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부 학교, 개학 후 모든 학년 매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운영 안내 "교육청 방침"
대구교사노조, 교육청이 교사 수업 자율권 침해..."장학사들 학교 방문 쌍방향 수업 압박"
대구교육청, 쌍방향 수업 비중 확대 권고..."수업 구성은 교사 권리, 강제 사항 아냐"

A 학교가 교사들에게 안내한 개학 후 원격 수업 방침.(자료=대구교사노조)
A 학교가 교사들에게 안내한 개학 후 원격 수업 방침.(자료=대구교사노조)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대구시교육청이 오는 2월까지 전격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가운데, 개학을 앞두고 일부 학교에서 ‘모든 학년 매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운영 방침을 세워 논란이다. A 학교는 대구교육청 방침이라고 했지만, 교육청은 가급적 비중을 높일 것을 안내한 것일 뿐 강제는 아니라고 했다.

19일 대구교사노동조합(대구교사노조)이 확보한 A 초등학교의 내부 쪽지에 따르면 교육청 담임장학사가 최근 방문, 개학 후 1~6학년은 매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황 파악 후 미비점은 개학 전 점검·보완해 해결하도록 했다.

교과 전담교사에게도 쌍방향 수업이 되도록 준비를 지시했으며, 특히 쌍방향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교실로 등교시켜 수업에 참여하고 급식 후 하교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면서 “개학 후 모든 학년, 매 차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운영은 학교 자체 결정한 것이 아니고 대구교육청의 방침”이라며 “원격수업의 질에 관한 학부모의 요구와 올해와 같은 상황이 2021학년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 초등학교 역시 학교 알림장을 통해 “교육청에서 방문해 쌍방향 수업을 철저하게 준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개학일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실시되도록 학년별로 준비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이에 대구교사노조는 교육청이 쌍방향 수업을 강요했다며 항의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이 교사의 수업 자율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어기며 매시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담임 장학사들이 각 학교를 방문해 강요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교육청의 입장을 강요하는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청이 공문도 없이 담임 장학사들을 통해 학교장을 매 시간, 매 차시 쌍방향 수업 진행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일처리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쌍방향 수업 강요, 오해와 진실은?


<에듀인뉴스> 취재 결과, 모든 학년 매 차시 쌍방향 수업 진행은 강제 사항이 아니었다. 특히 남부교육지원청 관내 일부 학교에서만 의무 진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A 학교 교사는 “지난해 12월 이미 교육청이 보낸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공문에 따라 1시간 하던 것을 더 늘리기로 결정한 것은 맞다”며 “다만 개학 후 선생님들이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은 다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학으로 인해 학교 안내 등이 모두 텍스트로 나가다 보니 일부 문구를 두고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지원청의 강요는 없었다. 요즘 세상에 강요하면 오히려 반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 역시 수업 구성은 교사의 권한으로 강제 사항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후에도 전면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비중을 높여달라는 취지로 안내가 나갔다”며 “매 차시 쌍방향 수업은 힘들고 어렵다. 수업 구성 방법은 교사에게 전권이 있는 것으로 교육청이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C 학교 교장 역시 "강요된 사항은 아니고 하라고 해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D 교장은 “담임장학사가 방문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관한 이야기는 했으나 학교 형편에 맞춰 교사들과 협의해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며 “학교 현장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강요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해당 학교에서 오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학교는 학년별로 교사들이 모여 교육청의 취지와 현실 가능성 등을 종합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 진행 및 비중 등을 결정한다”며 “거의 모든 학교가 이와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은 “담임 장학사들이 학교를 방문해 실시간 쌍방향을 늘릴 것을 권유하면 받아들이는 학교는 압박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공문을 통한 투명한 일처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