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샘(박승호), 나쁜샘(손정웅), 이상한샘(현승호)과 함께한 팟캐스트 '샘샘샘'
12월28일 5년 이야기 종영...교사 사생활부터 교육감선거 등 정책까지 담아내

(사진=유튜브 '샘샘샘TV' 메인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샘샘샘TV' 메인화면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 3명의 교사가 교육 현장을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샘샘샘’이 5년의 여정을 마치고 오는 28일 최종 방송을 앞두고 있다.

그간 교사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나가며 교육현장 사정을 알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샘샘샘의 종영 소식은 우선 아쉽다.

그들 말대로 ‘교사만을 위한 유일무이한 방송’으로 교사의 사적 고민부터 정책 등을 명분으로 횡포를 일삼은 정치권 비판까지 교육자들의 많은 생각을 녹아낸 방송으로 인정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고, 수고하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 좋은샘 되라고 강요하지 말고, 이상한 샘이라고 욕하지 말고, 괜한 일로 나쁜샘 만들지 말아주십시오!”라는 그들의 마지막 말에서 교육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에듀인뉴스>는 2016년 6월부터 송출을 시작한 샘샘샘 제작자의 이야기를 통해 5년간 함께 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래는 샘샘샘 제작자 좋은샘(박승호 인천삼목초 교사), 나쁜샘(손정웅 부산산업과학고 교사), 이상한샘(현승호 제주삼양초 교사)와의 인터뷰 전문.

왼쪽부터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이 공개방송을 진행하며 찍은 사진.(사진=이상한샘)
왼쪽부터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이 공개방송을 진행하며 찍은 사진.(사진=이상한샘)

▲안녕하세요! 샘샘샘TV 제작자 선생님들.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 각자 개인 소개 부탁합니다.

좋은샘=안녕하세요. 인천 영종도에 있는 삼목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좋은샘(박승호)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좋은 수업, 좋은 학급경영, 좋은 동료 교사로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는 평범한 교사입니다.

좋은샘이 되는 것은 누구나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교사들의 궁극의 목표를 대변하고자 샘샘샘 방송에서 세상의 모든 좋은샘을 대신해서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나쁜샘=안녕하세요. 부산 소재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기술을 통해 자신의 꿈과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나쁜샘(손정웅)입니다.

샘샘샘에서 유일하고 고등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두 명의 초등학생보다 더 초등스러운(?) 좋은샘과 이상한샘을 다독거리며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쁜샘이라는 캐릭터로 방송 중에는 까칠하고 게스트에게 막말로 자신감을 뿜어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한 명의 교사로 학생들과 좌충우돌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는 일반 교사입니다.

이상한샘=안녕하세요. 제주에서 하라는 수업은 하지 않고 허구 헛날 이상한 짓거리만 하고 있는 이상한샘이라고 합니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샘샘샘 방송을 처음 만들자고 제안하고, 이름을 정하고 지금의 멤버를 모은 창시자입니다.

이상한샘의 방송 녹음 중 한 컷.(사진=이상한샘)
이상한샘의 방송 녹음 중 한 컷.(사진=이상한샘)

▲2016년부터 진행하던 팟캐스트 방송 ‘샘샘샘’의 종영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쉬움이 깊은데요. 샘샘샘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이상한샘=2015년 넘쳐나는 팟캐스트 중에 교육이슈를 다루는 팟캐스트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교육 팟캐스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멤버들을 모으기 전부터 영화 ‘놈놈놈’에서 작명을 착안해서 팟캐스트 방송 이름을 ‘샘샘샘’이라고 정해놓았습니다.

‘한 명의 교사 안에는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이 모두 들어있다. 모든 사람에게 그리고 영원한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은 없다’ 뭐 이런 취지로 ‘샘샘샘’이라는 이름을 정했습니다.

활짝 웃는 나쁜샘의 모습.(사진=나쁜샘)
활짝 웃는 좋은샘의 모습.(사진=나쁜샘)

▲샘샘샘은 어떤 내용을 다루고자 하였습니까. 또 나일론 교사(?)를 지칭한 것으로 아는데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는 나일론을 수식어로 삼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좋은샘=샘샘샘 팟캐스트는 현직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 학교생활, 교육정책 등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둔 방송입니다.

