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고교진학전략 '특성화고등학교'

이견호 광명경영회계고등학교 교장

과거 전문계 고등학교라고 불리던 시절에는 전문대학 중심으로 전문계고 특별전형이라는 제도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전문계 고 특별전형은 대부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지 않고 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로, 당시에는 학업 성적 은 다소 부족하지만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대학 진학 경로로 전문계고가 존재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 대학 졸업자들도 선호 하는 우수 기업체의 고졸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우 수한 학생들이 특성화고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전국의 유명한 특성화고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 180점 이상(200점 만점 기준) 되는 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전반적 으로 과거에 비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성적 수준이 상향 조정되 었다.

기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특성화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리고 오늘날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돌파구이자 국가 산 업 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는 특성화고의 진학전략과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

특성화고등학교의 의미

특성화고등학교는 특정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못적으로 하는 학교로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를 말한다.

특성화고의 장점

특성화고는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기업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지도하고,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직무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교육을 실시한다. 한편 기업과 연계한 산학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실무 능력을 높이고,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마인드를 함양하고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기술 등을 향상시킨다. 취업정보센터나 채용박람회를 통해 각종 기업체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더불어 3년간 수업료와 장학금을 제공하여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고 우수 학생에게는 해외 기업에서 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실제로 2014년 전국 단위로 343명의 학생들이 독일, 스위스, 미국 등 12개 국가에 3개월에서 6개월 간 파견되어 글로벌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기능장 이상 자격 능력을 겸비하며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특성화고 출신 재직자는 중소기업 CEO의 추천을 통해 해외 유학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청년 실업의 돌파구, 왜 특성화고인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학벌 위주가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로 변화 중이다. 최근 공기업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직무수행능력이 강조되면서 능력 중심 사회로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국서부발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 공공기간의 고졸 채용 공고 비율을 20%로 확대하였다. 또한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로 국가(지방)직 공무원(기능직), 지자체나 시도교육청,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 특별 채용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의 문을 뚫기 어려운 은행이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최근 5년 간 고졸 채용을 꾸준히 실시하여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기회가 대폭 확대되었다.

취업의 걸림돌이 되는 군 복무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특성화고 남학생의 경우에는 군 복무 문제 때문에 사무직이나 기술직처럼 지속성을 요구하는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사실상 채용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양질의 취업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특성화고 졸업자의 경우 취업 후 최대 4년간, 즉 만 24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제도를 2012년 도입하였다. 특성화고 졸업자가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경우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맞춤식 훈련을 실시하거나, 군 입대 전 근무했던 기업에 다시 복직하는 경우 해당 중소기업에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재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기술 습득-군복무-취업이 연계되도록 군 특성화고 제도를 개선하고 산업기능요원이나 기술병 선발 시 특성화고 졸업생을 우대하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 – 일과 학업을 동시에!!

취업역량을 강화하여 취업을 장려하는 특성화고의 특성 때문에 일부 중학교 학부모들은 ‘특성화고에 진학하면 대학 진학은 불가능하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특성화고 졸업생은 일반계고 학생들과는 다른 전형 방식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대학에 진학한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 중 저소득층 우수 장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 선취업 후진학 제도-재직자 특별전형

재직자 특별전형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에 재직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대신 산업체에서 재직한 경력과 본인의 학업 의지를 고려하여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정원 외 특별전형이다. 2015년 기준으로 재직자 특별전형 실시 대학은 고려대, 중앙대, 한국산업기술대, 경북대, 충남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등 전국에 있는 거점 국립대 및 사립대 총 70개교인데 앞으로 점점 실시 대학이 늘어날 전망이다.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 비율도 7%로 2011년 대비 5% 증가했다.

♣ 일학습병행제도

일학습병행제도란 독일과 스위스에서 실시하는 ‘도제 제도’를 한국에 맞게 설계한 도제식 교육 훈련 제도를 말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직업 교육 훈련은 학교에서 교과서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기업에 투입되었을 때 실무 능력 부족으로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다시 교육해야 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계 주도로 기업 현장에서 현장교사(트레이너)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교육훈련프로그램과 현장훈련교재에 따라 일을 함과 동시에 공동훈련센터 등에서 이론교육을 시킨 후 산업계의 평가를 통해 자격이나 학위를 부여하는 일학습병행제도를 도입하였다.

특성화고 졸업자는 일학습병행제도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사내대학이나 계약학과를 통해 직장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재직 경력도 쌓고 학위도 취득할 수 있다.

특성화고 진학을 위한 가이드

특성화고는 일반계 전형 시기보다 조금 빠른 11월 중에 신입생을 모집하여 선발하고, 일반 전형과 특별전형으로 구분하여 이루어진다.

일반전형은 중학교 전 학년 교과 활동 상황, 출결 상황, 봉사활동, 제 수상 실적을 합산한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며 학교 계열 특성에 따라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기도 한다. 특별전형은 중학교 담임교사 추천을 통해 취업희망자를 우선 선발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전형과 달리 자기소개서 작성 및 심층면접을 통해 취업에 대한 의지와 준비도를 평가하여 선발한다.

그러므로 특성화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이라면 무엇보다 취업에 대한 의지를 높이고 내신성적 관리와 더불어 농업, 공업, 상업 등 희망하는 특성화고 계열에 관련된 자격증을 미리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성화고 졸업생 성공 취업 사례

경기도 광명시에 소재하고 있는 G 고교는 경기도 유일의 회계 특성화고로 학생의 희망에 따른 맞춤형 취업시스템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많이 있다. 특히 중학교 시절에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내신 성적이 낮았던 학생들이 고교 진학 후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통해 우수 기업에 취업한 사례가 많다.

Case 1. 중학교 부적응하던 학생이 은행원이 되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내신성적 130점 대였던 한 남학생은 특성화고 입학 후 취약한 과목이었던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회계, 상업경제, 컴퓨터 등 새로운 과목을 공부하면서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첫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후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정교 수업뿐만 아니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활용능력. 엑셀 등 컴퓨터 오피스 자격증을 취득했다. 은행에 취업한 선배와의 멘토링을 통해 은행 취업을 목표로 전산회계1급, 은행 텔러, 펀드투자자격증을 취득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우리은행에 당당히 입사하였다.

Case 2. ‘선취업 후진학’을 통해 서울 소재 대학 3관왕 되다

고등학교 입학 당시 내신성적 140대였던 한 여학생은 특성화고에 입학한 후 출결과 내신성적 관리를 성실하게 하고 전산회계 1급,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등을 취득하였다. 3학년 시절 외환은행에 지원했지만 마지막 면접에서 아깝게 탈락한 후 국내 제약회사에 취업하여 2년 6개월 근무한 후 재직자 특별전형에 지원하였다. 그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상위 등급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은 2016학번 새내기라는 이름으로 일과 대학 생활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남들이 정해진 길을 그대로 따라갈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곤 한다. 남들의 눈치를 보며 중학교를 졸업하면 일반계고에 진학하여 대학을 간 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누구나 가는 길이 아니라 일찍이 자신의 진로 목표를 정하고 강한 의지와 소신에 따라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개척하는 사람들도 많다. 남들과 똑같은 길을 힘겹게 갈 것인가? 아니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갈 것인가? 선택은 바로 여러분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