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털어놓는 고민에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면 좋을까?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를 이끄는 대표이자 '그림책 한 권의 힘'의 저자인 이현아 교사는 아이들이 들려주는 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해주고 있다. 그림책을 통해 감정, 관계, 자존감 등 삶의 문제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의 숨을 쉬도록 숨구멍을 틔워준다. <에듀인 뉴스>는 <이현아의 그림책 상담소>를 통해 이현아 교사로부터 아이들과 마음이 통(通)하는 그림책을 추천받고 그림책으로 진행 가능한 수업 팁을 전한다.

(이미지=이현아 교사)
(이미지=이현아 교사)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맞이했는데도 시큰둥, 매사가 재미없고 시시하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림책 '별별 초록별' 표지.(하야시 기린, 하세가와 요시후미, 나는별)
그림책 '별별 초록별' 표지.(하야시 기린, 하세가와 요시후미, 나는별)

▲일상은 새롭게 바라보는 눈 '별별 초록별'


그림책 <별별 초록별>로 잔뜩 간지럽혀주면 어떨까요. 그림부터 발상까지 위트와 개성이 넘치는 그림책이거든요.

먼저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해보는 거예요.

“방학동안 가장 많이 먹은 과일이 무엇이었나요?”

딸기, 귤, 사과, 배 다양한 과일이 쏟아져 나온다면 이번에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흠, 혹시 귤 먹다가 귤 배꼽 발견한 사람 있나요?”

흠칫 놀라면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이 있나요? 귤에 달린 배꼽이라니! 벌써부터 배꼽이 간질간질해지는 아이가 있을 거예요.

배꼽에 초록별이 있는데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겠냐고 한 번 청해보세요. 귤을 하나씩 먹으면서 그림을 그려보면 더욱 좋겠지요. 아이들이 노란색과 초록색 색연필로 귤 배꼽과 초록별을 신나게 그렸다면 우선 작전 성공!

귤의 배꼽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 나눴다면 이번엔 또 다른 초록별을 찾아보라고 넌지시 질문을 던져보세요.

“토마토도 왕관처럼 초록별을 쓰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딸기도 머리에 초록별을 달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나뭇가지에 달린 이파리도 별처럼 생겼어요!”

아이들은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별별 초록별들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시큰둥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림책이 간질간질 옆구리를 찌르면 이렇게 신선한 눈으로 일상을 바라볼 수 있어요.

시시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내 눈에 비친 세상을 보다 재미있게 누릴 수 있답니다.

그림책 '너와 나' 표지.(사이다, 다림)
그림책 '너와 나' 표지.(사이다, 다림)

▲'너와 나'는 친구, 공생하는 두 생명체에서 관계를 생각해볼까


겨울방학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다시 만났어요. 비록 얼싸안거나 손을 잡는 것은 어렵고 마스크 너머 눈빛으로만 교감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친구는 여전히 중요한 존재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날 동안 아이들이 친구와 깊게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이 그림책을 펼쳐 보여주면 어떨까요? 그림책 <너와 나>입니다.

아이들은 너를 통해 나를 배웁니다. 친구와 관계를 맺어가면서 ‘너’에 대해 생각할 때 마치 거울에 얼굴이 비추어지는 것처럼 비로소 ‘나’를 조금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거든요.

너와 내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은 교실의 아이들뿐 아니라 지구생태계의 수많은 동식물에게도 해당됩니다.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공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를 위해서 나를 희생하면서 동물과 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어요.

그림책을 펼치면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서로 도우며 공생하는 두 생명체가 등장합니다.

첫 장면을 가만히 살펴보니 개미와 진디가 꽃줄기를 오르내리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네요. 개미는 무당벌레에게서 진디를 보호해주고 진디는 개미에게 달콤한 분비물을 전해주거든요.

아프리카 물소의 등에는 ‘소등쪼기새’라는 독특하고 직관적인 이름을 가진 새가 당당하게 올라타 있습니다. 소등쪼기새는 아프리카 물소에 있는 기생충을 잡아먹고, 물소는 소등쪼기새를 천적으로부터 보호해주지요.

바다 속으로 내려가 보니 여기도 환상의 짝꿍들이 가득하네요. 해삼과 숨이고기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숨이고기는 해삼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자기 몸을 보호한다고 해요. 이때 해삼은 깨끗한 물과 산소를 얻지요.

친구는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존재랍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주변의 친구들을 떠올려보세요. 나와 찰떡 호흡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짝꿍이 떠오른다면 이렇게 마음을 전해보세요.

너를 통해서 나를 배우고 있다고, 네가 있기 때문에 내가 더욱 아름다워 질 수 있었다고, 그래서 많이 고맙다고. 학기말이 다 끝나기 전에 꼭 따뜻한 말을 건네 보세요.

▶현아샘의 그림책 수업 tip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겨울 방학의 끝, 개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함께 학교와 가정에서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질문입니다.

1. 그림책 <별별 초록별>을 읽고 나서 내 주변의 사물들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세요. 내가 생활하는 삶의 공간에서는 어떤 신선한 별을 발견할 수 있나요? 아침에 창문으로 가득히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셔서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형상을 떠올려도 좋고,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떠올려 봐도 좋겠지요.

2. 그림책 <너와 나>를 읽으면서 떠오른 친구가 있나요? 그 친구와 나를 어떤 동물이나 식물에 빗대어서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그림책 속의 다양한 지구생태계 친구들에게서 힌트를 얻어서 즐겁게 표현해보세요.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 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
이현아 서울 홍릉초 교사. 11년차 현직 교사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교실 속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독특한 노하우가 담긴 그림책 수업을 통해 지금까지 탄생한 어린이 작가의 창작 그림책이 200여권에 이른다. 유튜브 ‘현아티비’와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읽고 쓰고 만드는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강연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미술교과서 및 지도서(천재교육)을 집필했고, 저서로는 ‘그림책 한 권의 힘(카시오페아 출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