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 炊
*스스로 자(自-6, 7급) 
*불 땔 취(火-8, 2급)

‘객지에서 자취 생활을 하다’의 ‘자취’는? ❶紫翠, ❷自取, ❸自炊, ❹自醉. 답이 ❸번인 줄 알아도 각 글자의 뜻을 속속들이 모르면 무용지물이니 ‘自炊’라 쓴 다음에 샅샅이 훑어보자. 


자가 원래에는 ‘코’(nose)를 일컫는 것이었다. 믿어지지 않으면 臭(냄새 취 = ‘개’ + ‘코’)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후에 이것이 1인칭 대명사로 많이 쓰이자, 발음 요소인 畀(비)를 덧붙인 ‘코 비’(鼻)자가 만들어졌다. ‘자기’(oneself) ‘스스로’(personally) ‘~부터’(from)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자는 불[火]을 지핀 다음 하품할 때처럼 입을 크게 벌려[欠 하품 흠] 입김을 불어 넣어 ‘불때다’(make a fire)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欠을 吹(불 취)의 생략형으로 발음요소로 쓰였다는 설도 있다. 후에 그렇게 해서 ‘밥짓다’(cook rice; boil rice; prepare food)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自炊‘스스로[自] 밥을 지어[炊] 생활함’을 이른다.

도덕경에 기가 막힌 명언이 많다. 오늘은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해 본다. 총 글자 수는 8자, 자종(字種)은 4자인데 배열에 따라 뜻이 달라지며 뜻도 오묘하여 씹을 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깊게 아는 자는 넓게 알지 못하고, 
 넓게 아는 자는 깊게 알지 못한다.”

 知者不博, 博者不知 

             - ‘道德經’ 마지막 81장.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선생님 한자책> 저자,
   논어&금강경 국역,

▶[첨언] 
고운말 바른말 쓰기는  
한글 사랑이 아니라
국어 순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