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이다. 그래서일까. 5월이 되면 교육과 아이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에듀인뉴스 부설 미래교육연구원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교사와 학부모, 가정과 학교의 아이 교육을 향한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이달의 포럼으로 교사(학교)와 학부모(가정)가 한자리에 모여 교육 협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사회 : 이명희 미래교육연구원장

◇토론 : 전제상(공주교대 교수) / 오세목(중동고 교장) / 이순옥(안양동안고 교사) / 김혜준(함께하는 아버지들 대표) / 조진형(자율학부모연대 대표) / 항보정애(군포고 학부모)

학교교육으로 빚어진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갈등들

사회 요즘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서 학교 교육과 관련하여 다소 엇박자가 나는 일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 교육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보니 빚어지는 일인 것 같습 니다. 우선 학교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세목 교장 우리 사회가 워낙 급격히 변화하다 보니 여러 곳에서, 어떤 때는 서로 다른 이익집단들 간에, 때로는 생각을 달리하는 집단들 간에 갈등이 많이 분출되는 것 같습니다. 교육 분
야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교육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르다보니 학교와 학부모 간의 갈등 사례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5·31 교육개혁 이후 소위 ‘수요자중심’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인한 갈등 사례는 주로, 학교가 책무를 소홀히 해서 벌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학부모의 이기주의로 인한 것들입니다.

실례를 들어보자면, 학생부종합전형 등장 이후 학생부 기록에 대한 학부모들의 무리한 요청이나 학사운영에 대한 지나친 요구 등은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또한 학생들에 대한 인성지도의 경우, 일부 학부모님들의 자녀 과보호, 또는 교육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해가 빚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갈등의 가장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교육을 입시중심으로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이 ‘맘스 커뮤니티’ 같은 집단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공교육을 신뢰하지 않고 학부모들끼리 왜곡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조례를 만들어서 각급 학교의 ‘학부모회’를 제도화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교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옥 교사 교사의 입장에서 학교 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엇박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개인의 정치적 입장이나 사적인 요인들이 학교 운영에 개입됨으로써 교사 간 갈등을유발하고 교육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코드인사 같은 것이지요. 관리자의 교육 철학에 따라 교사의 편 가르기가 있는가하면, 자유학기제 같은 새로운 업무에 대한 준비나 업무분담 등에 소극적 대응으로 교사들의 불만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학교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공교육에서 편파적이고 비효율적으로 학교가 운영됨으로써 발생되는 교육 현장의 비교육적 처사는 시정되어야 하겠습니다.

김혜준 학부모 일단 제가 아버지 운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학부모 중에서도 엄마와 아버지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이 입시교육 패러다임에 놓여 있었다면 지금은 행복교육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진흥법이라든지 중학교 자유학기제 등의 시도가 그런 예가 아닌가 합니다.

입시교육 패러다임 아래에서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제부터는 엄마는 종전보다 관심을 덜 갖고 아빠는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와 학부모 가정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과 가치를 재발견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당국은 물론이고 가정과 선생님들 간의 역할 배분에 있어서도 아버지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과 환경이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요즘은 세상이 하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사건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부모인 저희조차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며 만나게 될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나가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전제상 교수 앞서 학교 현장에 계신 두 분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각자의 입장이 너무 첨예한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교육을 너무 수단화 혹은 도구화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부모들이 해야 할 기능과 역할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너무 학교에 맡기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학교를 그저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과 도구로 생각하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학교에 교육이 없다?

사회 과거의 학교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배우는 곳이었는데, 근대에 들어와 의무교육이 실시된 이후에는 진로와 진학을 위한 준비를 하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와 가정 사이에 학원이라는 곳이 생겨 아이들의 교육이 좀 더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만, 요즘 아이들에게 학교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지, 왜 가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주위에서는 학원을 정말 많이 보내는데 저는 아이 둘 다 학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 학원은 그냥 지식전달과 학습수준을 보충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입식 교육 위주의 학원에서는 할 수 없는 많은 부분들이 학교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는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성과 인성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입시위주의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불안함 때문에 학원의 도움을 찾을 뿐입니다. 학교에서 공부만 하던 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도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인성이나 사회성, 문제 해결능력 등이 부족해서 그 중요성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고 합니다.

