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털어놓는 고민에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면 좋을까?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를 이끄는 대표이자 '그림책 한 권의 힘'의 저자인 이현아 교사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해주고 있다. 그림책을 통해 감정, 관계, 자존감 등 삶의 문제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의 숨을 쉬도록 숨구멍을 틔워준다. <에듀인 뉴스>는 <이현아의 그림책 상담소>를 통해 이현아 교사로부터 아이들과 마음이 통(通)하는 그림책을 추천받고 그림책으로 진행 가능한 수업 팁을 전한다.

(이미지=이현아 교사)
(이미지=이현아 교사)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이번 겨울방학, 아이들과 함께 유쾌하고도 따스한 겨울 그림책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림책 '감기 걸린 눈사람' 표지.(모린 라이트 글, 스티븐 길핀 그림, 제제의숲)
그림책 '감기 걸린 눈사람' 표지.(모린 라이트 글, 스티븐 길핀 그림, 제제의숲)

자꾸 녹는 '감기 걸린 눈사람', 아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추운 겨울 날 바깥에 홀로 서 있는 눈사람, 눈사람은 과연 추위를 좋아할까요? 혹시 눈사람도 따뜻한 걸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림책 <감기 걸린 눈사람>은 이런 엉뚱한 상상으로부터 시작하는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주인공 아아츄는 눈 내리는 겨울이 춥다고 툴툴거리는 눈사람이에요. 아이들은 아아츄에게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는데요, 코코아를 홀짝홀짝 마신 아아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휴, 철퍼덕 녹아서 물웅덩이가 되고 말았죠.

아이들이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아아츄를 새로 만들어주네요. 그런데 우리의 아아츄, 이번에도 춥다고 뜨끈한 물속에 들어가 목욕을 하다가 풍덩 녹아버렸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결국 감기에 걸린 아아츄에게 아이들은 털모자와 목도리, 외투까지 입혀줍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덥다고 툴툴거리는 아아츄, 이래도 툴툴 저래도 툴툴 불만이 가득한 이 얄미운 눈사람에게 아이들은 짜증은커녕 유쾌한 선물을 건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무조건 좋아할만한 선물, 과연 무엇일까요?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쾌한 전개,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훈훈하게 느낄 수 있는 그림책,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면서 정말 즐겁게 읽는 책입니다.

가정에서 함께 읽어보길 강력히 추천해요.

그림책 '눈오는 날의 생일' 표지.(이와사키 치히로, 창비)
그림책 '눈오는 날의 생일' 표지.(이와사키 치히로, 창비)

아름다운 색감 속에서 겨울을 느끼고 싶다면?...'눈 오는 날의 생일'


두 번째 소개할 책은 수채화와 수묵화 그 사이 언저리, 물감이 영롱하게 번져나가는 화풍이 참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바로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책 <눈 오는 날의 생일>이에요.

밑그림도 없이 붓에 물을 가득 머금고 물감을 톡톡 묻혀서 번지듯 그려나간 그림이 따뜻하고 서정적입니다.

그 붓 터치를 따라가 보면 아이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실수를 했을 때 위축되고 불안한 감정은 회색빛 거친 먹선으로 표현되어 있고, 설레고 벅차오르는 감정은 빨간색으로 번져나가는 물감이 고스란히 머금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색감 속에 폭 파묻혀서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 포근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세요.

특히나 눈 오는 날에 태어난 아이가 있다면 생일날 이 그림책을 건네 보세요.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림책 '눈 오는 날' 표지.(에즈라 잭 키츠, 비룡소)
그림책 '눈 오는 날' 표지.(에즈라 잭 키츠, 비룡소)

'눈 오는 날'의 순간, 주머니에 간직할 수 없을까?


창밖에 눈이 펑펑 쏟아지기는 날, 서재에 꽂힌 그림책을 죽 둘러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찾게 되는 단 한 권의 그림책이 있다면?

눈이 보면 곧장 떠오르는 그림책, 바로 에즈라 잭 키츠의 <눈 오는 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빨간 겉옷을 입고 모자를 쓴 채 흰 눈 위를 걷는 피터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에요. 콜라주로 표현된 그림이 한 컷 한 컷 너무나 앙증맞고 감각적입니다.

눈이 내리는 날 창밖을 가만히 내려다본 적 있으신가요? 피터처럼 흰 눈에 발자국을 남기고, 나뭇가지로 나무를 톡톡 건드려보고, 눈 천사를 만들면서 노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 중에는 이 그림책의 주인공 피터처럼 눈을 손에 한 움큼 담아서 주머니에 넣어서 집으로 들어온 아이들도 있을 거예요.

순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눈 뭉치를 주머니 속에 꼭 담은 채 집으로 돌아온 아이, 따뜻한 집에서 텅 비어버린 주머니를 보면 앙앙 울음을 터뜨리겠지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 발그레 웃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도 그려지네요. 눈 오는 날이 만들어내는 포근한 풍경을 이 그림책에 담아 여러분에게로 보냅니다.

▶현아샘의 그림책 수업 tip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겨울 방학, 가정에서 겨울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아이와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질문입니다.

1. 그림책 <감기 걸린 눈사람>을 읽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질문을 던져보세요. 눈사람은 추운 겨울 날 바깥에 혼자 서 있는 걸 좋아할까요? 혹시 추워서 감기가 걸리지는 않을까요? 차가운 눈으로 가득 뒤덮인 나뭇가지는 추울까요, 아니면 따뜻할까요?

2. 그림책 <눈 오는 날의 생일>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아이에게 질문 대신 물이 듬뿍 묻은 수채화 붓을 건네 보면 어떨까요? 그림책을 읽고 난 감상은 말이나 글이 아닌 그림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밑그림 없이 원하는 물감을 톡톡 찍어서 번져나가는 색깔을 그대로 느껴보는 거예요. 내 손끝이 지닌 감각을 믿고, 나만이 가진 감성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3. 그림책 <눈 오는 날>의 주인공 피터처럼 주머니에 넣어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나요? 라일락 꽃향기가 진동하는 봄이면 그 향기를 곱게 담아 간직하고 싶어지고, 가을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두 뺨으로 느낄 때면 청량한 공기를 커다란 상자에 담아두고 싶어집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가요?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 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 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