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2020년, 코로나19를 만난 인류는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많은 영역에서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접촉은 금기시되다시피 했다. 학교 역시 교문이 닫히면서 수업 방식의 온라인화에 따라 온라인에 적합한 교수법과 수업 자료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정부가 온라인 학습 격차를 줄이겠다며 태블릿 등 정보화 기기 보급에 나서면서 디지털교과서의 활용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또 학습공유플랫폼 ‘위두랑’이 전면에 등장하며 교사들의 원격 수업을 돕기 시작했다. <에듀인뉴스>는 위두랑을 운영하고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다루며 현장을 지원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함께 지난 한해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 2021학년도 수업 준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고윤경 경기 파주 한가람중학교 교사
고윤경 경기 파주 한가람중학교 교사

유럽 인구 약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은 중세 시대 많은 변화의 도화선이 되었다. 당시 철학, 종교, 그리고 문화와 경제 재편의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코로나19 또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변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Untact 교육’, ‘On-Offline Blended Learning’ 이라는 용어들이 활용되면서 오프라인 교육 중심에서 에듀테크 기반 비대면 교육의 병행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실 Edu-Tech 관련 연구와 보급은 어제 오늘의 갑작스런 관심은 아니었다.


왜, 디지털교과서인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사용 되어진 이후 최근 우리 주변에 화두가 되어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보여주듯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어왔다.

2017년 12월 KBS ‘미래기획 2030’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4차 산업혁명, 경계를 무너뜨리다’라는 주제로 초연결 사회를 시작으로 미래사회로의, 지금의 변화과정에 있는 전 세계의 모습을 방송한 바 있다.

이에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Edu-Tech 기반 미래 교육 모습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대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지=고윤경 교사)
(이미지=고윤경 교사)

더군다나 2018년 중학교 1학년부터 적용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의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구조화하고 학습량을 적정화하여 학습 경험의 질을 개선하고, 다양한 학생 참여형 수업을 활성화하여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고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교과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자 스스로 정보를 수집·분석·가공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촉진시킴으로써 교실 수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관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학교는 곧 3D 기술을 활용한 AR, VR 상황 속에서 시공을 초월한 배움의 장으로 변화될 것이 예측되는 가운데, 풍부한 자료와 학습지원 및 관리 기능을 가진 디지털 교과서라는 새로운 매체의 학교 현장 도입과 적용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학습의 주체가 되도록, 길을 찾아가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 속에서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성공적 수업을 위한 연구는 여러 선생님들의 노고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속 되어 왔다.

그 결론을 요약하자면,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에서 학생들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즉 학생들이 의미 있게 토론, 경험, 체험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고, 더불어 학생들의 ‘이해’에 목표를 두고 교수학습 방법적 측면에서 수업이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수업 설계의 핵심으로는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학생 활동 중심 및 자기 주도적 수업의 길잡이로서 활동지(Guide Book)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 활동지(Guide Book 또는 Activity Book)는 가르치는 자료가 아니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찾아서 학습하도록 안내하는 ‘학습 가이드’이다.

즉, 교과서에 제시된 학문적 지식을 학생 나름대로 구성하여 자기 생각을 만들고 의미를 찾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교사가 재구성한 자료다.

특히 활동지는 협동 학습 활동시 학생들이 개념이나 내용을 활동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고, 동료 또는 교사와 소통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사진=고윤경 교사)
(사진=고윤경 교사)

활동지를 매 시간 1장씩 배부 할 수도 있겠지만, 2020년 2학기에는 사회 교과의 디지털 교과서 학습의 ‘Guide Book(학습 가이드 북)’을 미리 제작하여 학생들이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 환경 속에서도 예습, 복습,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책자로 제공하였다.

활동지 구성의 주요 패턴은 학습 목표 성취를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행동으로 읽기(밑줄긋기, 하이라이트, 쓰기)를 통한 자기 생각 만들기 과정과, 친구들과 소통하며 자기 생각을 나누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으로서 짝활동과 나누기(발표하기) 활동이 기본이 된다.

이에 실감형 콘텐츠(AR, VR)를 포함한 디지털 교과서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수업 자료를 직접 경험하는 활동들을 구성함으로써 학습자 중심의 자기 주도적 수업 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도하여 제작하였다.

미래 교육의 한 형태인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의 유용한 도구로서 디지털 교과서의 강점과 효과를 소개하는 실제 수업 활동 사례는 이미 여러 선생님들의 노고로 공유되고 있다.

다만, 디지털 교과서를 단순한 스마트 기기 및 하나의 수업 도구로서가 아닌 교육학적 원리와 교수 학습 방법적 측면에서의 활용법을 학생 활동 중심 수업 속에서 고민한다면, 누구라도 성공적인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교과서가 지극히 학생 맞춤형, 자기주도적 학습을 돕는 도구라는 측면에서 또는 ‘좋은 교사란 가르치지 않는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과거 교육의 주체, 지식 원천의 전달자는 교사였으나 테크놀로지에 의해 21세기 교육의 주체는 ‘나’, 즉 학생이라는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스탠포드 대학 교육공학자 폴 김 교수의 책 제목처럼 “교육의 미래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이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고민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