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耽 溺
*즐길 탐(耳-10, 2급) 
*빠질 닉(水-13, 2급)

 

영어 ‘indulge in liquor and sex’는 ‘주색에 탐닉하다’는 뜻임을 알려주어도 ‘탐닉’이 무슨 뜻인지 모르면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오늘은 ‘耽溺’이란 한자어의 형태소를 분석해 보자. 한자어를 많이 알아야 영어 번역을 잘 할 수 있다. 

자는 귀가 커서 축 ‘처짐’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귀 이’(耳)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冘(머뭇거릴 유)가 발음요소임은 眈(노려볼 탐)도 마찬가지다. 후에 ‘빠지다’(be immersed in) ‘즐기다’(take pleasure in)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자가 원래는 중국의 한 ‘강’(river)을 이름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었는데, ‘(물에) 빠지다’(be drowned) ‘잠기다’(soak in)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물 수’(水)가 의미요소이고, 弱(약할 약)이 발음요소임은 愵(근심할 닉)도 마찬가지다. 

耽溺은 ‘어떤 일을 지나치게 즐겨서[耽] 거기에 빠짐[溺]’을 이른다. 즐기자면 좋아해야 하고, 좋아하자면 알아야 한다. ‘논어’ 옹야편 제18장에서 공자님은 이러한 이치를 반대로 역설하였다. 앎이 첫 단계임을 강조한 셈이다. 모르면 즐길 수 없다.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 ‘論語’.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