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이루어 낸 세계화(Globalization)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세상을 변화시켰다. 국경과 인종의 벽이 허물어졌고 ‘세계는 하나’라는 것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닌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기를 만난 지금, 세계는 극심한 불평등을 넘어 반세계화라는 눈앞의 현실을 마주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더 나은 세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에듀인뉴스>는 조경아 박사과정생과 함께 글로벌 시민으로서 국제개발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한국이 교육콘텐츠를 통해 기여해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우리는 지구라는 공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인종, 종교, 성별, 장애, 국적과 같은 모든 형태의 장벽을 넘어 상호 간의 연대를 통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빈곤 퇴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되며, 교육을 통해 우리는 빈곤의 고리를 끊고 평등한 기회를 함께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각 교육과정에 맞게 충분히 훈련된 교사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낙후된 학교시설, 그리고 거주지에 따른 지리적 접근의 어려움 등으로 교육 참여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사진=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진=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유네스코가 발간한 ‘2020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7%에 해당하는 약 2억 5800만 명의 아동, 청소년 그리고 청년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계층 간 출석률 및 이수율의 차이로 나타나는 경제적 불평등과 교육의 불평등 문제 역시 심각하다.

65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20%의 빈곤층과 20%의 부유층을 비교한 결과, 평균적인 출석률 차이는 초등학교 학령 아동의 경우 9%, 중학교 학령 청소년의 경우 13%, 고등학교 학령 청소년의 경우 27%였으며, 이수율은 초등학교에서 30%, 중학교에서 45%, 고등학교에서 40%의 차이를 나타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부의 격차가 출석률보다 이수율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는 빈곤층 학생일수록 유급이나 중퇴로 인해 교육과정을 마치는 데 더 오래 걸리거나 또는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빈곤층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부유층 학생들보다 학교에 다니는 데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학교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마저 빈곤층과 부유층에게 다르게 주어지며, 학교에 간다고 하더라도 기초적인 교육과정을 끝까지 마치는 것이 빈곤층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개발도상국의 학교 밖 청소년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안교육, 검정고시, 평생교육, 사교육 등이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에서는 학교 교육 외의 교육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 참여의 제한이 개인의 역량 부족,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발협력을 통한 도움이 필요하다.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도 언어, 민족, 성별, 장애 등의 수많은 요소가 불평등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개발도상국에서의 학교 교육 참여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여학생이나 장애가 있는 학생, 분쟁취약국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대한 개선과 지원이 매우 절실하다.

전 세계 약 3억 3500만 명의 여학생들은 기본적인 월경 위생 관리가 부족한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학생의 경우는 위생 시설을 이용할 수도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분쟁으로 인해 1000개 이상의 학교가 폐쇄했고,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에서는 분쟁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학교 폐쇄가 늘어나 4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단순히 교육의 기회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가사노동, 성 착취, 조혼 등의 이차적 문제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개발협력을 통한 개발도상국의 교육 지원이 ‘교육’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이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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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에서 교육을 지원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적 및 인적 자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를 세우고, 교재와 기자재 등을 제공하고,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개발도상국에서 교육을 지원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특히 아동들이 학교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노동이나 폭력과 같은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미래를 위한 평등한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에 대한 포용성, 접근성, 교육 시설과 학습 환경에서의 성별 및 장애에 대한 형평성 등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문해율 격차, 아동들의 기초 학습 능력과 같은 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은 결국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세계시민의 눈으로 빈곤과 교육의 문제들을 바라보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공동의 문제로 인식할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조경아 신한대학교 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 교육콘텐츠개발전공(교육학) 박사과정
조경아 신한대학교 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 교육콘텐츠개발전공(교육학)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