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의식과 좌표 잃고 방황하는 대학생들...교육계,대면수업 재개 촉구
목표의식과 좌표 잃고 방황하는 대학생들...교육계,대면수업 재개 촉구
  • 황윤서 기자
  • 승인 2021.09.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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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 집중도,효과 극히 떨어져...전면 대면수업 적극 검토 요구

결속력 풀린 비대면 수업... 빈익빈부익부 현상 초래

녹화강의만 틀어놓고 반수·알바…"이대로면 대학교육 틀 무너져"

전문대 학생들, "이른 취업 목표로 진학했지만..실습도 못하고 곧 졸업"..."우리가 마루타냐",'코로나 학번들' 자조 섞인 한탄도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회원들이 사법부에 비대면 수업 대학 등록금 반환 판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회원들이 사법부에 비대면 수업 대학 등록금 반환 판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방역지침을 이어감에 따라 지속된 대학가 비대면 강의가 사실상 "거의 효과 없다"는 대학가의 비판이 새어 나온다.

올 2학기 역시 대학가 대면수업에 대한 기대가 무산되면서, 이대로 비대면 수업이 계속 반복된다면 대학 교육의 틀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다는 각성의 목소리로 해석된다.

대학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2년째 이어지고 있어 대학 전공 공부의 열기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는 자조로 얼룩진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부터 현행 고3을 시작으로 초·중·고교 등교 확대 기조를 발표했지만, 대학의 등교 확대 사안은 각 대학 자율 재량으로 맡겼다. 하지만 '책임이 수반되는' 이같은 자율 재량 권고 지시는 사실상 무의미했다. 책임으로부터 눈치를 보던 각 대학은 섣불리 등교 확대를 결정하지 못했고, 이에 대학생들은 2년간 등교 없는 대학생활을 맞이해야 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자동녹화강의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 교수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
지난 8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자동녹화강의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 교수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

전문대 학생들, "이른 취업 목표로 진학했지만..실습도 못하고 곧 졸업"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는 학생들 발길이 끊겨 건물 내부 모습은 한산했다. 여전히 현재 일부 대학 소규모 수업, 실험·실습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에선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른 취업을 목표로 대학에 들어왔지만, 비대면 강의로 인해 제대로 된 현장실습을 하지 못하고 2년 만에 학교를 졸업하게 된 전문대생들의 경우 상실감은 더욱 컸다.

서울시 소재 2년제 전문대 졸업반인 A 씨는 "대학 입학 이후,거의 3학기는 학교에 몇 번 나가 보지도 못하고 실습 역시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라며 "여기는 대다수가 집안 사정상, 또래 보다 이른 취업을 하겠다고 왔는데, 실제 취업에 도움될 학습을 배운 것이 거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젼혀 안 된 탓에 올해 현장실습을 받아주는 기업체 마저 드물어 상당히 허무한 심경"이라고 좌절감을 토로했다.

4년제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소재 올해 2학년에 재학 중인 B씨는, "우리 20학번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다른 학번들과 마찬가지로 '마루타(희생된 실험대상을 의미)' 학번으로 불린다"면서 "우린 그간 꿈꿔온 새내기 캠퍼스 로망을 타의에 의해 강제로 포기당한 채 2학년이 됐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9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부산대학교 교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번 주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하향했지만, 이 학교는 중간고사 때까지 전공실험실습을 제외하고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사진=연합
9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부산대학교 교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번 주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하향했지만, 이 학교는 중간고사 때까지 전공실험실습을 제외하고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다.사진=연합

결속력 풀린 비대면 수업... '절반은 찬성,절반은 반대' 여전히 엇갈린 평가


일각에선 장기화된 이같은 대학가 비대면 수업이 학생 간 실력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주장 및 비대면 수업 기조 유지 또는 철회 촉구를 요구하는 입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

학업성취 양극화 사안을 꺼내든 이들은, 과거 전통 대면수업 시절에는 교수님 및 친구들과의 애정적 결속력과 같은 유대감이 통제력으로 작용한 덕에 최소한의 평균 학력이 유지됐지만, 비대면 수업 이후 일명 '하는 학생은 하고, 안 하는 학생들은 아예 안 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 격차가 커졌다는 문제를 언급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수업은, 녹화 영상을 반복해 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이를 반복해 숙지하려는 학습 태세가 준비되지 않을 경우, 아무 효과도 얻지 못해 학생 간 수업 이해도에 차이는 물론 성과도 크게 벌어진다는 특성도 공존한다. 이에, 학습의지가 있는 자와 아닌 자의 학업성취는 극과 극을 달리는 실정이다.

