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신사업분과 위원장
이소영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교수/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신사업분과 위원장

[에듀인뉴스] 며칠 전 졸업식을 온라인을 활용한 일명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오프라인 졸업식은 소규모로 진행해야 해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많은 졸업생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줌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유튜브로 실시간 송출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청운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줌) 동시 졸업식을 진행했다.(사진=이소영 교수)
청운대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줌) 동시 졸업식을 진행했다.(사진=이소영 교수)

이 하이브리드 졸업식에서 사회를 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작년에도 사회를 맡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초기 급 확산 단계라 행사 자체가 취소됐었다. 당시에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두려운 마음도 크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불편한 현실은 우리의 고민과 의지가 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상상한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새로운 사고와 도전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가 준비한 졸업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다수 졸업생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과 교수님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랠 만한 이벤트 준비를 공동 사회를 맡은 교수님과 의논했다.

고민 끝에 얼마 전 필자가 활동하는 미래융합교육학회에서 배운 ‘퀴즈엔’이라는 온라인 도구의 방명록을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방명록에는 영상, 사진, 글을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곳에 각 학과마다 방을 개설하고 학과 교수님들이 졸업생들에게 축하 영상을 제작하여 올리는 방법으로 서로 소통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졸업식을 주관하는 교무처 처장님에게 이벤트의 취지를 전하고 상의하여 방명록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후 처장님과 교직원 선생님들이 학과장님들에게 공문 발송 및 안내, 방명록 개설부터 각 학과로부터 받은 영상 편집 후 업로드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수고를 하셨다.

준비기간 동안 공동 사회를 맡은 교수님과 필자는 괜히 교수님들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아닌지 솔직히 걱정도 많았다. 그렇지만 지난 1년간 대면으로 거의 만나지 못하고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교수님들도 아쉬운 마음이 커 취지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부리나케 이벤트 방명록을 확인했다. 다행히 고민이 무색하게도 각 학과 교수님들께서 제자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만든 영상들이 올라와 있었다. 간혹 영상 제작에 서툰 교수님들께서는 더욱 마음을 다해 글로써 축하를 남기셨다.

이를 본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감사 글을 올리고 교수님들은 또 댓글을 남기며 서로를 축하하고 있었고, 특히 졸업생들은 함께 졸업하는 동기들에게 응원의 글을 남겨두었다.

온라인 방명록에 각 학과 교수님들의 졸업 축하 영상 및 댓글.(사진=이소영 교수)
온라인 방명록에 각 학과 교수님들의 졸업 축하 영상 및 댓글.(사진=이소영 교수)

이를 보고 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꺾을 수 없음을 새삼 느꼈다.

제자들에게 졸업을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려고 영상 촬영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지만 용기를 낸 교수님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이었다. 또 어떤 교수님들은 졸업하는 제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졸업을 축하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더욱 뜨겁게 했다.

필자도 축하영상을 찍을 때 졸업하는 제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가 앞당길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진보, 학령 인구 급감 등 많은 이슈들이 대학의 위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학생을 위하는 진실한 마음이 있고, 비대면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지금 이 ‘기회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오늘도 고민한다.

온라인(줌)에 접속한 졸업생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청운대 교수들.(사진=이소영 교수)
온라인(줌)에 접속한 졸업생들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청운대 교수들.(사진=이소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