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을 파사(破邪)하다'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破 邪
*깨뜨릴 파(石-10, 5급) 
*그릇될 사(邑-7, 3급)

‘지성과 학문이 파사의 칼이 되지 못함이 안타깝다’의 ‘파사’가 무슨 뜻이며 한자로는 ‘破邪’라 쓰는 것임을 안다면 우리말 어휘력이 참으로 대단한 셈이다. 

破자는 ‘(돌을) 깨뜨리다’(break; crack)가 본뜻이기에 ‘돌 석’(石)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皮(가죽 피)는 발음요소임은 頗(자못 파)도 마찬가지다. 후에 ‘쪼개다’(split) ‘망치다’(destroy)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邪자가 본래는 ‘낭야’(琅邪)라는 지명을 위하여 고안된 것이었으니 ‘고을 읍’(邑)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牙(어금니 아)는 발음요소였다(음은 [야], 후에 琊자를 따로 만들어 그 지역 명칭에 썼음). 후에 ‘그릇되다’(wicked; vicious)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는데 이 경우에는 음이 [사]로 읽힌다. 

破邪(파:사)는 ‘나쁘고 그릇된 것[邪]을 깨뜨림[破]’을 이른다.

‘그릇된 것을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내어 받듦’을 네 글자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청백리인 북송 때의 포청천(包靑天 999-1062)이 좋아한 말이다.

그 보다 1,000년 이상 앞서 나온 고서에 있는 말을 옮겨 본다. 

“훌륭한 사람을 쓰면 두 마음을 갖지 말고, 사악한 사람을 버리면 의심하지 말라!”(任賢勿貳, 去邪勿疑 - ‘尙書’.)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 <우리말 속뜻 금강경> 역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