대학가 대면수업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되, 실시간이 아닌 녹화 영상본으로도 제공된다. 애초에 학습동기 여부가 학습성공의 관건이지만, 시•공간 구애 및 구속력이 없는 탓에 학업성취 양극화 양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오전 비대면 강의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문화관이 한산하다.  사진=연합
3일 오전 비대면 강의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문화관이 한산하다. 사진=연합

비대면 수업은 특성상, 수업 준비 부담이 적어 이 틈을 이용해 반수 및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에 힘을 쏟는 등 이른바 '멀티플레이'를 펼치는 신입생들이 등장하는 신(新) 문화도 낳았다.

비대면 수업 찬성 입장에 서 있는 현재 대학 3학년생인 D씨는 새학기 비대면 강의 계획에 있어, 줌이 아닌 녹화 영상으로 이뤄지는 수업만 골라 담았다.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기 위해서였다. D씨는 수업 영상을 틀어놓기만 하고 정작 수업내용은 듣지 않았다. 그 결과 D씨의 지난 기말고사 시험결과는 참담했지만 크게 게의치 않았다.

D씨 외의 또 다른 학생들 역시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 대학생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에는 "대면수업 보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에 동의한 학생들의 댓글로 가득했다.

반면, 댓글을 단 다른 학생들 중 절반가량은 비대면 수업에 한계를 느낀다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이제 대면수업을 시작하도록 학교가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학교 생활에서 선후배, 친구, 교수님과의 관계에 대한 갈증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나는 19학번, 내 동생은 21학번 인데, 끝이 보이지 않는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새내기 캠퍼스 로망도 누리지 못한 채 곧 졸업당하게 생겼다"고 한탄하는 등 비대면 수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찬반 의견은 이처럼 첨예하게 엇갈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중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에서는 모두 단과대, 학과에 책임을 물으니 어느 교수가 쉽게 대면 수업을 시작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특히 한 과목을 듣고자 장거리를 통학하라고 하면 학생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으니 전면으로 대면수업을 한다는 학교 방침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 교수는 "대학은 단지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는 곳만이 아니다"며 "이대로 비대면 수업이 더 이어지면 대학 교육의 틀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회원들이 사법부에 비대면 수업 대학 등록금 반환 판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 회원들이 사법부에 비대면 수업 대학 등록금 반환 판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목표의식과 좌표 잃고 방황하는 대학생들...대면수업 재개 시급


교육계 일각에선 수요자인 학생들의 학습요구와 학습 공백 축소를 위해 대면 수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7일 에듀인뉴스와의 통화에 응한 서울시 소재 대학 C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급변한 교육환경은 생각보다 많은 병폐를 낳고 있다"면서 "실습 중심이면서 이것이 이뤄지지 못하는 전문대는 물론, 대학 전반에서 상당수가 비대면 수업 강요에 의해 애당초 가진 목표의식과 좌표를 잃고 방황하거나, 박탈감을 크게 호소하는 사례가 현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C 교수는 또, "고등적 사고력은 말할 것도 없고, 기본 학력 역시 크게 무너지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제출한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A 교수는 "그 시험지 답안을 보면서, 학생들의 사고나 학력 수준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에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대면 수업이란 게 단지 학습을 하는 데 그친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교육계 한 전문가는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이 학교 수업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수업 집중도나 교수와의 상호작용 등에 큰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대학의 대면수업 재개가 시급하다는 데 학생 및 교수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고 대면수업을 이같이 촉구했다.

황윤서 기자  tgreen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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