따라서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의 제공과 교사로서 한 번쯤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방송의 주제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방송 제목인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이라는 컨셉에 맞추어 3명의 MC가 진행하였으며 각각의 콘셉트에 맞추어 일정한 역할을 유지하므로 방송의 재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샘샘샘 팟캐스트의 기본 청취 대상을 ‘나일론 교사’로 지칭하기도 하였습니다. 나일론 교사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나일론 교사라는 것 자체가 그 이전에 나일론이 아닌 상태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즉, 현재의 학교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 방학만 기다리는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 숨겨둔 임용 당시의 열정과 희망을 성찰의 과정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면 우리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능력 있는 교사들이 지금의 나일론 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따라서 샘샘샘은 학교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교단을 지키는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에게 힘과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방송’입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나쁜샘의 모습.(사진=이상한샘)
카리스마 넘치는 나쁜샘의 모습.(사진=이상한샘)

▲명칭 상으로 나일론 느낌이 나는 나쁜샘께서 샘샘샘에서 말하는 ‘나일론’ 교사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요.

나쁜샘=샘샘샘 팟캐스트 방송은 매주 이상한샘이 외치는 ‘국내 최초 나일론 교사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샘샘샘~~’이라는 구호로 시작됩니다.

샘샘샘을 모르는 선생님이 이 오프닝 멘트만 듣는다면 ‘이게 뭐야’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일론’이라는 단어가 가짜라는 의미로 부정적인 상황에 더 많이 사용되기에 ‘나일론 교사(?)’가 어떻게 보면 그리 좋은 표현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나일론 교사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언제나 진짜(?) 교사로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교사가 아니라 하루하루 주말만 기다리고 방학만을 고대하는 현실적인 교사의 모습, 그것을 상징하는 단어가 바로 나일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나일론 교사가 자신의 일을 내동댕이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교사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지만 교사가 가진 현실적 문제, 즉, 진짜 교사가 되고 싶지만 우리 앞에 너무 힘들고 다양한 현실적 문제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그런 교사, 그것을 대변하는 말이 바로 나일론 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를 볼 때면 하루하루를 버티어 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샘샘샘 팟캐스트는 하루하루 버티어 내기도 힘든 우리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위로를 주기 위한 방송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으로 대변되는 세 명의 진행자는 우리 교사들의 실제 모습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천사 같은 좋은 모습으로 학생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우리 속 나쁜 모습이 불쑥 불쏙 나오기도 하고, 어떨 때는 주위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이상한 모습이 우리 속에 항상 존재합니다.

나일론 교사이면서 좋고, 나쁘고, 이상한 모습을 모두 가진 우리 선생님들을 위한 방송이 바로 팟캐스트 샘샘샘인 것입니다.

▲샘샘샘 방송을 제작·운영한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상한샘=처음에는 정말 재미로 시작했습니다. 3016년 6월 1일 방송을 시작으로 1일, 11일, 21일 이렇게 방송을 업로드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관심사인 수업코칭이나 북유럽 교육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2017년 1학기부터 매주 월요일에 방송을 업로드 하는 지금의 포맷을 구축하게 됩니다.

2017년은 아시다 시피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치러졌었는데, 그 당시 대선 주자들의 대선공약 중에 교육 문제는 전혀 이슈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5회에 걸쳐 ‘대선주자에게 바란다’ 특집 방송을 했었습니다. 각 후보와 정당의 대선 공약 중에 교육 이슈들을 분석했었습니다.

