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합격·불합격자 47명 잘못 공고"...
교육계 "사상 초유 사태, 국가고시 신뢰도 추락…조희연 엄중 책임져야"
작년에도 같은 사건 발생...이번엔 '일선 실무자 문책' 깃털만 날려선 안 돼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이 14일 행정상 실수로2021년도 9급 지방공무원 신규임용시험 필기시험 응시생 합격·불합격자 47명을 잘못 공고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5일 치러진 지방공무원 공개(경력)경쟁임용시험 필기시험 합격자 573명의 명단을 전날 해당 홈페이지에 발표했지만, 이후 교육행정직렬과 사서직렬에서 합격자 명단 오류가 발생한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필기시험에서 제외돼야 하는 결시자 답안이 담당자의 실수로 포함 처리돼, 그 과목의 평균점이 낮아지고 조정점수가 높아지는 변동이 발생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음날 서울시교육청은 합격자명단을 다시 선정했으며, 이에 20명은 불합격으로 처리하고, 또 다른 27명은 추가 합격으로 정정했다.

이번에 불합격으로 바뀐 응시자는 교육행정직렬 18명과 사서직렬 2명이다. 추가 합격 처리된 27명은 모두 교육행정직렬에서 나왔다.

서울시 교육청은 15일 해당 홈페이지에 관련 사과문을 게시하고, "앞서 14일 공고 한 응시자들의 점수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결시자가 포함되어 선택 과목 조정점수 산정에 오류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재처리 결과 기존 공고된 합격자 중 교육행정직렬과 사서직렬의 합격자가 변경된 사항을 확인하고 해당 응시자에게 정중한 사과와 함께 변경 사실을 안내했다" 면서 "이번 일로 응시자와 관계자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며, 무엇보다 합격이 뒤바뀌어 허탈감을 느끼고 계실 응시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연합뉴스

"국가시험 사상 초유의 사태"...조 교육감의 공수처 수사로 해이해진 공직기강 어쩌나

이 같은 사태는 조 교육감의 행정 업무 능력 부재라는 '조 교육감 책임론'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임기를 1년도 채 안 남겨둔 조 교육감이 앞서 해직 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로 수사 대상이 됨에 따라, 공직 기강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일각에선 조 교육감의 '아마추어 행정'의 민낯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재임 내내 좌편향 급진 포퓰리즘 미래 교육을 내세운 조 교육감이 정작 교육행정 최고 수장으로서 본연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자료 캡쳐.
사진 서울시교육청 자료 캡쳐.

교육청 관계자는 15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사태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한다. 이번 일은 필기시험에서 제외돼야 하는 결시자 답안이 담당자의 실수로 포함 처리돼 평균점이 낮아지는 등 조정점수에 변동이 생기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교육행정직렬, 사서직렬 같은 지방 공무원 필기시험 2차 과목은 총6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해 치루는데, 이에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균점과 표준편차를 반영한 조정점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점수 산출에 오류가 나며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꼈다"는 것이다. 

한편,이와 유사한 사례는 앞서 작년 12월에도 발생했다.

당시 국공립 중등임용 (체육과목) 채용 시험에서 1차 합격자가 번복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1차 시험합격자 명단에 들었던 응시생 7명은 10시간 만에 취소 통보를 받음으로, 이른바 천국에서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맛봐야 했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자들의 점수가 뒤늦게 반영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변명한 바 있다.

아울러 10시간 만에 운명이 바뀐, 탈락 통보자는 "절차적으로 실수를 한 것은 교육청, 교육부인데 책임을 온전히 수험생에게 떠넘기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가"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캡쳐.
사진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캡쳐.

서울시교육청은 과목 과락자 등으로 애초 합격 처리된 자를 불합격으로 정정하고 양성평등과 동점자 등을 추가 합격 처리함으로 해당 사태를 조속히 정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대한 국가 공무원 합격자 발표가 반년 새 두 차례나 번복되는 등 잘못된 행정 기강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했다는 책임론으로부터 서울시교육청은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조직의 몸통인 조 교육감 역시 해당 사태에 또다시 발을 뺀 채 '일선 실무자 문책'의 깃털 날리기 대처로 선긋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당사자 및 시민에게 조속히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