조진형 학부모 예전에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는 교육과정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학교생활을 통해서 또래 집단과 교류하며 사회성도 키우고, 단순한 지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부수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근데 최근의 학교들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곳이 아닌 단순히 상급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절차적 과정으로 거쳐야 하는 곳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북한이탈 학생들의 학부모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데, 작년 2학년 2학기 때 고등학교 과정을 북한에서 마친 학생을 편입시켰습니다. 근데 이 친구가 두 달 다니더니, “도저히 못다니겠습니다. 다닐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나라 교육계가 반성할만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더이상 배울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적어도 북한의 학교 문화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여긴 학교 선생님도 전부 근로자 같고… 수업시간에는 아이들이 절반 가깝게 자고 있는데도 선생님은 묵인한 상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교무실 찾아가서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할라치면 너는 학원도 안 다니니?”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학원에서 해결하라 하고, 또한 수업시간이 끝나면 퇴근하기 바쁜 선생님 뒷모습만 바라보는 상황이 계속 되니까 학교에서 더 이상 뭘 배우겠냐며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학교를 포기하고 홈스쿨링, 대안학교 같은 곳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학교를 왜 다녀야하는지 설득할 명분이 점점 없어집니다.

특히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서 서로 동상이몽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 행정가들, 교사들, 학부모,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너무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상황이라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가 없다고 보입니다.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모든 교육주체들이 공감할 때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교육에 대해 학교행정가,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각각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준 학부모 저는 교육에는 인지교육이 있고, 비인지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 즉 비인지 역량교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지교육이란 지식을 획득해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능력을 말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게 수학문제 푸는 것입니다.

비인지 능력이라는 것은 인간관계나품성, 그리고 어떤 일을 얼마나 끈기 있게 하는가 하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무술영화나 무협지를 보면 주인공이 무술을 배우려고 입산수도를 하곤 하지요. 그런데 스승이 바로 무술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처음에 시키는 것이 “나무 해 와라, 마당 쓸어라, 밥해라” 하는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 과정이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을성, 인내력, 끈기,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 등 이러한 비인지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학교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로지 인지능력, 지식을 주입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보니 지금 학교교육에 많은 아쉬운 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충격적인 동영상을 봤습니다. 기간제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옆에 와서 자꾸 때립니다. 때리는 것도 마구 폭력을 휘두르는 게 아니고 그냥 재미삼아 장난삼아 선생을 괴롭히더군요. 그 기간제 교사는 정색을하면서 제지를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는 훈계를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영상이 찍혀 있더라고요.

이런 것이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정에서 가장 본질적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비인지 능력이고 학교에서는 인지능력과비인지 능력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오로지 지식 주입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이순옥 교사 학교에서는 인지적 측면에서 전문성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사들이 나름 각자의 교과에 전문적 역량을 키우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역부족일 듯합니다. 분명 지식 교육에만 집중하는 학원 강사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요.

학교는 인지적 측면 외의 다양한 인성교육을 위한 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학교 선생님들의 경우 공문처리, 생활지도, 급식지도, 인사지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따라서 인지적 측면에서의 전문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학교 선생님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새로이 효과를 내는 다양한 교수법을 배우고 적용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가령 거꾸로 교실, 액션러닝 기법, 프로젝트 수업 등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변화를 시도하지요. 하지만 그 변화의 바람이 미미하기에 밖에서는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입안 시기에 시스템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유학기제가 그 좋은 예입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에 시험을 보지 않고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진로탐색의 기회를 교육과정에서 정식으로 허용한 경우로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울게 없다’는 탈북학생의 발언처럼 우리는 교육의 현실을 바로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4년 열린 교육을 주창하면서 교실에서 교사의 위엄이 사라져왔습니다.

이 시대에는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해주어야 하고 퇴학도 못 시키는 상황입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을 긴장시킬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교사들의 권위보다는 학생들의 인권이 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교사의 책임있는 교육적 지도가 가능할까요? 따라서 법적으로 ‘적당한 정도의 지도를 알아서 하라’라고 되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입니다.

요즈음의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엔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생각은 ‘친구 사귀고 대학을 가기위해 내신준비하고 비교과 준비하는 정도로 지내고,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학원에서 하겠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흥미 없거나 재미없는 수업 혹은 이미 선 수업을 받고 온 경우엔 수업시간에 잠을 자게 됩니다. 교사가 자지 못하게 하면 이따금 학생과 충돌이 있게 되어 서로 감정을 상하게 되는 경험을 하니까 교사도 잠을 못 자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사에게 반항하는 학생을 제재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과의 불편한 관계를 피하게 되니 자는 학생을 방치할 수밖에 없게 되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경우입니다. 공교육이 살고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를 되찾게 할 정책적 모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시대가 IT를 넘어 이젠 인공지능시대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 주도적이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소유한 인재가 필요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에 스스로 책임지는 능동적이고 변화에 유연한 교육을 위한 시스템 전환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변화의 방향으로 대학 입시제도 개선(수능폐지)과 고교절대 평가에 대한 과감한 시도 및 교사의 신뢰회복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세목 교장 “학교에서 배울게 없다”, “학교에 교육이 없다”라는 따끔한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 모든 교육자들이 성찰해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에 ‘이런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우선 먼저 떠오르는 생각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면 어떨까?’입니다.

