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경기초등학교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김종일 경기초등학교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이후로 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후 사회는 미래학자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와 같이 디지털화가 사회 곳곳에 퍼져 가속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미래 교육”이라는 낱말로 학교 현장의 변화를 요구하였지만 앨빈 토플러가 2007년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직업을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지적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만든 2015년 개정교육과정은 교실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었다. 이런 중에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팬데믹으로 몰고 갔고 대면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한국 교육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비대면 수업은 디지털 활용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활용은 미래 교육의 핵심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기의 사회는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AI, IoT, 로봇기술, 자율주행, 드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회다. 학교는 이런 디지털 기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양한 학습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제작하여 학생들이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드디어 디지털 기반의 미래 교육으로 한 발짝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부는 교내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디지털 기기를 보급을 지원하였다. 학교도 비대면 수업을 위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기 위해 교사들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칠판과 TV, 교과서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교사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미래 교육이라고 할 만한 활동이 수업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을까?

교육부는 비대면 화상 수업을 할 수 있는 표준 플랫폼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학교에는 계획 없이 구매한 디지털 기기가 쌓여가며 EBS 콘텐츠는 유튜브를 따라가기에는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다. 그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데도 학교는 교실은 왜 변화하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본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라는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미래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최첨단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하더라고 그것을 운영할 교사의 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종일 EBS 강좌만을 보라고 하는 수업, 유튜브 주소를 알려주고 각자 알아서 시청하라는 수업,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지만 교과서를 읽고 교사의 설명만 이어지는 수업 등 비대면이라는 것과 컴퓨터와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만 이용하는 것 이외에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학부모들의 푸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물론 모든 교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미래 교육에 대한 학교와 교사의 도전이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의 시간에서 학생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키게 하기 위한 도전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도전은 첫째, 디지털 기기와 플랫폼을 활용하여 무엇을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이다.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고, 영상을 보는 용도에서 벗어나 학습자들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사고와 표현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원주민인 학생들에게는 기회만 주면 된다. 둘째, 계획한 방향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는 많은 자율권이 보장되어 있다. 실천할 수 있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는 것이다. 해보아야 경험이 쌓이고 새로운 방법이 찾아지는 것이다. 셋째,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일이다. 모르고 어려운 일은 당연히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알려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배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열어놓은 미래 교육의 문을 열고 나가 우리의 길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종일 소장은?


경기초등학교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과학이야기(북랩), 전 대안학교 융합인재혁신학교 교장, NLP(신경언어프로그래밍)마스터 프랙티셔너,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영재교육, 융합교육, 뇌교육, 과학교육, 발명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오늘 공부가 내일 쓸모가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즐겁게 하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