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아쌤의 여행 수다] 다시, 여행을 한다면..."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을 꿈꾼다"
[짱아쌤의 여행 수다] 다시, 여행을 한다면..."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을 꿈꾼다"
  • 장은숙 부산 정관고 교사
  • 승인 2021.01.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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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여행, 내 인생 최고의 사치’라는 말을 카톡 프로필에 종종 적어놓곤 한다. 내겐 여행이 가장 큰 가치로 다가온다. 여행이 주는 추억과 위로 때문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여행하는 동안의 즐거움, 다녀온 후의 오랜 추억으로 인해 두고두고 내 인생을 충족시켜 준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그 즐거움은 배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못 가게 되니 자유롭게 여행 다니던 시절이 더더욱 그립다. 여행을 다시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 그간 정리해 보지 못했던 여행 정보를 하나 둘 챙겨보고자 한다. 특히 학교생활에 지친 교사들과 여행을 함께 얘기해 보고, 그 경험을 교육과 연결 지어 보면서 같이 성장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여행, 내 인생 최고의 사치’라는 말을 카톡 프로필에 종종 적어놓곤 한다. 내겐 여행이 가장 큰 가치로 다가온다. 여행이 주는 추억과 위로 때문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여행하는 동안의 즐거움, 다녀온 후의 오랜 추억으로 인해 두고두고 내 인생을 충족시켜 준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그 즐거움은 배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못 가게 되니 자유롭게 여행 다니던 시절이 더더욱 그립다. 여행을 다시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 그간 정리해 보지 못했던 여행 정보를 하나 둘 챙겨보고자 한다. 특히 학교생활에 지친 교사들과 여행을 함께 얘기해 보고, 그 경험을 교육과 연결 지어 보면서 같이 성장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장은숙 부산 정관고 교사. 국어를 가르치는 평범한 중년 교사이지만 네이버 여행 파워블로거이다. 여행책도 2권 냈고, 최근엔 온라인 연수를 3개 개설할 만큼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여행과 맛집, 간혹 보는 영화와 책에서 찾고자 하는 교사로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 사람과 세상에 대한 관심, 죽을 때까지 잃지 않을 희망과 용기’를 가슴에 품고 손 떨릴 때까지 학생들과 수업하며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앗아갔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일상이 무엇인지 일깨워줬다.

많은 사람들이 소중했던 일상이라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힘든 일상을 벗어나 재충전을 함으로써 다시 일상에 몰두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주는 여행, 이는 교사들에게도 가장 소중한 일상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꼽을 것이다.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던 대상이 사라지고 난 후에 소중함을 알았다면, 그 대상을 다시 찾았을 때를 준비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순 없지만,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날을 기다리며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사진=장은숙 교사)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주문진 영진해변. 도깨비는 없고, 도깨비 닮은 구름이 한가득이다.(사진=장은숙 교사)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인간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아마도 20대, 30대의 여행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졌지만, 그 후로도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일은 흔치 않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많았기에 더더욱 그랬다.

1990년대 후반, 친구랑 시간이 안 맞아서 혼자 패키지 여행이라도 가보려고 했다가 부모님의 반대와 여행사의 야릇한 시선 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뭐가 무서워서 그랬는지 나 자신이 바보 같기도 하고 후회스럽지만, 그땐 그랬다. 더군다나 나는 ‘남존여비’를 강조하시는 경상도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엄격하게 자랐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의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있었다.

졸업 후 서울 생활을 할 무렵, 당시 비슷한 시기에 상경했던 대학 친구들과 주말마다 쇼핑이나 연극, 영화 관람을 하며 돈을 써재꼈다. 한두 명씩 자가용을 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시작하면서 여행의 반경을 넓혀갔다.

아마 그때부터 내 안에 있던 여행 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한 듯하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난 30대가 되어서야 나는 용기를 내어 ‘배낭여행’을 시작했고, 한번 해외자유여행의 재미를 맛본 후에는 방학 때마다 외국으로 나갈 계획을 세우곤 했다.

