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정치활동 규제 현행법도 과잉...추가 규제 불필요, 위헌 소지 있어
교원·공무원 정치활동 제한적 허용 민형배·이재정 발의 법안 적극 환영

왼쪽부터 조경태, 곽상도 의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원의 정치활동은 규제해야 할 대상인가, 수업 등 지위를 활용한 정히활동 금지 외 정치 기본권은 허용해야 하는가.

국민의힘 조경태, 곽상도 의원이 최근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3개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교원의 정치활동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조경태 의원은 ‘교원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해서는 아니된다’는 조항을 신설, 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및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발의했다. 

곽상도 의원은 교원이 학생을 교육할 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는 행위는 물론 정치적, 파당적,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는 행위도 금지하며, 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교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할 시 학부모가 학생 전학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왼쪽부터 민형배, 이재정 의원

반면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지 아니하는 한, 정당 가입 및 선거운동을 허용하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안과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교원노조법 및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을,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교원노조법 등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교사노조연맹은 8일 성명을 통해 “현재 교원의 정치활동은 많은 법률에 의해 과잉 금지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행 법에서 이미 교원에 대한 정치활동 규제가 과잉상태인데, 조경태 의원과 곽상도 의원의 법 개정안처럼 타법에서 이미 규제되고 있는 내용을 법제화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입법발의권을 남용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만을 유발하므로 즉각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육기본법 제14조제4항은 “교원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 국가공무원법은 정당 및 정치단체 가입을 금지함은 물론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국가공무원법 제65조, 지방공무원법 제57조)

정당법은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있고,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교원노조법은 노조의 일체 정치활동도 금지하고 있다. 또 공무원은 실형 선고를 받을 때는 물론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을 선고 받을 때도 자동 면직되는 등 정치적 활동에 대해 엄격하고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

교사노조연맹은 “특히 곽상도 의원 법안의 ‘정치적, 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는 행위’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규정하는 내용은 위헌적”이라며 “교원의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비교육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2020.04.23.)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제1항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에서 ‘그 밖의 정치단체’라는 용어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교사)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한 바 있으므로 위 법안의 ‘정치적, 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는 행위’란 표현은 명백한 위헌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교원의 상당한 교육활동을 개인적 편견에 의한 정치적 중립성 위반 혐의로 처벌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법안”이라며 “교원의 자유로운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위 법안은 즉시 폐기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형배, 이재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조속히 입법화되어 대한민국에서도 교원의 정치적 자유가 OECD 국가 수준으로 인정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미국, 일본을 비롯한 거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는 교원과 공무원의 정당 가입 및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