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교육, 중학생 1804명 대상 설문조사
1만 시간 법칙의 오해...학습법에 대한 가이드 필요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했던가. 시행착오 끝에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 성적이 오르는 경험을 했다면 그것이 왕도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거나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글로벌 교육 문화 기업 비상교육(코스피 100220, 대표 양태회)이 지난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중등 인강 ‘수박씨닷컴’과 중등 종합학원 ‘비상아이비츠’의 중학생 회원 1804명에게 공부 방법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25%가 ‘오랜 시간 학습하면 성적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시간보다 학습 분량과 이해도 점검이 더 중요”

설문에 따르면 공부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기로 제시하고 이 가운데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공부 방법’을 고르라고 한 결과, 중학생의 25%는 ‘오랜 시간 학습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일명 ‘엉덩이 학습법’을 가장 신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바탕에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오해가 있음을 우려한다.

김원태 비상교육 혁신학습 TF 책임연구원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알고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것, 즉 ‘메타 인지’가 높아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다”며 “1만 시간의 법칙을 오해하는 이들이 많은데, 단순히 오랜 시간 많이 해봤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과정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에 대해 선생님 등 전문가로부터 구체적 피드백을 받아 진행하는 의도된 훈련이어야 학습효과를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공부에 들인 시간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스스로 점검한 정도, 일명 학습완성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만 시간의 법칙’ 이론의 창시자인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 교수 역시 자신의 저서를 통해 “특정 영역에서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는 경험을 오래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획득되지 않는다”며 “55년 동안 걸었다고 걷는 게 더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니며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엉덩이 학습법에 이어 많이 선택한 올바른 공부 방법은 ‘잘 모르는 문제는 반복 개념 학습이 테스트를 여러 번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15%였다. 전문가는 이 또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봤다.

김 책임연구원은 “적지 않은 학생들이 개념을 반복해서 학습하는 것이 테스트를 여러 번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착각하는데, 실제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머릿속에 반복해서 개념 학습을 ‘입력’하는 것보다 공부한 것을 꺼내보는 ‘인출 연습’이 훨씬 효과적이다”며 “교재를 반복해서 읽고 암기하기보다 방금 공부한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책을 덮고 떠올려보거나 정리해 보는 것, 혹은 테스트를 통해 점검해 보는 것이 장기 기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문제 풀이,’ 사회는 ‘밑줄 긋기' 효과? 

이과와 문과로 대비되는 수학과 사회 과목을 공부할 때 주로 활용하는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수학의 경우, ‘학습한 내용을 유형 문제집으로 테스트해 본다’는 응답이 28%로 가장 많았고, ‘책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에 밑줄 긋는다’ 17%, ‘공부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설명한다’ 14%, ‘학습한 내용을 노트에 요약한다’ 12% 등 순으로 조사됐다. 

중1은 근소하지만 2~3학년과 달리 수학을 공부할 때 ‘밑줄 긋기’(22%)를 ‘문제 풀이’(21%)보다 더 많이 활용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 책임연구원은 “밑줄 긋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쓰이면서도 생각 없이 선만 긋는 경우 학습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중1(22%)이 중2(17%)와 중3(13%)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했다”며 “중1에서부터 인출 연습·분산 학습·자기 설명 등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교육이 집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회를 공부할 때는 ‘책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에 밑줄 긋는다’는 응답이 2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학습한 내용을 노트에 요약한다’ 22%, ‘공부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설명한다’ 15%, ‘학습한 내용을 유형 문제집으로 테스트해 본다’ 12%, ‘학습을 마친 후 공부한 내용의 핵심어나 단서를 노트에 적어본다’ 7% 등 순이었다.

중학생 68% ‘공부하는 만큼 성적이 오른다’ 

‘공부하는 만큼 성적이 오른다’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응답자의 35%는 ‘매우 그렇다’, 33%는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는 응답은 29%를 차지했고, 반대로 ‘그렇지 않다’ 또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각각 2%와 1%에 불과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공부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열심히 하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인데 다수의 학생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며 “자칫 기계적인 학습으로 빠질 수 있는 밑줄 긋기나 단순 요약하기 등의 방법은 지양하되 배운 것을 다시 끄집어내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공부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