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⑥] (6) 내 두 발로, 히말라야 정상에
[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⑥] (6) 내 두 발로, 히말라야 정상에
  • 장도영 기자
  • 승인 2021.08.17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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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것만 같은 우리의 현 상황들, “갇혀있는 기분을 느껴 많이 답답해요”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처럼 들리곤 한다. 그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세계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때로 우린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해외를 동경하기도 하는데 아마 반복되는 하루들에 지쳐 더욱 그런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세계 속 이야기’라는 주제로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장도영 기자로부터 여행을 통한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2015.02. 정상에 올라가기 전 들뜬 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장도영)
2015.02. 정상에 올라가기 전 들뜬 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장도영)

누나들을 다시 만난 후엔 우리 세 명 모두 큰 문제없이 일정대로 등반을 이어갔다. 정상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고락셉(5140m)’에 도착했을 때 ‘아 이제 진짜 정상이 코앞이구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5000m를 넘었을 땐 최대한 그 고도에 있는 시간을 단축해야 고산병을 피해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우린 이틀로 나눈 정상(E.B.C[5360m], 칼라파타르[5550m])으로 향하는 일정을 좀 무리를 해서라도 하루에 다 끝내기로 정했다.

전날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잠에 들었고 당일 일찍 올라가야 두 곳을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 새벽 5시 30분, 우리는 장비를 챙겨 출발했고 매서운 추위와 눈앞을 가리는 눈보라를 참아가며 조금씩 최종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초새벽이었기 때문에 헤드랜턴에 의지했는데 가는 경사도 높고 잘 보이지 않아 그동안의 등반을 통틀어서 가장 힘들었다. 발가락은 얼었는지 감각이 없어졌고 장갑을 여러 개 꼈음에도 손가락은 쓰라릴 정도로 추웠다.

그래도 “더 이상 후퇴는 없다, 오로지 앞만 보고 가자”

 

2015.02. 내 두 발로 정상(E.B.C(5360m)[위]와 칼라파타르(5550m)[아래])에 올라서다니, 감격 그 자체였다. (사진=장도영)
2015.02. 내 두 발로 정상(E.B.C(5360m)[위]와 칼라파타르(5550m)[아래])에 올라서다니, 감격 그 자체였다. (사진=장도영)

감동의 순간 


가는 도중 어느 곳을 먼저 들릴지 얘기를 하다 우리는 E.B.C(이하 모두 5360m)를 가기로 했다. 칼라파타르(이하 모두 5550m)보다 길이 수월했고 조금 더 낮은 고도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 섰으니.

날이 조금씩 밝기 시작했고 햇빛이 설산을 서서히 비춰주는데 어찌나 아름답던지.. ‘훗날 세상을 떠나기 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뻤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지친 탓에 별말 없이 묵묵히 걷고 있던 우리에게 길루가 “We're almost there”이라고 말했다.

앞사람 발만 보고 걷다가 그 말을 듣고 앞을 쳐다봤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고대하던 첫 정상이 눈앞에 보였다. 그때부터 갑자기 다시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었다. 조금 더 지나 드디어 E.B.C에 도착했다. 누나들과 서로 마주 보며 울컥하는 감정을 공유했다.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는 다양한 국가의 국기, 그리고 깃발과 천들이 많았고 주위엔 신비로운 풍경이 보였다. ‘아, 내가 진짜 왔구나 정상에..’ 기념사진을 찍고 각자 10분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고요했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칼라파타르로 향했는데 이른 시간부터 등반을 해서 그런지 몸이 많이 지쳤고 하체도 풀린 것 마냥 힘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길루와 빠상, 누나들과 서로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불어넣어주며 다시 힘을 내 올라갔다.

마지막 30분 정도 경사가 정말 가팔랐는데 한 발 한 발 내딛는 게 너무 힘든 코스였다. 그저 이 악물고 정신력으로 버텼다. ‘내가 또 언제 이곳에 올 수 있을까?’라는 간절함의 힘이 나를 그리고 우리를 이끌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게 두 발로 칼라파타르에도 올라섰고 그때 바로 주저앉아 한없이 먼 곳을 쳐다봤던 것 같다. 몸에 남아있는 힘이 없었다. 사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엄청 큰 감동이 몰려오거나 인생이 바뀔만한 깨달음을 얻진 않았던 듯하다.

다만, ‘내가 그동안 좁은 세상에 갇혀있었구나, 자연 앞에서는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구나,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과 상황을 극복해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 바라봤던 아름다운 풍경, 고요한 분위기, 감동의 눈물, 했던 수많은 생각들이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겠지. 고마워 히말라야야.

 

2015.02. 정상에서 마주한 풍경들, 경이로웠고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장도영)
2015.02. 정상에서 마주한 풍경들, 경이로웠고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장도영)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현실이지?


등반 초반에서부터 중반 지점까지는 ‘생각했던 히말라야와 조금은 다른 모습인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는 역시. 높은 고도로 올라갈수록 상상하던 그림이 실제로 펼쳐졌고 정상에서 바라본 것들의 모습은 마치 현실성이 없다고 해야 하나..

올라갈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산을 하면서 날도 밝아 하나둘씩 나타나며 아름다움을 뽐냈고, 우리는 행복한 마음으로 안전하게 감상하면서 내려갔다. 정신과 육체적으로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크게 힘들진 않았다.

누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아마 우리 모두 각자 등반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거라고 ‘함께여서 가능했다’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실 히말라야에 오기 전까지는 가끔 ‘인생은 혼자 사는 거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등반 후 세상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되는 거구나,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히말라야는 여러모로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금은 방향성을 알려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행과 관련된 사진, 영상이 궁금하다면』 ▶Instagram: @_dywhy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ehdud94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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