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음대, 피아노 지정곡 사전 유출돼

"32분 음표로 시작되는 리스트 곡"...94년 이후, 대입 지정곡 사례 없어, 변별도 커

'멘붕' 빠진 수험생들의 외침 "이럴 땐...김연경 선수의 식빵!!!" 격앙 반응 보여

연세대 측, "실기곡 교체,유출 경로 등 진상조사 파악"

리스트 피아노 곡 중 32분 음표로 시작되는 소수 사례 악보. F.Liszt(리스트) - Paganini Etude No. 4 사진 네이버 블로그 캡처
리스트 피아노 곡 중 32분 음표로 시작되는 소수 사례 악보. F.Liszt(리스트) - Paganini Etude No. 4 사진 네이버 블로그 캡처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연세대학교 음대 입학시험에 출제될 피아노 실기곡의 이름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해당 사태는 정시모집 요강을 공개한지 하루 만에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세대 음대 홈페이지 캡처.
사진 연세대 음대 홈페이지 캡처.

연세대는 2일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어제(1일) 2022학년도 정시모집 요강을 통해 안내한 ‘음악대학 피아노과 예심 실기곡 1번’에 대한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돼 피아노과 전체 실기곡을 교체했다”고 공지했다. 

앞서 먼저 공개된 연세대 정시모집 음대 피아노과 예심 실기곡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파가니니 연습곡 등 3곡이 범위로 제시됐었지만, 유출 의혹 실기곡 프란츠 리스트의 ‘파가니니 에튀드 4번’ 은 모슈코프스키의 ‘에튀드 op.72 6번’이 실기곡으로 변경된 상태다.

연세대는 “피아노과 실기곡 유출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사안을 엄중히 여겨 해당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시 실기곡이 학교 공지 이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 발원지는 음대 준비생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한 온라인 카페였다.

그제 오픈채팅방에서 논란의 발언을 한 A 씨는 “장난으로 한 말이다. '인맥’으로 알게 됐다.사실은 거짓말이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실제 그의 말대로 당일 실기 곡명은 리스트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연습곡 4번’이 포함돼 수험생들에게 큰 공분을 샀다.

A 씨가 당일 실기곡으로 적중시킨 이 곡은 특히나 첫음이 32분음표로 시작되는 리스트 피아노곡 중에서도 극소수의 사례에 해당돼, 실기곡을 준비하던 다수 수험생들이 차마 그 중요도에서 간과했던 터라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논란의 발단이 된 한 온라인 음대 입시까페. 사진 까페 캡처  ⓒ 에듀인뉴스
논란의 발단이 된 한 온라인 음대 입시까페. 사진 까페 캡처 ⓒ 에듀인뉴스

'멘붕' 빠진 수험생들의 외침 "이럴 땐...김연경 선수의 식빵!!!" 


온라인 까페 속 수험생들은 이른바 '멘붕(멘탈이 무너짐)' 상태에 빠진 듯 했다. 이들은 대체로 해당 사태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소름 돋는다. 그 특수한 곡이 나온다는 걸 미리 알고 1년 내내 그 곡만 연습했다면 수석합격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꼬집었고, 또 다른 수험생은 "이럴 땐...김연경 선수(배구 선수)의 식빵(김연경이 습관적으로 즐겨 쓰는 욕설)!!!"을 외치며 분노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세대는 이날 음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연세대 입시 관계자는 “피아노과 실기곡 유출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실기곡 변경이란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사안을 엄중히 여겨 해당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