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보수‧진보’ 각각 교육감 후보군 물색 전념

진보 교육계, "후보군 아직 없어"

보수 교육계, 후보자 찾는 움직임 활발

중도 조영달…보수 박선영·이대영·조전혁·김경회·두영택 등 거론

진보, 3선 조희연 밀어주기냐 vs 추후 사태 만반의 대비냐

앞서 2018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리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TV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희연, 박선영, 조영달 후보. 사진 연합뉴스
앞서 2018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리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TV 토론회를 진행 중이다. 우측부터 조영달• 박선영• 조희연 후보 _사진 연합뉴스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내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 가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 교육계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 모두 신중한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로 현직 조 교육감을 겨냥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해직 전교조 교사 특별채용 의혹 수사와 보수진영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3선 출마 여부를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핵심 관계자는 "현재 진보 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외에 아직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도 없고, 설령 출마 의사를 밝힌다 해도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조 교육감 특채 사안을 수사하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있어 최소한 1심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진보 진영에서 섣불리 출마를 선언하는 자가 나올 경우, 마치 최근 불거진 조 교육감 특별채용 의혹에 잘못이 있음을 공식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양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과 관련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과 관련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보수 교육계 최대 난제는 ‘후보 단일화’…예비후보자들 경쟁구도 가시화

반면 보수 교육계는 이른바 '호재'를 맞았다.

공수처가 조 교육감을 수사 1호로 지목하고 압수수색 및 주요 관계자 소환조사에 속도를 냄에 따라, 해당 수사 흐름에 주목하며 물밑에서 출마 후보자를 찾는 움직임을 활발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진보 교육계는 조 교육감을 대체할 이렇다 할 새로운 인물이 출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가운데, 보수 교육계 예비후보자들의 경쟁구도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보수 교육계는 지난 2018년 선거에서 조 교육감과 함께 맞붙었던 중도·보수 후보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시 조 교육감을 상대로 낙선한 △박선영 동국대 법학과 교수(36.2%득표/당시 2위)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17.3%득표/당시 3위)가 유력 재출마 인사로 거론된다. 두 후보는 각각 2018년 지방선거에서 2위, 3위로 낙선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 보수진영의 해묵은 과제인 단일화 문제 때문이다.

앞서 2018 지방선거 보수 교육계는 단일화 잡음이 불거지며 막판까지 대치하는 등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박선영 교수 및 보수성향 후보 4명은 당시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유력 보수 최종 후보였던 박선영 교수와 같은 보수진영 조영달 교수의 단일화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두 후보 모두 선거를 완주하면서 사실상 보수표는 분산됐다.

이 밖에도 보수 교육계는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및 교육감 대행을 맡은 김경회 명지대 교수, 평교사 출신으로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자리까지 오른 이대영 공주대(환경교육과) 초빙교수, 지난 2010년 전교조 가입 명단을 공개하면서 ‘전교조 저격수’로 불린 인물이자, 18대 국회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조전혁 전 명지대 교수, 서울시교육감 출마 및 우파 시민교육단체 활동가인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등도 나란히 물망에 올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진보 교육계, ‘3선 조희연’ 밀어주기냐, 후보군 물색이냐…“추후 사태에 만반의 준비 중”

야권과 보수성향 시민단체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역대 최초 3선 서울시교육감’ 도전을 앞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 수사로 해당 혐의가 밝혀지면 조 교육감의 3선 도전은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3선 도전에 대한 질의에 “지금 과제 산적해 있어서 재출마 얘기 나올 시기 아닌 것 같다”고 중립적 답변을 내놨다.

그럼에도 진보 교육계는 조 교육감의 3선을 끝내 밀어주는 모양새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계 전체가 조 교육감 살리기에 이같이 앞장 서려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해당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어 이를 사전에 철저히 막겠다는 의지 아니겠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번 해임교사 특채 사태와 유사한 사례는 인천교육청(▶2014년 전교조 출신 전직 사립학교 해직 교사 2명을 공립교사로 특채), 부산교육청 (▶2019년 전교조 해직교사 4명 특채)에서도 있었고, 이에 동시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 및 해당 교육청들도 수사 선상에 올라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아울러 진보 교육계는 조 교육감 중도 사퇴 또는 불출마 선언 등에도 만반의 대비를 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진보 교육계 한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후임으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및 시민단체 활동가이자 전직교사 출신 인사 등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귀뜸했다.

한편, 공수처가 조 교육감의 혐의를 밝히고 이를 검찰이 받아 기소할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영향력이 큰 사건들은 대법원 판단까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조 교육감이 지난 8년간 급진적 진보 서울 교육을 이어온 가운데 보수 교육계에서 이같은 잃어버린 보수 교육 8년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