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교수 칼럼] "법치주의 회복이 체제수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김성진 교수 칼럼] "법치주의 회복이 체제수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 황윤서 기자
  • 승인 2021.07.17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령과 조례, 대통령의 의중이 헌법을 짓밟아서야"

"대법원과 중앙선관위가 앞장서 법치를 파괴하다니"

"피의자와 피고인이 잇달아 임명되는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김성진 부산대(전 인문대학장, 현 정교모 공동대표)교수.
김성진 부산대(전 인문대학장, 현 정교모 공동대표)교수.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 

2021717일은 제헌절 73주년이다. 제헌절은 헌법을 공포한 날이니, 곧 대한민국의 기틀이 세워지게 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제헌의회의 첫 회의가 열린 것은 531일이었다. 본래 국회의원의 정수는 200명이었지만, 4.3사태로 인해 제주 1,2선거구의 선거가 무효화됨에 따라 제헌국회는 198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었다.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이었지만, 제헌국회는 헌법제정 등 특수한 과업 수행을 위해 구성된 의회였기에 2년 임기로 제한되었다. 1950530일 제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어, 2대국회는 1950619일에 개원하였다. 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일주일이 채 안되어 6.25동란이 발생한 셈이다. 제주4.3사태로 인해 초대 국회부터 2명의 결원이 있었고 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6.5동란이 발생하였으니, 좌익세력은 건국 당시는 물론 73년의 헌정사상 내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법령과 조례, 대통령의 의중이 헌법을 짓밟아서야

헌법의 헌()전범이며 본보기란 뜻이니, 헌법은 모든 법령의 기준이다. 헌법은 국가통치체제의 기초를 이루며, 영토의 범위와 국민의 자격요건, 국민의 기본적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하는 국가의 최상위 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러기에 헌법상의 기구로 헌법재판소를 두어 그 법령이 헌법정신에 합치되는지를 심판하게 한 것이다.

굳이 유교에서 말하는 정명사상을 들지 않더라도, 헌법기관들이 각각 헌법에 정해진 역할과 기능, 설치목적을 충실히 지키기만 하면 우리 사회의 민생복리와 정의는 절로 실현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부터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을 넘어 통치행위라는 이름하에 자의적인 권력행사를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오죽하면 헌법상 기관인 감사원장이 헌법에 정해진 임기 도중에 사임한 뒤 대통령도 헌법 아래라 하면서, “그동안의 통치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밖에서 행사된 경우가 많다.”고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판하겠는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헌법에 규정된 제청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않았고, 국가의 정책 수립이나 집행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선 인사 개입도 많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는 아마도 대선공약이라는 미명하에 월성원전을 조기폐쇄하고 또 산자부공무원들이 야밤에 사무실에 잠입하여 불법적으로 관련화일들을 삭제했던 사건을 지적한 것인 듯하다. 그리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말한 권한을 넘어선 인사개입이란 청와대에서 김오수검찰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임명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가한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여겨진다.

집권세력에서는 임기도중 사퇴하고 대선전에 뛰어든 윤석렬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줄곧 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그들이 도중하차 하도록 한 것은 다름 아닌 청와대와 집권여당이다. 집권세력이 그들에게 자진 사퇴를 강요한 발언의 리스트만 모아도 책자 한 권은 족히 될 터이니, 그 전후사정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가 법령과 조례로써 제한되고, 집회결사의 자유 역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쇠사슬로 묶인다. 그야말로 법령과 조례, 대통령의 자의적 통치가 헌법을 올라타고 있는 형국이다. 일종의 법률적 하극상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4.19 당시 이승만대통령에게 가한 국민적 저항의 이유와 2016년의 탄핵정국에서 탄핵소추의 이유로 거론된 잣대로 문재인대통령과 그 수하에게 들이댄다면, 집권세력의 수뇌부 어느 누가 그 단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사법부와 중앙선관위가 앞장서 법치를 파괴하다니

