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아 교사가 추천하는 '떡국의 마음', '내일은 맑겠습니다', '수상해'는 어떤 내용 담았을까

[에듀인뉴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털어놓는 고민에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면 좋을까?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를 이끄는 대표이자 '그림책 한 권의 힘'의 저자인 이현아 교사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해주고 있다. 그림책을 통해 감정, 관계, 자존감 등 삶의 문제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의 숨을 쉬도록 숨구멍을 틔워준다. <에듀인 뉴스>는 <이현아의 그림책 상담소>를 통해 이현아 교사로부터 아이들과 마음이 통(通)하는 그림책을 추천받고 그림책으로 진행 가능한 수업 팁을 전한다.

(이미지=이현아 교사)
(이미지=이현아 교사)

▲새해 엄마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떡국의 마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 아이들, 먼저 뜨끈한 떡국 한 그릇으로 속을 채워주면 어떨까요?

그림책 <떡국의 마음>을 펼치면 가족을 위해 새해 첫 떡국을 끓이는 엄마의 애틋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손끝을 통해 음식에 정성과 마음을 담는 과정을 찬찬히 짚어볼 수 있어요.

그림책 '떡국의 마음' 표지.(천미진 글, 강은옥, 그림, 발견)
그림책 '떡국의 마음' 표지.(천미진 글, 강은옥, 그림, 발견)

떡국 국물을 위해 시간을 들여 뽀얀 육수를 낼 때,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이가 만날 세상이 따뜻하고 푸근하기를 바랍니다. 지단을 위해 달걀을 저을 때는요?

아이가 세상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기를 기도하지요.

푹 익은 소고기를 잘게 찢고 파를 송송 썰어 넣은 후 고소한 김 조각을 올릴 때는 어떤 마음일까요?

아이의 삶이 작은 부분까지 고소하고 재미나기를 축복합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가족들이 무릎을 맞대고 둘러앉아 새해 첫 떡국을 먹어 보세요. 아이가 이전에 후루룩 넘기던 떡국을 새삼 요리조리 자세히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은 뜨끈한 떡국 한 그릇과 함께 가족의 사랑을 배불리 먹고 속을 든든히 채웁니다. 그 힘으로 2021년 한 해의 첫 시작도 씩씩하고 힘차게 걸음을 뗄 수 있을 거예요.

그림책 '내일은 맑겠습니다' 표지.(이명애 저, 문학동네)
그림책 '내일은 맑겠습니다' 표지.(이명애 저, 문학동네)

▲내년에는 마음 놓고 학교 가야지!...'내일은 맑겠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 19가 나아질까?’, ‘새해에는 마음 놓고 학교에 갈 수 있을까?’

새로운 한 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계시나요? 혹시 기대보다는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먹구름이 잔뜩 낀 당신의 마음에 유쾌한 노란 선을 선사해줄 책이 있습니다.

바로 그림책 <내일은 맑겠습니다>입니다.

앞표지와 뒷 표지를 활짝 펼쳐서보면 가운데가 뻥 뚫린 커다란 노란색 원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노란 선 하나가 이어집니다. 이 노란 선을 따라 가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예보에 따르면 내일의 날씨는 쌀쌀해지기도 하고, 빗줄기가 쏟아지기도 한다는데요. 웬일인지 이 노란 선 위의 사람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옷을 입고 노란 선 위를 걷다가 선에 매달리기도 하고, 선을 잡아당기다가 우르르 아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 자유롭고 다채로운 몸짓을 가만히 바라보다보면 문득 내 주변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노란 모자를 쓰고 건물 벽을 공사하는 사람, 교복을 입고 커다란 가방을 메고 걷는 사람, 포대기에서 자고 있는 아기를 조심스레 업고 길을 건너는 사람.

나와 같은 라디오를 듣고 같은 거리를 걸으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혼자인 것 같지만 사실 노란 선 위를 함께 걷고 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우리는 우르르 넘어졌다가 서로를 일으켜 주면서 춤추듯 일상을 지켜낼 거예요.

그렇게 노란 선 위를 리드미컬하게 걷다보면 이윽고 라디오에서 ‘내일은 맑겠습니다’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겠지요.

그러니까 우리, 먹구름을 걱정하는 대신 올해도 춤추듯 유연하게 걸어요. 일상 가운데 멈추었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노란 선 위를 함께 걸어요.

그림책 '수상해' 표지.(슷카이 저, 창비)
그림책 '수상해' 표지.(슷카이 저, 창비)

▲집 안에서도 가능한 엉뚱한 상상 '수상해'


‘심심한데 뭐 신나는 일 없을까?’

코로나 19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면서 일상의 재미를 잃어버린 아이가 있다면?

그림책 <수상해>를 함께 읽으면서 수상한 눈을 장착해보세요. 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엉뚱한 상상을 펼쳐낼 수 있다니까요!

지루하기만 했던 일상을 수상한 눈으로 한번 살펴보세요. 아빠가 만들어준 초록 주스를 가만히 관찰해 보는 거예요.

이 초록 주스, 오늘따라 좀 수상하지 않나요? 아빠는 여기에 몸에 좋은 것만 잔뜩 넣었다는데, 혹시 야채대신 액체 괴물이 잔뜩 들어있는 건 아닐까요? 혹시 이 액체 괴물은 슈렉의 먼 친척일지도 모르죠.

이렇게 컵에 담긴 주스 하나만을 가지고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만들어볼 수 있어요.

자, 그럼 이번엔 나 자신을 수상한 눈으로 들여다보는 거예요. 좋아하는 친구에게 사탕을 주고 싶은데 자꾸만 간질간질 망설이는 내 마음, 손에 땀이 나도록 사탕 막대를 쥐고 있는 내 모습. 이런 나도 초록 주스만큼이나 수상하지 않나요?

오늘따라 일상이 심심하고 재미없어질 때는 이 그림책을 펼쳐보세요. 내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고 엉뚱한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보면 어느새 피식, 웃음이 새어나올 테니까요.


▶현아샘의 그림책 수업 tip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질문입니다.

1. 그림책 <떡국의 마음>을 읽다보면 우리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깁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소중한 가족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지 이야기 나눠봅니다.

2. 그림책 <내일은 맑겠습니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어떤 인물에 유독 눈과 마음이 머무나요? 이 인물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요?

3. 그림책 <수상해>를 읽었다면 이제 수상한 눈으로 내 주변을 살펴보세요.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에서 가장 수상한 물건은 무엇인가요? 이 물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 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 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