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翰 墨

*붓 한(羽-16, 2급) 
*먹 묵(土-15, 3급)

 

‘퇴직 후 농촌에서 한묵으로 여생을 보냈다’의 ‘한묵’이 뭔 말인지 모르겠다며 속뜻 풀이를 요청한 독자 있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이 문제다.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큰 인물이 될 자질이다. 그래서 질문을 환영한다. 오늘은 ‘翰墨’이란 한자어를 양파 까듯이 하나하나 껍질을 벗겨 보자. 

 


자는 새의 ‘깃’(a feather; a plume)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깃 우’(羽)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 요소임은 螒(글가리 한)도 마찬가지다. ‘붓’(a writing brush) ‘글’(writings) ‘학자’(a scholar)를 뜻하는 것으로도 쓰인다.

자는 붓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검은 ‘먹’(Chinese ink; an ink stick)을 뜻하기 위한 것으로 ‘흙 토’(土)와 ‘검을 흑’(黑) 모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黑이 발음요소도 겸하는 것임은 嘿(고요할 묵)자를 통하여 짐작할 수 있다. 


 

翰墨(한:묵)은 ‘붓[翰]과 먹[墨]’이 속뜻이기에 ‘글을 짓거나 쓰는 일’을 이르기도 한다. 붓글씨를 쓰기 위하여 먹을 갈다 보면 인격 수양도 저절로 된다는 뜻의 명언을 소개해 본다. 소동파의 말인데, 특히 서예가들이 좋아할 듯! 

 

 “사람이 먹을 가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람을 간다.”

     非人磨墨 ,

     墨磨人

                       - 蘇軾.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속뜻사전>(앱&종이) 편저자,
   <선생님 한자책> 저자,
   논어&금강경 국역자,
   박자 시각화 장치 발명인.

▶[첨언] 
  한글만 아는 학생과
  한자도 아는 학생은 
  생각의 깊이가 다르고 
  성적의 높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