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교폭력 피해 응답 6만명→2.7만명으로 감소
초등생 피해 응답은 작년 이어 고교생의 9배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문을 닫은 사이 학교폭력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사이버폭력과 집단따돌림 등 새로운 형태의 폭력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21일 이 같이 발표했다. 전국 초등 4학년~고교 2학년 재학생 295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조사한 결과다. 학생들에게 2019년 2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경험을 온라인 조사로 응답받았다.

전체 피해 응답률은 0.9%로, 전년도보다 0.7%p 줄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8% △중학교 0.5% △고등학교 0.2%로 조사됐다. 피해응답 학생은 전년도 6만명에서 지난해 2만7000명으로 55%(3만3000명) 줄었다.

이는 전년(1.6%)보다 0.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7년(0.9%)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감소폭이 컸다.(전년도 3.6%) 

다만 학교폭력 피해 응답율은 저학년에서 더 많았다.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1.8%)이 고교생(0.2%)보다 9배나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이 3.6%로 고교생(0.8%)보다 9배 많았다.

(자료=교육부)

학교폭력 가해자 유형은 ‘같은 학교 같은 반’이 50.9%로 가장 많았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26.1%, ‘같은 학교 다른 학년’ 6.6% 등 순으로 나타난 것. 

학교폭력 가해 이유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없이’가 2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 17.5%, ‘오해와 갈등으로’ 13.9% 등의 순이었다. 가해방법은 ‘단독’이 45.3%, ‘집단’이 54.7%로 집단괴롭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들은 ‘목격 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가 3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피해를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주었다’ 36.4%, ‘때리거나 괴롭히는 친구를 말렸다’ 15.9%, ‘가족, 선생님, 학교전담경찰관 등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 11.2% 등의 순이었다.

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 응답 건수는 모든 피해 유형(언어폭력·집단따돌림·스토킹·신체폭력·사이버폭력·금품갈취·성폭력·강요)에서 줄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언어폭력을 당하는 사례도 집단따돌림·언어폭력에 포함했다.

집단따돌림은 초등학교에서,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중학교에서 피해응답률이 높았다. 

가장 흔한 피해 유형인 언어폭력의 경우 지난해 1차 조사에선 학생 1000명 중 8.1명이 피해를 당하였다고 답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4.9명으로 줄었다.

피해 유형끼리 비교하면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 비중이 늘었다. 사이버폭력은 전년 조사에서 전체 피해의 8.9%만 차지했는데 이번 조사서 12.3%로 3.4%p 늘었다. 집단 따돌림은 23.2%에서 26.0%로 2.8%p 늘었다. 학생 수 대비 폭력피해 건수는 다 줄었지만, 일단 피해를 당했다면 그게 사이버폭력이나 집단따돌림일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2월 중 예방대책 수립 예정...교총 "형식적 수준 넘어서는 정서, 심리 치유 방안 마련해야"


교육부 조사를 위탁 실시한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2019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2020년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이버폭력·집단 따돌림의 비중이 증가한 점은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중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1년 시행계획’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은 올해도 비대면 상황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온라인 상 폭력과 스토킹 등을 예방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원격수업 등 학생들의 생활공간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비대면 상황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사이버폭력과 SNS를 통한 스토킹으로 분출될 우려가 있다”며 "언택트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학교 교육과정 상 몇 시간 예방교육 등 형식적 수준에 머무를게 아니라 비대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치유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번 조사에서 피해유형 1‧2위가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으로 나타나고 있고, 저연령화 경향도 뚜렷하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학생언어문화개선 사업의 지속 추진, 가정교육 강화, 사이버예방교육 프로그램 확산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