누군가 말했듯이 ‘다리 떨릴 때’ 말고, ‘가슴 떨릴 때’ 여행을 해야 하고, ‘젊어서 놀아야’ 하는데, 나의 용기 없음으로 인해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의 시간들이 너무나 아쉽고 아깝다.

(사진=장은숙 교사)
주문진 소돌해안 아들바위.(사진=장은숙 교사)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아이와 함께 체험학습을 빙자한 국내여행을 했다. 마침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되던 시기였고, 우리나라에서 블로그라는 1인 미디어도 생겨날 무렵이라 나 또한 호기심과 재미를 느껴 열심히 사진을 찍고 그 기록을 블로그에 남겼다.

차곡차곡 일기 쓰듯 글을 남겼더니 여행 파워블로거가 되어 있었고, 출판사에서 책을 쓰자고 연락이 왔다. 책을 쓰고 나니 강의 요청이 들어왔고 ‘여행작가’라는 타이틀로 불리고 있었다. 덕분에 문학기행이라는 주제로 교사 대상의 원격연수도 3개나 제작하게 되었다.

되돌아보면 여행이 나를, 내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준 셈이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던 가족 여행은 아들이 초등학생 고학년이 될 무렵부터 서서히 줄어들었다. 사교육을 거의 안 시켰기에 공부 때문은 아니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여행보다는 친구들이랑 게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남편도 오랜 운전기사 생활에 지친 듯했다. 나 역시 권태기가 왔는지 남편과 같이 가는 여행보다는 친구들이랑 같이 가거나 혼자 가는 여행이 더 좋았다.

교사가 지칠 무렵 방학을 하고, 엄마가 지칠 무렵 개학을 한다는 말처럼, 방학을 이용해 해외든 국내든 여행을 할 수 있는 직업이란 게 너무나 감사했다.

과목이 국어이다 보니 온전히 방학을 즐기긴 어려웠지만, 특강이 끝난 후의 시간엔 제주도나 해외에서 여행하며 보내는 시간이 재충전과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코로나 직전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여행지가 대만이었다.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학생들을 인솔하여 다녀온 연수 겸 여행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 여행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앞으로도 몇 년간은 해외여행을 하기 힘들 텐데 여행을 연기하고 기다릴 수는 있지만, 그동안 흘러가는 시간과 점점 들어가는 내 나이는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더 서글프고 슬프다.

겨울 제주도에 가면 감귤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br>바닷가에 가면 귤껍질 말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사진=장은숙 교사)
겨울 제주도에 가면 감귤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닷가에 가면 귤껍질 말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사진=장은숙 교사)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열심히 돌아다닐 걸,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이만큼이라도 충분히 다닐 수 있었던 나의 상황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강한 체력,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경제적 여유, 같이 여행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하는 상황에서 내 여행을 돌아본다.

젊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돌아다녔고, 가족여행이라는 미명 아래 혹사시키듯 국내여행을 했고, 습관처럼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을 했다.

SNS를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여행을 위해 SNS를 하는지, SNS를 위해 여행을 하는지 헷갈리는 순간도 많았다.

비싼 돈 들여, 아까운 시간 쪼개서 왔으니 최대한 많이 보고 가자고 무리해서 인증샷 찍듯이 훑고 지나간 여행들도 많았다.

내가 굳이 가고 싶은 곳도 아니었는데,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유명세를 탔다고 하니 덩달아 갔던 곳도 많았다.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난다면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 나다운 여행을 하고 싶다. 나의 내면의 소리를 더 깊이, 자세히 듣고,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여행을 즐길 것이다.

처음 똑딱이(디지털) 카메라를 사고 신나서 사진 찍으며 여행하던 때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남은 겨울방학 동안 코로나 단계가 낮아져 시릴 만큼 푸른 동해 바다나 동백꽃과 감귤 가득한 제주도로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은숙 부산 정관고등학교 국어교사/ e-mail : capzzang70@naver.com/ 블로그 그 여자가 사는 법 https://blog.naver.com/capzzang70)/ 저서=우리 아이 창의력 키우는 놀토(하서출판사, 2011), 교과서 문학기행(소란, 2012)


 

장은숙 부산 정관고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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