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교사, 아이들 급식에 모기기피제 등 넣어
“직접 증거 없다” 5개월째 검찰 송치 안 돼
학부모 비대위 "직접 증거 없다니…억장이 무너져“
피해 학부모 ”가해자는 세금으로 복직 준비하고 있어"

[에듀인 뉴스 = 황윤서 기자]

서울 금천구 소재의 병설 유치원에서 특수 학급 박 모 교사가 아이들의 급식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투입해 논란을 일으킨 지난 11월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부모들이 가해 교사에 대한 엄정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국공립유치원 이물질 급식사건 엄벌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서울 금천경찰서 앞 기자회견에서 '급식 테러'를 한 특수교사 사건이 “5개월이 지났음에도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지 못하고 있다”며 “박 씨에 대한 시민들의 엄벌 촉구 탄원서 1805장을 금천경찰서에 제출했다.

비대위는 앞서 조희연 교육감에게도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현재 경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조 교육감은 이들과의 만남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 A 씨는 “사건이 터지자 교육당국은 해당 교사의 일탈로 치부한 채 책임 회피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피해 아동과 부모들이 지금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가해 교사는 구속되지 않고 국민 혈세로 급여를 받으며 복직까지 준비 중”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범죄 정황은 있으나 확실한 직접 증거가 없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에 피해 학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진다”며 빠른 보강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시 피해 아동은 6세반과 특수반 아동 등 약 17명으로 이들은 사건 발생 후 40여 일 뒤 진행한 혈액·소변검사 결과 유해한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는 혈중 면역글로불린 수치가 정상인 대비 2∼14배 높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을 확인한 피해 학부모 A 씨는 “(가해 교사가) 앞치마에다 약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액체를 뿌리는 장면이 목격이 됐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나. 해가 되지 않는 성분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죄를 지은 만큼 달게 받길 바란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 씨의 이 같은 수상한 행적은 경찰이 추가로 공개한 영상에 모두 담겨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 박 씨는 당시 이물질이 묻은 초콜릿을 한 아이에게 먹였고, 아이는 초콜릿을 먹자마자 곧바로 토하듯 뱉어냈다. 이어 아이는 불쾌한 맛이 가시지 않는 듯 입 주변을 계속해서 손과 휴지로 닦아냈다. 박 교사 역시 손에 묻은 가루를 여러 차례 털어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당시 교무실에는 다른 교사의 컵이 사라지는 수상한 일도 추가로 발생했다. CCTV 확인 결과 이 역시 박 씨의 범행이었다.

허나 박 씨는 이같은 범행 일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당시 투입한 액체가" 모기 기피제나 계면활성제가 아니라 생강가루와 자일리톨 가루"였다는 것이다. 이어 박 씨는  “(범행 당시) 심리적으로 힘들어서 그랬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씨는 지난 3월 전관 변호사를 임명해 직위해제 처분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해당 유치원 관계자는 “당시 소속 교사들은 박 씨를 포함해 전부 교체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건 이후 박 씨를 즉각 직위해제 조치했지만, 사실상 박 씨가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데다 피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당국은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현재까지도 구체적 구제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허나 미취학 대상을 상대로 한 교내 범죄 행위 사태의 중대함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