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⑤] (5) 다시 찾아온 기회
[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⑤] (5) 다시 찾아온 기회
  • 장도영 기자
  • 승인 2021.08.13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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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것만 같은 우리의 현 상황들, “갇혀있는 기분을 느껴 많이 답답해요”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처럼 들리곤 한다. 그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세계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때로 우린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해외를 동경하기도 하는데 아마 반복되는 하루들에 지쳐 더욱 그런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세계 속 이야기’라는 주제로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장도영 기자로부터 여행을 통한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2015.02. 고산병과 저체온증으로 하산하면서 누나들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사진=장도영)
2015.02. 고산병과 저체온증으로 하산하면서 누나들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사진=장도영)

고산병이 찾아왔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고도보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그것이 최대한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빠상과 함께 하산을 했는데 내려가는 내내 누나들 생각밖에 들지가 않았다.

‘제발 몸이 회복돼서 다시 등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간절하게 빌고 빌었다. 확실히 내려가는 것이 올라가는 것보다 발길이 가벼웠고 4000m에서 3000m 낮은 곳으로 가다 보니 숨 쉬는 것도 수월했다. 왠지 모르게 조금씩 상태가 호전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4시간 정도 걸었을까 3000m 중간쯤 되는 곳에서 롯지(산장)를 들어가 본격적인 휴식 취하기에 돌입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쉼은 잠을 자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인데 히말라야에선 최대한 머리를 사용하거나 눕지 않는 것이 좋다. 피가 머리로 향하거나 가만히 있다 보면 고산병이 찾아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다.

짐을 풀고 앉아 따듯한 차를 자주 마셨고 언어가 통하지 않기에 보디랭귀지를 활용해 빠상과 대화를 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가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줄었고 아무리 껴입어도 추위가 느껴졌던 상태도 거의 없어졌다. ‘이거 잘하면 내일 다시 등반할 수 있겠는데?’

아프고 나서부터는 토가 계속 나오다 보니 입에 음식을 거의 대지도 못하다가 그날 저녁 정말 오랜만에 밥을 맛있게 먹었다. 징조가 좋았다.

 

2015.02. 하산 후 컨디션을 회복했고 다음날 다시 등반하면서 찍은 사진. 감사했고 행복했다. (사진=장도영)
2015.02. 하산 후 컨디션을 회복했고 다음날 다시 등반하면서 찍은 사진. 감사했고 행복했다. (사진=장도영)

다시 시작


잠을 오래 자면 고산지대에서는 좋지 않다고 해 보통 취침을 최대한 늦게 했는데 그날은 빨리 잠자리에 들었다. 몸이 많이 회복된 것을 느끼기도 했고 누나들과 약속시간을 맞추려면 새벽부터 등반을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다음날 일찍 눈을 떴는데 정신이 맑았고 개운했다. 좋은 기분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빠상을 불렀다. 나를 보더니 어눌한 영어로 “Look so good"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핸드폰으로 확인하니 현지시각 새벽 5시 40분이었고 나와 빠상은 어두운 돌길을 헤드랜턴에만 의지해 천천히 올라갔다. 그때 들렸던 흐르는 물소리,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야크(소)들과 조랑말들, 달빛이 비쳐주는 설산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난 포기하지 않았고 극복해내고 있어’라는 말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고 나는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한 2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며칠 전 올라왔던 길인데도 다시 보니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풍경과 마주했다. 빠상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고 누나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렜다.

조금씩 나는 정상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2015.02. 다시 만난 누나들과 함께. 이젠 정상으로 향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장도영)
2015.02. 다시 만난 누나들과 함께. 이젠 정상으로 향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장도영)

이제는 정상을 향해


점심쯤에 누나들과 약속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원래 만나기로 했던 시간보다 딜레이가 된 상태였다. 롯지 주인에게 한국인 여자 2명을 혹시 봤냐고 물었더니 한 1시간 정도 전에 출발했다고..

방법은 하나뿐이었는데 나와 빠상이 조금 더 속도를 내서 누나들과 길루를 따라잡는 방법, 우리가 원래 등반을 하던 속도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2시간 정도 더 올라가니 딩보체(4410m)에 도착을 했는데 어느 롯지 테이블에 누나들이 보였다. 너무 기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누나들!!!’이라며 소리쳤다. 떨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참.

누나들이 나를 보곤 놀라더니 “도영아. 약속시간에 도착을 안 해서 우린 네가 아예 입구 쪽으로 내려간 줄 알았어. 다시 보니 너무 좋다. 아픈 곳은 괜찮니?”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며 꼭 누나들과 함께 등반을 성공하고 싶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내가 합류하니 분위기는 자연스레 좋아졌고 우리 셋은 이제 마지막 관문인 정상을 향할 일만 남겨두고 있었다.

당시 많은 감정이 느껴졌는데,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다는 성취감, 길루와 빠상 그리고 누나들과 정상을 함께 향할 수 있다는 감사함, 아픈 상태에서 회복이 돼서 그런지 다시 태어난 것만 같은 상쾌함’까지 긍정적인 요소들이 마구 쏟아졌다.

아직도 그때의 벅참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여행과 관련된 사진, 영상이 궁금하다면』 ▶Instagram: @_dywhy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ehdud13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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