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거리(距離)를 두다'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距 離
*떨어질 거(足-12, 3급) 
*떼 놓을 리(隹-19, 4급)

‘그 친구와는 왠지 거리가 느껴진다.’의 ‘거리’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간격’을 일러 하필이면 왜 ‘거리’라 하였는지를 이해하자면 ‘距離’의 속뜻을 잘 알아야 한다. 

距자가 원래는 새나 닭의 발꿈치 뒤에 돋아난 ‘며느리발톱’(cockspur)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발 족’(足)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巨(클 거)는 발음요소다. 후에 공간적으로 ‘떨어지다’(be a long way off)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離자는 그물을 쳐서 새를 잡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새를 잡다’(catch a bird)가 본뜻인데, ‘벗어나다’(get out of) ‘떠나다’(depart)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고, ‘떼어놓다’(leave  a space)는 뜻으로도 쓰인다. 

距離는 ‘떨어져[距] 있거나 떼어놓아[離] 있음’이 속뜻이기에 앞에서 본 그런 뜻으로도 쓰인다.

안타깝지만, 세상인심은 이렇다. 

“넉넉하면 먼 일가도 찾아서 오고, 가난하면 가까운 형제도 떠나간다.”(家富則疎族聚, 家貧則兄弟離 - ‘愼子’).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금강경’ 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