우리 학교 어느 학생의 진로 포트폴리오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습니다.

“우리 학교를 선택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이에요. 저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학교 갈 생각에 가슴이 설렌답니다. 주말에는 월요일이 너무 멀게 느껴져 참을 수 없을 정도에요.”

학생들이 자기가 찾고 골라서 선택한 학교에 오면 학교생활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고, 학교도 학생들로부터 선택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동의하듯이, 우리가 미래형 창의인재를 길러내야 하는데, 학교라는 곳이 인성교육의 바탕 위에서 교과교육, 창의성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실천적인 인성교육에 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창의체험활동 등의 시간을 통해 이러한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서 저는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안 되는 이유의 바탕에는 역시 학교가 입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교육 문제에서 백약이 무효한 만병의 근원은 입시제도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 경험했듯이 입시제도 변화가 가져오는 나비효과, 풍선효과 등 부작용은 모두가 학교공동체들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생존경쟁이라고 보고 있고, 그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빚어내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제 우리가 세계시민교육을 시켜야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향해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통해서 우리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면서, 성장하게, 이렇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곳곳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우려하시는 학부모들이 많으신데… 대입제도와 연계된 부분을 극복한다면 저는 충분히 학교가 올바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식만 배우는 곳이라면 ‘알파고’가 아니라 ‘티처고’를 만들어서 가르치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좋은학교가 되지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사회 참고로 오세목 교장선생님이 계신 학교는 자율형 사립고입니다. 유럽의 좋은 학교라고 평가되는 학교들, 일본의 사립학교들 가운데 유명한 기숙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집에 오면 빨리 학교에 가려고 합니다. 학교가 즐겁고 행복한 곳이고, 자기를 인정해주고 자기가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체험하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런 곳이 제도적으로 막혀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학교들이 발붙일 명분이 적고, 대다수가 평준화되다 보니까 학교들조차도 사회주의적으로 바뀌어 가는 경우도 있는데 마침 오늘 오교장님께서 희망적인 말씀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전제상 교수 전국의 초·중·고등학교가 1만 2500개가 있습니다. 그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는 등 교사로서의 소양을 잘 쌓아서 졸업하고, 학생을 가르치는데 왜 학생들은 학원으로 달려갈까요? 이게 설명이 안 됩니다.

과연 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지덕체, 체지덕, 덕지체 등 세 가지 요소를 학교에서 잘 경험하도록 가르치고 있는데 왜 굳이 학원을 갑니까? 양성하는 대학에서 교사를 잘못 길러내어 교사들이 실력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학교보다 학원이 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입니까? 이런 의문들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가 갖는 여러 가지 기능 중에는 아이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준비하는 과정, 스스로의 적성이나 미래를 찾는 과정들이 있는데, 이런 것보다는 사회에 나가서 일자리를 찾거나 대학 진학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러한 것들에 대한 스킬을 학원이 더 선점을 해서 안내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학교는 왜 그런 것을 못합니까? 다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농어촌학교의 경우는 여전히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공교육의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학교에서 학업을 잘 마치고 사회에 나가면 각자의 기량을 잘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학교 교육의 효과를 우리가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 우리 미래교육연구원에서 지향하는 미래형 학교라는 것은 즐거운 곳이고 행복한 곳이고, 또 내 능력을 발현해 내가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도록 잘 교육하는 곳입니다. 입시교육을 무시하지도 않고, 상급학교로 잘 진학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그러한 곳입니다. 선진국들의 좋은 학교는 거의 그런 것 같습니다. 아까 오세목 교장선생님이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했는데, 저는 세계로 눈을 돌리면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진형 학부모 전제상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질을 갖춘 교사, 사회적인 대우도 최고 수준인데 이러한 교사들이 과연 제몫을 다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면 많은 학부모들이 고개를 젓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전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학부모 입장에서 판단해 보면 사명감과 열정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직업인으로서 학교를 필요로 하는 선생님들은 많은데 정작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필요로 하는 선생님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회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 그 조직은 망합니다.

