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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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요즘 웃픈 이야기 하나가 사람들 사이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엄마, 나 학교가기 싫어요”, “얘야, 그런데 너는 선생님이잖니?”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정신 분석학자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그런데 학생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할 동료 교사, 그와의 갈등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교사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서 동료 교사 간의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회복하고 바람직한 관계 맺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학교 현장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을 살펴보자.

첫째, 건강하지 못한 학교 내의 권력 구조다.

일부 관리자는 여론을 형성하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학교 정책에 반영하고자 교사 간의 갈등을 조장하거나 증폭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수직적 관계를 세우는 관리자와 그의 협력자들과 수평적 관계를 원하는 일반 교사들 사이에 갈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둘째, 교사 간의 다름(difference)이다.

누군가는 쉽다고 생각하는 업무나 생활지도가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낀다. 즉, 업무 난이도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그에 따라 천차만별의 생활지도가 이루어진다. 이때 자기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이 갈등으로 진화한다.

셋째, 교사 상호 간의 경험이 다르다.

예컨대, 일부 교사는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를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다른 교사는 이에 반대한다.

이것은 교사 자신의 경험이나 주변의 영향뿐만 아니라 법에 대한 지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즉, 법적 대응에 성공을 경험한 사람과 실패했던 사람은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각자의 위치에 따른 경험과 지식, 역할의 차이가 갈등의 요인이다.

넷째,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른 교직생활의 변화이다. 즉, 경력 차이가 곧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고 그것은 곧 가치관의 차이로 연결된다.

여기엔 소위 “나 때는 말이야~”가 주요 요인이다. 예컨대 “나는 이보다 더 나쁜 상황에서도 근무했다”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공감보다는 갈등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예전과 다른 상황임을 망각하고 자기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교사의 행정업무다.

교사들은 싫은 업무를 두고 안 맡으려 하거나 눈치 보기가 심하다. 또한 싫은 사람과 같은 부서나 같은 학년에 배치되기를 꺼려한다. 이는 업무 스타일이나 미묘한 성향의 차이에서 촉발된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생기는 갈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자.

첫째, 학생의 문제로 인한 경우다.

A반 학생을 B반의 교사가 상호 간의 협의가 없이 직접 지도(야단치기)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이다.

이는 교사의 자존심을 침해하여 나중에 ‘당신도 그랬으니 나도 그렇게 하겠다’는 식으로 악순환을 초래한다.

둘째, 자신의 실수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다.

이는 업무 처리 과정에서 흔히 있는 것으로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툼으로 발전하게 된다. 상호 간의 존중과 신뢰가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기에 안타까운 일이다.

셋째, 의사소통의 결여로 인한 오해의 경우다.

예컨대, 학교 행사를 기획하는 교사가 재량권이 어느 정도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면 업무 협조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한다는 오해가 발생한다.

또한 업무의 운영 방법이 변경될 경우 처음의 원칙과 변경시의 절충안이 충분히 협의되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넷째, 성과상여금 정량적 지표와 관련된 경우다.

이는 매우 미묘한 문제로 상호 간의 자존심이 걸렸다고 생각하여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려 한다.

여기엔 업무의 성격과 업무량에 따른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실제로 다면평가 척도가 업무 수행 능력, 수업, 자질 등 교사를 평가하는 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근본적으로는 서로 자기가 더 고생하니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래서 교원성과급의 폐지를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사실 모든 교육성과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 교육의 특성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동료 교사 간의 원만한 관계 맺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사랑만 하며 살기에도 삶은 길지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교직사회는 어느 분야보다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더욱더 동료 교사 간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이는 관리자, 학부모, 동료 교사 중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가장 어려운 대상이 누구냐는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다.

놀랍게도 다른 대상에 비해 동료 교사가 10퍼센트 정도 높게 나왔다. 동료 교사는 가장 자주 접하는 대상이고 의사결정을 위해 대면할 일이 많다보니 갈등은 그만큼 피하고 싶은 마음의 표출인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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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사 간 원만한 관계 맺기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교직은 혼자서 빨리 가기보다는 함께 멀리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 격려가 요구되며 칭찬은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그래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동료애도 향상시킬 수 있다.

둘째, 교사 상호 간의 협력이다.

특히나 지금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혼자서 잘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상호 협력으로 교직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예컨대, 동 학년, 동 교과 교사들과 주제통합 또는 주제관련 프로젝트 수업을 연구하며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긍정적인 관계 맺기를 적극 권장한다.

셋째, 자발성에 근거하여 교사 간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 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수업에서의 실수나 실패, 생활지도 방법을 공유하여 회복탄력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이로써 교사 개개인이 성장하고 좋은 관계 맺기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함께 모여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 학생과의 갈등 등을 함께 나누다 보면 동료 교사와의 관계가 부드러워지고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동료 교사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어찌 보면 갈등은 필요한 지도 모른다. 왜냐면 갈등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 상호간의 갈등 회복과 원만한 관계 맺기는 청소년 교육의 살아있는 인프루엔서(influencer)다. 수많은 초롱초롱한 어린 눈동자들이 성인 세계를 주시하고 있지 않은가.

필자는 소위 감정 노동자인 교사가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관리자와의 불편한 갈등이 표면화되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감정 이입이 되는 것을 가장 경계할 것으로 판단한다.

굳어있거나 무뚝뚝한 얼굴, 화가 난 얼굴을 하는 교사에게서 학생들이 배울 것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우리가 바라는 미래이고 희망이다.

또한 학교에서의 교육성과는 바로 가까이에 있는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편안하고 안정된 교사의 마음, 학생 교육에서 이보다 중요한 시작이 있을까?

<참고 문헌>

신건철⋅정재석⋅안미영⋅왕건환⋅이상우(2020), 『극한 직업, 선생님을 부탁해』, 테크빌교육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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