당시 저희 모두 지금의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대선공약을 분석하면서 교육공약이 좀 빈약한 것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우리가 아니면, 교육문제를 다루는 곳이 없다. 선생님들에게 교육 이슈를 심도 있고 또 재미있게 전달해 드려야겠다’는 나름 사명감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샘샘샘은 교사이슈토크, 특집방송, 교육잡수다, 이상한샘의 성찰일기, 교사배움토크, 교육정책 등으로 분야가 나눠져 제작됐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샘샘샘은 교사이슈토크, 특집방송, 교육잡수다, 이상한샘의 성찰일기, 교사배움토크, 교육정책 등으로 분야를 나눠 제작됐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샘샘샘 콘텐츠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나요.

좋은샘=샘샘샘은 4가지 정도 기본적인 컨셉을 가집니다.

△교사들이 꼭 알아야 할 교육 관련 정책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보는 교사정책토크 △교사들에게 수업과 생활지도에 적용 가능한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다루는 교사배움토크 △선생님들에게 생활에 꿀팁이 되는 책, 앱, 영화를 짤의 형식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선생님들의 수업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짤&교사성찰일기 △교육계에 갑작스러운 이슈를 진단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교사이슈토크가 있습니다.

이외 선생님의 관심을 반영하여 다양한 특집 방송을 기획하기도 하였습니다.

▲세 분 모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압니다. 방송 녹음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좋은샘=지역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나 방송을 녹음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실제 방송 초기에는 세 사람이 서울이나 대전 등 중심이 되는 지역에서 만나서 일정 기간의 방송을 미리 녹음한 뒤 날짜에 맞추어 송출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리 제작된 방송을 송출하다 보니 그 시기에 맞춘 시의적절한 방송을 제작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세 사람이 멀리 떨어진 상황 때문에 코로나가 있기 전부터 새롭게 도입한 것이 원격 녹음입니다.

화상회의 앱을 활용하여 세 명이 접속하고 소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녹음 후 씽크를 맞추어 합치는 방법으로 녹음을 하게 된 것입니다.

초기에는 이러한 원격 녹음 방식이 서로가 옆에 없다보니 말이 겹치기도 하고 이야기를 꺼내야할 할 시점을 놓치기도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는 실제 세 명이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낄 만큼 별 무리 없이 고음질의 녹음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나쁜샘=샘샘샘의 시작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모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방송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 정해진 틀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장비적인 부분도 한없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샘샘샘 초기에는 아이폰 한 대를 책상 가운데 놓고 머리를 맞대고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녹음을 진행하다보니 음질이 말이 아니었죠. 이후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장비를 구입하게 되었고, 8회 방송부터는 진행자들의 목소리를 좀 더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샘샘샘이 시작된 초기엔 매월 1일, 11일, 21일, 3번의 방송을 업로드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사실 월 3회라고는 하지만 방송을 기획하고, 콘티를 짜고, 녹음, 편집 및 업로드의 과정은 그리 녹록한 작업은 아니더군요.

방송을 진행하는 3명 모두 학교에서 근무를 해야 했고 무엇보다 게스트가 필요한 방송인 경우 게스트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밤늦게 까지 녹음하다보니 방송이 쉽지 않았습니다.

교사의 자산관리 등 사적인 고민부터 초중등 임용고시 등 정책적인 부분까지 다룬 샘샘샘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교사의 자산관리 등 사적인 고민부터 초중등 임용고시 등 정책적인 부분까지 다룬 샘샘샘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말씀처럼 사회적으로 교육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소외되는 게 현실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세상에 꺼내주신 지 5년이 되었습니다. 종영이라는 결정을 하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쁜샘=샘샘샘 팟캐스트는 2016년 5월 26일 파일럿 방송을 업로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파일럿 방송을 올릴 때만 해도 ‘과연 이 방송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랬던 방송이 2018년 11월 19일 100회를 맞이했고, 12월 현재 180회 방송이 업로드 되었습니다.

솔직히 파일럿 방송을 업로드 할 당시를 기억해 볼 때 우리가 180회까지 방송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2017년 3월, 3명의 샘들이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즉, 이제 매주 1편의 방송을 만들자는 것이었죠.

