폐지를 주장해 왔기에 '환영'하는 분위기다.(관련기사 참조)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조희연 교육감의 제안에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이제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부가 이에 대한 답을 해야할 차례다. 교원성과상여금은 교원들의 자발적인 교육열정을 깎아 내리고, 교육의 가치를 폄훼하며, 학교 현장의 갈등만 조장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실패한 정책에 다름 아닌 교원성과상여금 차등지급제도를 폐지하고 담임수당, 부장수당, 교원연구비 등을 현실화해 교원의 사기를 북돋아주길 바란다"며 "서울교사노조는 정부와 교육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신건철 서울실천교사모임 2대 회장 당선인은 "매년 연말만 되면 학교는 성과급 등급 결정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갈등의 장이 된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 차원에서 정했던 기준에 대한 불합리를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성과급은 장기적으로 폐지해 균등분배하는 것이 옳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차등지급률을 낮추려는 조희연 교육감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논평을 통해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고생했던 모든 교사가 존중받아야 한다"며 "조희연 교육감 의견에 동의한다. 정부와 교육부는 미증유 상황 고려해 균등 배분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코로나19로 비상인 학교현실을 고려해 내년 교원성과급은 균등분배 할 것을 촉구한다"며 "2020학년도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총은 ‘차등성과급 폐지’ 등 11대 교육현안 해결 촉구 교원청원 운동을 통해 11만2000여명에 달하는 교원의 동의를 끌어낸 바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성과급 차별 배분은 항상 갈등의 불씨를 가져왔다. 교육의 성과는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 않은 만큼 폐지까지 희망한다"며 "학교는 누구 하나 특출나게 잘 해야 성과가 나는 곳이 아닌 만큼 그로 인해 갈등을 겪는 일이 계속된다면 폐지가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학교 사정에 따라 학년을 걸치고 다른 사람보다 수업을 더 많이 하신 분들의 노고가 훼손될까 걱정"이라며 "이런 분들에 대한 대응책을 각 학교에서 마련할 수 있도록 보완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손기서 서울 화원중 교장은 "2020년은 전대미문 코로나19 비상상황으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된 한 해다. 전국 모든 선생님들은 한마음으로 K-에듀 모범국가 성과를 이룬 코로나19 영웅"이라며 "화원중학교는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차등급지급율을 11%로 정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균등분배을 추진하려면 학교 현장 혼란이 없도록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속히 추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균등분배는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20년 모두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부장, 정보부장, 돌봄담당 교사 등이 훨씬 힘들었으니 이들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