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색깔공세라니. 이는 색맹이 색감을 평하는 격
-포고문 문구를 빙자한 억지해명은 '과도한 일반화'의 인지오류
-몰락이 필연인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반역

 

부산대 김성진(전 인문대학장, 현 정교모 공동대표) 교수.
부산대 김성진(전 인문대학장, 현 정교모 공동대표) 교수.

[에듀인뉴스= 황윤서 기자]

  미국은 점령군이고 소련은 해방군이라는 내용의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원웅 광복회장의 발언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재명지사는 지난 71일에 경북 안동에 있는 이육사기념관을 방문해서 대한민국이 정부수립 단계에서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원웅은 621일에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친일잔재 청산 프로젝트활동에 참여한 경기도 양주백석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메시지를 보냈으며, 이 영상은 김원웅 광복회장의 이름으로 여전히 유튜브에 유포되고 있다.

  자신의 발언이 역풍을 맞자 이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이 포고문에서 스스로 점령군이라고 했다며 둘러댔지만, 이는 문제가 된 김회장의 당초 발언을 부연한 것에 불과하다. 이지사가 정치적 수사로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자, 김회장은 친일 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유지했다'는 이 지사 말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이지사를 옹호했다. 이지사와 김회장이 경기도교육청을 고리 삼아 전국민을 상대로 왜곡되고 편향된 반미종북이념을 선전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구시대적 색깔공세라니... 이는 색맹이 색감을 평하는 격"

 

  점령군 논란이 확산되자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사실왜곡과 과격한 선동으로 점철된 구시대적 색깔공세라는 말로 이들에 대한 국민의 힘과 윤석렬 전총장의 비판을 역공했다. 파쇼적 전체주의 집단의 전형적인 용어혼란과 뒤집어씌우기 전술로 국민의 귀를 틀어막고 혹세무민하고 있는 것이다. 좌파진영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는 말로 역공을 취하고 있지만, 이야말로 색맹이 색감을 평하는 격이다. 방화범이 소화장비 노후를 탓하는 꼴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김회장의 발언이 경기도교육청의 프로그램에 따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행한 것이라 데 있다. 고등학생들을 이념팔이의 홍보도구로 삼은 것도 문제이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내보낸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더구나 문제가 된 김회장의 발언은 북한의 국정 역사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조선통사를 낭독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지사는 미군의 포고령을 거론하였지만, 이 또한 조선통사의 왜곡된 역사서술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김회장이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유지했다고 말한 것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미국의 식민통치 상태에 있다는 1980년대의 운동권사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586세대보다 20여년이나 연배가 높은 정계의 원로격 인사가 후배들의 시대착오적 역사인식을 교정해주기는켜녕 이들에게 편승하고 있으니 참으로 망조임이 틀림없다.

  김회장은 미군은 점령군, 소련은 해방군이라는 내용의 발언이 몰고올 파장을 짐작하고 있었는지, 이런 사실을 자신이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내면서 접하게 된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미리 연막을 쳤다. 소련의 북한 군정사를 연구해온 이지수 명지대교수는 당시 소련군이 주둔하면서 양민을 약탈하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등의 만행을 자행하자 학생들 주도의 반발 의거가 여기저기서 일어났다.”면서 소련군이 이런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냈던 포고문 내용을 앞뒤 다 자르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는 공산당 이외의 정당을 불허한 소련군과 공산당까지 합법화한 미군정이 어떻게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포고문 문구를 빙자한 역사기술은, 과도한 일반화의 인지오류"

 

  구호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국호에까지 민주주의인민를 명기하고 있는 북한이 민주주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북한의 현실이 국호와 정반대임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조선통사와 이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운동권세력이 전후 사정 고려함 없이 미군과 소련군의 포고문 문구를 들어 점령군, 해방군운운하는 것은 아론 벡이 말하는 과도한 일반화에 의한 인지오류 바로 그것이다.

  한겨레신문의 사설은 정치학자 김학준 역시 일관되게 .소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하면서, “사실 왜곡과 과격한 선동으로 점철된 구시대적 색깔공세를 중단하라는 말로 결론을 맺었다. 그렇다. 김학준교수는 미국과 소련의 점령군이라고 하였다. 이와 달리, 조선통사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한 김원웅회장은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19172월에 러시아공산혁명이 일어났고, 19217월에 중국공산당이 창당되었으며, 19254월에 조선공산당이 창당되었다. 조선공산당의 창당 직전에 공산주의를 적극 배격했던 상해임시정부의 이승만대통령이 탄핵되었다. 1925년에 창당된 조선공산당을 이어받은 북한정권은 김일성일가의 세습독재정권을 거치면서 파멸로 치닫고 있고, 이승만박사의 통찰력과 영도력에 의해 소련과 김일성 일당의 극렬한 반대책동을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세워진 대한민국은 세계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음하며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중공만이 닉슨독트린과 등소평의 실용주의노선에 힘입어 경제적인 발전을 이룩하긴 하였지만, 러시아공산혁명 이후 대부분의 공산국가들은 한결같이 빈곤과 압제의 굴레에서 신음하다가 소멸되어갔다.

 

"몰락이 필연인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반역"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과도 같다. 소련과 동유럽 공산국가들의 몰락은 새로운 코민테른을 꿈꾸는 중국과 그 괴뢰정권의 참혹한 미래를 예견하게 한다. 중공은 일대일로와 중국몽이란 허황된 기치를 내걸고 공산화된 세계의 패권국가를 꿈꾸었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오직 국가분열로 가는 고속도로이고 중국몽은 전 세계에 악성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만을 야기하는 흉몽이라는 사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김일성의 공산 인민독재를 택할 것인가, 이승만의 자유 대한민국을 택할 것인가를 놓고 기로에 섰던 해방 직후의 혼란스런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지사와 김원웅회장의 발언이 사전에 기획된 프레임에 따른 것이든, 이들이 유사 전체주의를 꿈꾸는 평소의 지론에 따라 발언이 우연히 겹쳐진 것이든, 이들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발언은 대한민국의 체제 자체가 존립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역사적 교훈으로서나, 처해있는 현실로서나 우리는 다시 해방 직후와 같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전략적 모호성을 말하며 중국을 추종하고 6.25 당시 중국을 조종했던 소련을 우리를 해방시켜준 은혜의 국가로 미화하는 것은 국민 모두를 도탄에 빠뜨리게 하는 반역적 행위이다. 이들이 말하는 전략적 모호성은 우리의 미래를 안개에 덮인 천길 절벽위의 길로 몰아넣는 반역적 행위이자, 구시대적 망상에 불과하다.

  국가 운명은 썼다가 언제든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필기연습이 아니다. 넘어져도 일어나 다시 달릴 수 있는 마라톤경주도 아니다. 국가지도자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칙만이 적용되는 정글과도 같은 국제질서 속에서 어떻게든 국가의 번영과 안녕,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책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대한민국호의 선장이요 갑판원들이다. 그런데 왜 국가지도자를 자처하는 자들이 자유가 넘쳐나고 미래가 빛나는 번영의 길을 놔두고 빈곤과 압제, 축청과 학살만이 난무하는 어둠과 파멸의 길을 택하려 하는가? 국가지도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자들이 어찌하여 윤리강상을 무너뜨리는 언행을 일삼으며 철 지난 역사인식으로 국민들을 선동할 드는가? 당사자들의 맹성을 거듭 촉구한다.


◇ 김성진 교수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 석•박사(문학박사)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
⊙2018년 부산시교육감 범보수단일후보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공동대표
⊙ 1984년 부산 금성고 교사로 시작으로 부산여상, 덕문여고 교사를 거쳐 1992년부터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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