사실 한 달에 3번과 일주일에 1번은 실로 엄청난 차입니다. 월 3회 방송을 준비할 때는 그나마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나 주 1회 방송은 이건 뭐 돌아서면 새로운 방송을 녹음해야 하는 실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방송 업로드가 1일, 11일, 21일이라는 규칙이 있지만 ‘주’라는 개념에 익숙한 청취자들에겐 샘샘샘 방송이 언제 업로드 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에 비해 27회(2017.03.06.)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방송이 업로드 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방송 업로드의 확실한 규칙성이 생기면서 우리 방송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좀 더 생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방송 청취자수가 과거보다 점차 늘어났습니다.

2018년 3월에는 팟빵에서 선정한 ‘이 달의 추천방송’으로 소개되기도 하였고, 초등교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초등 아이스크림의 샘튜브에서도 샘샘샘 방송을 싣고 싶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청취수가 1만회를 넘기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하고, 연수에 가면 저희 목소리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우리 모두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을 만든다는 것이 더욱 쉽지 않을 일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샘샘이 가지는 그 위치, 교사들에게 필요한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사명으로 지금까지 진행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면에서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나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는 현재 학교생활과 방송을 병행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방송을 언제까지 진행할지 서로 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결과적으로 올해를 끝으로 샘샘샘의 종방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몇 편의 콘텐츠가 나갔습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 3가지와 그 이유를 말씀하신다면요.

좋은샘=현재까지 180회까지 방송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78~80회(특집) ‘교육감 선거 길잡이 1~3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을 상세하게 해설해주는 방송은 아마도 샘샘샘이 유일할 것입니다.

깜깜이 선가라고 불리는 교육감 선거를 그냥 지켜만 볼 수 없어서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인 김영식 선생님과 함께 만들었던 방송이었습니다.

교육감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을 지역별로 나눠서 자세히 살펴보고, 후보별로 진보적인 성향인지 보수적이 성향인지를 비교 분석했던 방송으로 기억됩니다.

사실 많은 교사는 교육감 공약이 4년 동안 학교 현장에 많은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얻을 수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교육감 후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교육감 선거를 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만들었던 방송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방송을 통해서 교육감 후보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청취자들이 많았습니다.

'교육잡수다' 코너에서는 교육계획서, 수학여행, 교직원 워크숍, 교사 평가 등 교사가 처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교육잡수다' 코너에서는 교육계획서, 수학여행, 교직원 워크숍, 교사 평가 등 교사가 처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나쁜샘=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지금은 종방이 되었지만 지난 2017년 10월 30일~2019년 12월 23일까지 매달 한 번씩 총 23회에 걸쳐 진행되었던 ‘교육잡수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교육잡수다는 나쁜샘을 포함하여 앤디샘, 토토샘 3명이 학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딜레마를 청취자들의 설문과 함께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방송이었습니다.

방송에 참여했던 앤디샘, 토토샘 모두 저와 같은 부산에서 근무하다 보니 매달 만나 녹음 주제를 의논하며 즐겁게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교육잡수다에서는 교사로서 한 번 쯤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담다보니 청취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기도 하였습니다.

교육잡수다에서 다루었던 다양한 주제를 책으로 펴낸다면 이제 막 학교에 들어온 신규교사나 예비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한샘이 운영한 수업성찰 일기에서는 교사들이 학교에서 학생들과 겪는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소개하며 많은 공감을 샀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이상한샘이 운영한 수업성찰 일기에서는 교사들이 학교에서 학생들과 겪는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소개하며 많은 공감을 샀다.(사진=유튜브 샘샘샘 캡처)

이상한샘=아무래도 저는 이상한샘의 ‘수업성찰 일기’ 방송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담담하게 일기 형식으로 써서 방송 때 소개했는데, 많은 선생님이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해주셨습니다.

방송을 듣고 개인적으로 문자나 카톡을 보내는 분들도 계셨고, 한 달에 한 번이었지만 공감 가는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습니다.

저 역시 제 수업에 대해, 학급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동안 써놓은 수업 성찰일기를 묶어서 책으로 펴내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매주 방송을 만드느라 그럴 시간을 갖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이제는 방송도 없으니 그동안 써놓은 성찰일기를 한 번 책으로 엮어 볼까 합니다.

