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편향성 및 국정화 논쟁 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건국일에 대해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건국 시점은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이라고 주장했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26일 건국일과 관련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한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건국 시점은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이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위원장을 역임한 진보 성향의 원로학자로 각종 언론을 통해 수차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쟁점 분석!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 바로알기' 포럼에서 '대한민국 정통성 문제와 역사논쟁'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건국일과 관련해 진보 성향 학자들은 1919년에 대한민국이 세워졌고 1948년 8월 15일은 '정부 수립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 성향 학자들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자리에서 "1919년 독립을 선포하면서 백성이 중심이 되는 국가를 세웠고, 그 나라의 명칭이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정부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상태여서 해외에서 정부를 조직하고 임시정부라고 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8년 8월 15일 옛 총독부 건물에서 열린 행사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국민 축하식'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그해 9월 발행된 관보에도 '민국 30년'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1948년을 정부 수립이 아닌 국가 수립의 해로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2003∼2006년 한국사학회 회장, 2005∼2010년 한국독립운동사 편찬위원회 위원장, 2005∼2011년 독립유공자공적 심사위윈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김영식 덕양중학교 역사교사가 '학교 역사교육 현장', 심용환 깊은계단 대표가 '친북 역사교과서 논란의 허와 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기독인 모임은 2500여명이 서명한 선언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