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婚需) 장만이 숙제'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婚 需
*혼인할 혼(女-11, 4급) 
*쓰일 수(雨-14, 3급)

‘딸의 혼수를 장만하느라 그녀는 바빴다’의 ‘혼수’는?

➊昏睡, ➋婚需, ➌混數, ➍混脩.

답이 ➋번인 줄 알아도 속뜻을 깊이 잘 알자면 ‘婚需’를 분석해 봐야 한다. 

婚자는 아내의 본집, 즉 ‘丈人(장:인)의 집(家)’(one’s wife’s home)이 본뜻인데, ‘저녁 때(昏) 여자(女)의 집에서 식을 올리다’, ‘장가가다’(take a wife)는 의미로 확대 사용됐다. 요즘도 저녁 때 예식을 올리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되는데, 그 연원이 무척 오랜 것임을 이로써 알 수 있다.

需자는 원래 ‘기다리다’(wait)가 본뜻이었다. 그래서 비[雨]를 줄줄 맞고 서 있는 사람[大]이 비가 멎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는데, 예서 서체에서 大(대)가 而(이)로 잘못 변화됐다. 후에 ‘요구하다’(require) ‘필요로 하다’(be requisite) ‘쓰이다’(be utilized)로 확대 사용됐다. 

婚需는 ‘혼인(婚姻)에 쓰이는[需] 물품’, 또는 그 비용을 이른다.

혼인을 앞두고 돈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은 아래 명언을 잘근잘근 씹어 보면 해결책이 있을 듯!

“혼인을 정함에 재물을 따지는 것은 오랑캐들이나 하는 짓이다.”(婚姻論財, 夷虜之道 - 수나라 王通. *虜: 오랑캐 로.)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 <우리말 속뜻 금강경> 역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