▲매주 녹음, 방송 장비 문제 등 방송 제작에 힘든 게 많았을 것 같습니다. 또 예민한 사안을 다루다 보니 협박성 민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좋은샘=매주 녹음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 매주 녹음을 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처가에 갑자기 일이 있어서 내려가게 되었는데 집이 좁고 인터넷도 되지 않아서 녹음을 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방법을 궁리하다가 핸드폰으로 차 안에서 화상통화를 하면서 어렵게 녹음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녹음을 1시간 이상 했는데 조작 실수나 기계 오류로 녹음 파일이 몽땅 날아가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었죠.

나쁜샘=무엇보다 현실적인 가장 큰 힘듦은 편집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전문적으로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방송 중 발생하는 NG와 녹음이 끝난 뒤 발생하는 새로운 이슈로 녹음 내용을 변경하게 될 때면 편집은 배로 힘들어 졌습니다.

특히나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방송을 함께 녹음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 녹음을 진행하다 보니 녹음 할 때는 알지 못했던 다양한 잡음들과 기계적인 문제로 음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때는 더욱 힘든 편집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녹음이 제대로 되었다고 할지라도 실제 녹음 시간의 3배에서 4배 이상까지 걸리는 편집 작업은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말 내도록 편집에 매달리다 보면 주말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지경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매번 녹음 할 때마다 부탁합니다. 이번에는 제발 NG없이 가지고 말입니다.ㅋㅋ

이상한샘=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방송이 좀 입소문을 타서 초등 아이스크림 샘튜브에도 팟캐스트 파일을 업로드 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교육감 선거는 정말 깜깜이 선거였는데 그때도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전부 분석해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저희 방송이 아이스크림 첫 화면 메인 배너에 딱 뜨더니 몇 시간 뒤에 사라졌습니다.

세~ 한 느낌이 들어 담당자 분께 문자를 드리니 점심시간이 지나 전화가 오셨습니다. 우리 방송이 불편하신 샘들의 항의 전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이 ‘선동질’ 하는 거냐고 하시며 항의 하셨다고 하네요.

그런 분이 한 두 분이 아니어서 부득이 배너를 내리고 노출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담당자와 통화 할 때는 “이해합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쿨하게 전화를 끊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점점 속상했습니다.

물론 당시 아이스크림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항의전화를 통해 저희 방송 배너를 내리게 만드신 선생님들께는 섭섭함이 남았습니다.

사실 듣기 싫으시면 안 들으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만약, 저희가 선동질을 했다면 선관위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저희가 선거법을 위반하지도 않았고, 일방적으로 그 분들 핸드폰에 문자를 보낸 것도 아닌데 ‘선동질’이라고 하시니 그 당시에는 좀 억울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사건을 계기로 이후에 더 열심히 사명감을 가지고 방송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른 종류의 방송을 이어갈 계획인가요? 추후 계획을 알려주세요.

좋은샘=아직은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일단은 방송을 쉬면서 교육계의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또한 2030 세대에 어울리는 '샘샘샘 시즌2' 방송을 이어갈 새로운 진행자도 찾아볼 생각입니다.

나쁜샘=샘샘샘을 시작한지 4년 반이 넘어선 지금 샘샘샘의 길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샘샘샘의 진행 및 운영자로서 지금까지 상당히 피곤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애청자들을 생각할 때에는 그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자신의 자리에서 멈추고 지금까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멈춤을 통해 새로운 충전과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멈춤이 끝나는 시점에서 새로운 방송을 준비할지 아니면 우리의 방송을 이어갈 새로운 후배들을 도울지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이상한샘=만약 나중에 샘샘샘이 시즌2로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도 그 멤버가 지금 이 세 사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시즌2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말 교사가, 그리고 학부모가 알아야할 정보가 있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샘에 의한, 샘을 위한, 샘들의 방송이 너무나 필요합니다. 방송을 들으면서 교사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학부모님들도 많이 봤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서서 이 방송을 이어간다고 한다면 적극적로 돕고 싶은 마음입니다.