법이란 무엇인가? 이란 한자가 법과 법치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다()’라는 두 개의 뜻이 합쳐져 이루어진 글자이다. 법이란 물처럼 흘러가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평(水平)이라는 말로도 알 수 있듯, 물은 늘 옆으로 고르다. 물이 평상시의 평평함을 잃고 거센 파도가 되거나 홍수 때의 황하처럼 서서 밀려오는듯한 형세가 되면 그야말로 재앙이 된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할 물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것 또한 재앙이다. 민심이 물이 선 채로 밀려오듯 쓰나미처럼 해안을 덮치고, 밑에서 위로 차오른다면, 이것이 곧 정변이나 혁명이 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헌정 체제는 삼권분립과 헌법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독립은 물론, 검찰청과 감사원, 그리고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의 독립 역시 긴요하다. 언론의 자유 역시 헌법기관의 독립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현 정국하에서 사법부,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감사원과 검찰청 등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듯하다. 언론의 자유 역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은 여론조사를 여론조작으로 읽고, 정부의 각 부처가 내놓는 통계수치조차 믿으려 하지 않는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신의가 없으면 국가도 사회도 가정도 결코 설 수 없다. 그런데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정부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사법부는 진실과 거짓을 가려 거짓과 잘못을 저지른 쪽을 심판하는 곳이다. 그런데 사법부의 수장이 입만 열면 거짓말’ ‘거짓말의 명수라는 달갑지 않은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 사상 첫 법관탄핵 심판의 대상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대법원장과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녹취를 통해 대법원장의 거짓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4.15총선과 단심제인 대법원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선거소송이 무려 120여개이다. 하지만 이들 선거소송은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기한인 6개월을 넘기고 이제 14개월이 지났는데도, 거의 대부분 재판기일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628에야 인천 연수구 한 곳에서만 겨우 선고도 아닌 재검표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인천 연수구의 재검표 현장에서는 부정선거와 관련된 명백한 증거들조차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해당 선관위에서는 개표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투표지의 영상조차 원본을 일괄 삭제했다면서 사본만을 제출한 모양이다. 투표지 영상화일은 현재 보관되어 있는 투표지의 무결성 확인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인데도, 원본을 삭제하고 사본을 제출한 것은 명백한 범죄은폐 행위이다. 이러한 범죄적 은폐행위가 법정에서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경악스럽다.

증거보전된 투표함에서는 온갖 형태의 부정투표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도 이러한 부정투표지들에 대한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대법관이 진행하는 선거소송에서 말이다. 도대체 이 나라에 법치가 지켜지고 있는가? 투개표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혹이 제기된다면, 그 의혹을 해소되고 규명하는 것이 중앙선관위와 대법원의 헌법적 의무이다. 그런데 중앙선관위와 대법원에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피의자와 피고인이 잇달아 임명되는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더욱 기가 막히는 사실은 현 정부하에서 법무부장관이 잇달아 피의자나 피고인으로 임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은 젊은 시절의 사노맹사건은 차치하고라도 자녀의 가짜표창장과 허위인턴증명서와 연루된 의혹으로 취임한 지 몇 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그런데도 오불관언이라는 듯,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으로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억울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수십번의 거짓말을 늘어 놓다 이를 지적하는 국회에서조차 거짓말한 적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였다. 그 아들의 탈영 의혹은 자신이 임명한 검찰에 의해 뭉개진 후 여전히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고있는 중이다. 구치소의 주무 장관으로서 천여명이 넘는 서울동부구치소의 확진자 발생에 대해서도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추미애 전 장관은 범죄자의 제보에 기대어 검언유착이라는 이름을 달아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한동훈검사장에게는 좌천과 수사권박탈의 인사폭거를 자행했다. 반면에 한검사장에게 독직폭행을 가한 정진웅부장검사는 승진발령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제헌절을 하루 앞두고 이른바 검언유착의 당사자 중의 한 사람인 이동재 전 기자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른바 채널A사건검언유착이 아니라, 애초부터 권언유착이었던 것이다. 이쯤 되면 직권남용 정도가 아니라, 국정농단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추미애 전 장관이 이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조국과 추미애에 이어 법무부장관이 된 박범계 장관은 폭행죄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 신분이다.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은 만취한 상태로 택시운전사를 폭행한 죄로 역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망나니 칼 춤추듯 제멋대로 검찰조직에 대한 인사권을 휘두른 것은 추미애나 박범계나 오십보 백보였다. 박범계 장관은 김학의 불법출금사건에 수사외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그뿐 아니라, ‘김학의 불법출금사건을 공익신고한 검사에게 보복성 좌천 인사를 했다.

조국, 추미애, 박범계로 이어지는 이들 법무부장관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검찰개혁을 말해 왔다. 하지만 이들의 행태는 법치의 파괴이고, ‘검찰개혁이란 완장을 찬 모택동 문혁시대 홍위병의 폭거 바로 그것이었다. 울산시장선거 불법개입 사건의 재판은 오리무중이고, 월성원전 조기폐쇄와 관련된 불법행위에 대한 재판 역시 그러하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과 연루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관련된 재판은 김지사의 임기가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최종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의 대리신검의혹과 관련된 재판은 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제헌절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법치의 파괴와 헌정질서의 위기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참으로 비극적이다. 더구나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의 공명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제헌의회 정원 200명을 다 채우지 못하게 했던 제주4.3사태의 비극을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제헌의회 구성을 위해 유엔임시위원회의 감시하에 총선을 치르던 해방 직후처럼, 이제 다시 제2의 건국이 이루어져야만 우리가 처해있는 이 난맥상이 바로잡힐 듯하다.

 


◇ 김성진 교수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 석•박사(문학박사)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
⊙2018년 부산시교육감 범보수단일후보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공동대표
⊙ 1984년 부산 금성고 교사로 시작으로 부산여상, 덕문여고 교사를 거쳐 1992년부터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황윤서 기자  tgreenkk@naver.com

<저작권자 © 에듀인뉴스(Eduin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