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뉴스팀

2021. 4. 1(목)

전광진의 한자&명언

(1089)

屍 身

*주검 시(尸-9, 2급)

*몸 신(身-7, 6급)

‘시신을 거두어 장사 지내다/시신을 안방에 앉히다.’의 ‘시신’은? ➊侍臣, ➋始新, ➌柴薪, ➍屍身. 답은 ➍. 이렇듯 한자로는 각각 다른 것을 한글로는 똑같이 [시신]이라 쓰는 것을 ‘한글 전용 표기’, 줄여서 ‘한글 전용’이라 한다. 한글 전용은 뜻을 분간하기 힘들다는 결정적인 흠이 있다. 오늘은 ‘屍身’이란 한자어를 집중 분석해 보자.

屍자의 본래 글자는 尸다. 尸자는 ‘주검’(‘송장’의 예스러운 말, dead body)을 뜻하기 위해서 송장을 바닥에 눕혀 놓은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그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죽을 사’(死)를 덧붙인 것이 바로 屍자다.

身자는 아기를 가져 배가 불룩한 모습을 본뜬 것으로 ‘임신하다’(become pregnant)가 본뜻인데, ‘몸’(the body)을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우리나라 말에도 ‘몸을 가지다’라는 속언이 ‘아이를 배다’는 뜻으로 쓰인다.

屍身(시:신)은 ‘죽은 사람[屍]의 몸[身]’을 뜻한다. 제갈량의 뒤를 이은 명장 강유(姜維)는 나라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바친 위대한 인물이다.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강유전(姜維傳)에 배송지(裴松之)가 주를 달아놓은 문장 가운데 이런 말이 나온다.

“죽음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죽을 입장을 자처하는 일, 그것이 어렵다.”

非死之難,

處死之難也 - ‘三國志注’.

● 글쓴이: 성균관대 명예교수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선생님 한자책> 저자.

논어&금강경 국역.

▶[첨언]

한글이 표음문자임을 잘 아는 것이 ‘한글사랑’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