▲팟캐스트 방송 ‘샘샘샘’을 이제는 접하지 못할 애청자들에게 한 말씀 남겨주세요.

좋은샘=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교 현장에 힘과 위로를 드리고자 열심히 달려온 5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샘샘샘 방송은 애청자들과 함께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육계에 작은 조약돌을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조약돌 한 개는 작지만 모이면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샘샘샘 방송은 종영을 하지만 애청자들과 저희들은 여전히 경쟁교육,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 위기 속에 있는 학교 현장에서 힘과 위로가 되어주는 조약돌 같은 존재로 함께 버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쁜샘=샘샘샘을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샘샘샘을 통해 보람과 함께 참 많은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애청자들이 우리 방송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교사로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은 정말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공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많은 댓글은 지금까지 샘샘샘을 진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격려의 글들이 샘샘샘을 지난 4년 6개월 동안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가 제작한 에피소드에 달린 청취자들의 따뜻한 조언과 피드백은 우리 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고, 교사를 위한 교사에게 필요한 진짜 교사 팟캐스트를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방송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애청에 주신 애청자들께 지면을 통해서지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애청자가 있었기에 ‘교사만을 위한 유일무이한 방송’ 샘샘샘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한샘=청취자 여러분 아직 방송 안 끝났습니다.ㅎㅎ 12월 28일(월)에 마지막 181회 방송이 나갑니다. 마지막 방송 많이 청취해 주세요.

함께 “샘샘샘~~”을 힘차게 외치던 시간은 이제 끝나지만, 언제가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시즌2가 제작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 동안 달아주신 수백 개의 댓글들 그리고 격려의 메시지들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청취자 선생님들이 계셔서 저희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팟캐스트 '샘샘샘' 로고. 2020년 12월 28일, 공식적으로 종영하는 샘샘샘 제작자인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에게 수고의 박수를 보낸다.(이미지=이상한샘)
팟캐스트 '샘샘샘' 로고. 2020년 12월 28일, 공식적으로 종영하는 샘샘샘 제작자인 좋은샘, 나쁜샘, 이상한샘에게 수고의 박수를 보낸다.(이미지=이상한샘)

▲마지막으로 교육계에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좋은샘=교육의 주인공은 학생입니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한 명의 행복한 학생을 길러내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여전히 행복하지 않습니다. 입시로 인한 경쟁교육에 지치고, 학교폭력에 괴로워하고,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 학업을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그런 학생들이 너무 많습니다.

교사와 교육청, 교육부, 학부모, 사회 전체가 무엇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성세대들의 사적 이익이 우선 되는 것보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담보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오늘 행복한 학생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모두가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습니다.

나쁜샘=우리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된 이야기지만 더 이상 ‘교육’이 ‘정책’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늘 하는 말이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만 현재의 교육은 백년은 커녕 수시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 이슈를 삼켜버리는 블랙홀인 입시 정책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육이 정권 변화와 교육 상황 그리고 누군가의 유불리에 따라 교육정책이 변화되는 것을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핀란드가 지금처럼 교육선진국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에르끼 아호’라는 한 사람의 국가교육청장이 올바른 교육목표를 세우고 20년간 교육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육도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단기적인 변화가 아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교육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이상한샘=교육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대체 실체도 없는 조국사태가 왜 정시확대로 이어집니까?

4년 반의 방송 때문에 교육계 이슈에 참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이 정치 논리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모습이 보일 때 마다 너무 속상했습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 건들지 말고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게 내버려두면 좋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고, 수고 하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 좋은샘 되라고 강요하지 말고, 이상한 샘이라고 욕하지 말고, 괜한 일로 나쁜샘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만약에 그런 일이 자꾸 생기면 우리 다시 돌아옵니다.


# 교육전문 팟캐스트 방송 ‘샘샘샘’ 방송은 12월 28일 이후 유튜브, 팟빵, 애플 팟캐스트, 아이스크림 쌤튜브를 통해 다시 듣기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