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교육청)

[에듀인뉴스] 지금 전국의 학교는 2020학년도 교육활동의 성과를 수확하고 있는 중이다. 입시 결과에 대해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1학년도 대학입시의 과정이 늦추어진 가운데 수시전형의 결과 발표가 마무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1차 합격자의 영광을 누리는 학생도 있지만 잠시 좌절과 아픔을 겪었으나 추가로 합격자의 영광을 안은 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끝내 그간의 학업에 바친 노력의 결과를 얻어 더욱 각별한 의미를 느낄 것이다. 그렇게 학생들은 좌절과 영광의 순간을 겪으며 성장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교육계는 혁신학교 문제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서울의 모 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출발하려는 것에 시동이 걸린 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교육자로서 만감이 교차한다. 

이유인즉 그것이 잘못된 정보, 즉 혁신학교는 학생들의 성적이 부진하다는 세간의 평가와 그로 인해 주변의 집값이 하락함으로써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는 논리에서 우리 사회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반대 시위 속에 등장한 살벌한 주장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끔찍하게 윤리와 교육이 사라져가는 야수 자본주의사회인지를 보여주기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혁신학교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행복배움학교, 행복나눔학교, 성평등교육중점 혁신학교, 마을결합 혁신학교,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선진형 교과교실제 연구학교, 〇〇교과중점형 학교, 자율형공립고 등등은 그러한 학교에 속한다. 여기엔 교육청으로부터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받고 각종 컨설팅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을 받는다. 

기존 과학고, 외고, 예술고, 영재고, 자사고 등의 경우도 있지만 이는 소수가 특혜를 받는다고 인정하는 이른바 넓은 의미에서의 혁신학교에 속한다. 그래서 이들은 속칭 귀족학교라 불리기도 한다.

문제는 어려운 생활환경의 지역에서 그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혁신학교의 운영을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며 학부모의 교육 참여를 유도하여 마을이나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혁신학교로 거듭 태어나고자 하는 경우이다.

본교는 2008년, 비교적 교육환경이 열악한 대도시 지역에서 개교하여 이제 10회 졸업생을 배출하게 되는 비교적 신생 학교에 속한다. 학교 주변엔 아직도 시골풍의 농작물 재배지(밭)와 비닐하우스, 공터가 널려 있고 대부분 토지 보상을 통해 신도시 예정지역으로 선정된 구역이다. 

2019년 행복배움학교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되었으며 세계시민학교(UN 학교), 제2 외국어 중점학교, 교과교실제 학교 등으로 다양한 변화를 도모하는 종합적인 혁신학교의 하나다. 그레서 학교 운영의 커다란 특징은 바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의 운영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이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교과과정을 펼쳐서 학생들은 (상위권)대학진학을 위한 (심화)과정, 보통 시민을 육성하는 과정, 그리고 졸업 후에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직업 기초와 실무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배움을 <행복배움학교>에 어울리는 분위기 속에서 즐겁고 재미있게 실행해 나가고 있다. 

예컨대 금년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체육활동이 연기되거나 취소됨에 따라, 학생들의 각종 주제발표대회 및 온라인 딥택트(Deeptact) 나눔 활동, 학술제 등 조별 탐구발표대회가 4번씩이나 실시될 정도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연구발표 참여가 돋보였다.

매번 발표 때마다 54개, 47개, 32개, 27개 팀이 한 팀당 2~4(5)명씩으로 구성하여 활발한 탐색과 연구를 통해 전문적 소양과 문화시민의 교양을 쌓아나가고 있다. 여기엔 학생들의 관심과 대학에서 전공할 과목, 그리고 동아리별 관심사,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문화적 소양, 제2 외국어 관련 교육활동 등 다양한 주제들을 선정하여 PPT 및 동영상을 제작하고 팀 프로젝트로 발표 활동을 하였다. 

그뿐이랴. 교육청과 지역구청, 그리고 지역사회(전통시장 장학금 등)의 예산 지원을 받아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양강좌 및 전문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유명 강사 초청 강연회, 리더십 캠프, 작가와의 대화, 제2 외국어 중점학교로서의 중국문화, 일본문화 강좌 등의 많은 교육활동이 낮과 밤을 순환하며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침에 등굣길에 학생회 및 동아리 부서에서 등교맞이 행사, 장애인식 개선 활동, 흡연예방 캠페인, 동물보호 켐페인, 지구환경 보존 켐페인 등 학생들의 활동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별한 점은 이런 활동들이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모든 것이 즐겁고 재미있게 그리고 다양하게 이루러진다는 것이다. 여기엔 혁신학교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예산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영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70~80%를 웃도는 학생들이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곧 혁신학교만이 가지는 특징이며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나는 일석다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글의 요지는 이렇다. 한마디로 본교의 학생들이 그 어느 학교보다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모든 활동이 학생을 대상으로 설계되고 진행되며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물론 이런 보편적으로 누리는 행복한 학교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정서행동검사에서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학생들도 있다. 여기엔 Wee 센터 전문상담교사가 다양한 기법으로 상담과 치유의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어느 학교나 존재한다. 그러나 자퇴하거나 휴학하는 학생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학교의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원하는 서울대 합격생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소속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학교폭력 없는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는 교사의 심정은 어떨까? 이제는 학생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행복배움을 지향하는 본교와 같은 혁신학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경쟁 교육에만 치우쳐 학생들이 공부에 넌저리를 하고 친구를 내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경쟁자나 적으로 간주하며 입시 공부에만 몰입하는 학교와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한때 높은 시청률로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모 TV의 <SKY 캐슬>이란 프로그램에서 자퇴를 하고 학교를 떠나는 친구에게 잔뜩 부러움의 시선으로 박수를 치며 ‘지옥탈출 축하해’를 외치는 학교는 더더욱 아니다. 

이제는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혁신학교가 선도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성공하는 학생은 얼마든지 있다.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며 행복한 배움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무엇이 이보다 더 중요할까? 

학교에서 행복한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행복이 무엇인지를 경험한 학생이 나중에 더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보편적으로 학생들의 행복과 배움을 추구한다. 그 속에 성장이 있고 희망과 생명력이 있다. 창의성은 더 높다. 졸업생도 이를 인정한다. 단지 학부모가 이를 모르거나 극단적인 이기심에 자녀를 힘들게 할 뿐이다. 이것은 선의의 아동 폭력이다. 

이제 교육을 달리 보자.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배우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행복의 지름길이다. 이것이 혁신학교가 보여주는 교육의 참모습이고 의미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