학부모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과연 교사들이 교사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생님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많은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이 이제는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교사로 임용되는 순간부터 퇴직할 때까지 현실에 안주하려 합니다. 기업에 있는 조직원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업데이트 합니다. 역량을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교사들은 현장에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걱정이 됩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과연 이분들의 지도를 받고 성장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학생들이 깊은 사색을 통해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러한 능력을 키워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저희 아이들은 혁신 학교에 다녔는데, 처음부터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습니다.새로운 혁신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아이들의 적응이 빨랐고, 그런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의 관심과 진로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높아지니 자연스레 성적도같이 올랐습니다. 학생은 학교가 즐거웠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학부모는 행복했습니다.

대부분 선생님의 자질 문제를 탓하지만 저희 아이들의 경험으로 보면 선생님의 능력과 자질보다 아이와 선생님 사이에 얼마나 긍정적인 관계와 신뢰를 맺고 소통이 잘 되는가 하는 것이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아이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은 아이들을 존중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 아이는 그러한 프로그램이 전혀 없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선생님과의 소통이 자연스러웠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선생님을 스스로 찾아내는 능력까지 갖춘 것을 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선생님들과 공부가 아닌 진로, 인생, 고민거리 등을 상의하며 긍정적 교감을 나누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좋은 경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에 대한 애착을 더 갖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지 선생님들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다 훌륭하신 분들이야, 실력들이 얼마나 괜찮은 분들인 줄 아니, 너희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지 말고 너의 선생님께 물어보면 어때?” 하며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들 또한 “학원가서 배우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김혜준 학부모 오늘날에는 “학교에 보내놓으면 선생님이 알아서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는 더 이상 계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핵심은 교사와 학부모가 얼마만큼 연계가 되어 있는가, 파트너십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교육의 핵심은 가정과 학교를 얼마만큼 물 흐르듯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에 있더군요. 예를 들면 미국에는 national standard for Family-SchoolPartnership이라고 해서 학교와 가정을 어떻게 잘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한 국가표준 6가지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일본교육기본법 10조에 가정교육에 대한 지원이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는 가정교육의 자주성을 존중하며…(중략) 가정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 전 발효된 인성교육 진흥법을 보면 학교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풀어나가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있어요. 이것은 인성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게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연결되는 포인트 중에서 아빠들을 활성화 시키라는 것입니다.

제가 아이들을 키워봤지만, 요즘같이 SNS가 활발하게 발달된 세상에서도 선생님으로부터 오는 문자 한통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왜 엄마들한테만 문자를 보내고 가정통신문을 보냅니까? 아빠에게 가정통신문 한번 보내보세요. 보내시면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교육의 여러 문제들이 “학교 교사들만의 문제다”라고 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어떻게 관계를 잘 가져갈 것이냐? 그중에서도 아빠하고도 분명하게 관계를 회복하는 게 우리 교육 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진정 교권은 무너졌는가?

사회 앞으로 우리나라에 바지바람, 혹은 교육파파가 유행할 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아버지들이 바지바람을 일으킬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럼 입장을 달리해서 교원입장에서 학교에서 교원 교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에 관한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제상 교수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특수 관계입니다. 이 특수 관계는 학생이 미성숙하다는 것에서 출발을 합니다. 그래서 교육활동의 중심축은 선생님이고 선생님이 모든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데…

혹시 ‘짬짜미 교사’라고 들어보셨나요?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하는 일이 너무 많아 교육과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짬짜미 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교사가 교육이 아닌 비본질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짬짜미 교사라는 것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교원이면 마땅히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상담도 해야 하고 학부모와의 소통도 해야 하고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의견도 수렴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홍보성 정책과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추진하며 실적 관리도 해야 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그런 비본질적인 일이 더 중요시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선생님의 수업권을 우선 확보해주고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교육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순옥 교사 작년 자유학기제 진로교육을 운영하면서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40명의 학부모지원단을 구성하여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학부모님들과의 소통을 통하여 큰 틀에서 학생이 무엇을 원하고, 학생의 진로가 어떻게 되는지, 지금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등 정보를 교류할 수 있었으며,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역할을 분담하여 팀으로 체험장을 발굴함으로써 양질의 진로체험이 가능했습니다.

역시 교육은 학부모, 교사, 학생이 함께 협력적으로 임할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세목 교장 앞서 여러 학부모님들께서 통렬하게 지적해주셨듯이, 학부모 입장에서 선생님들에게 바라는 기대감, 그리고 요구 수준이 높다보니 학교 선생님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자연히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교과지도는 물론이고, 인성지도, 생활지도, 안전지도 해야죠, 또 진로진학지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와 같이 담임제도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특히 담임선생님은 더 힘듭니다. 담임선생님께 자녀의 모든 문제를 의존하니까요. 저도 평소 선생님들에게 ‘존경받는 교사상’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전인적 인격을 갖춘 만능 전문가가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우선 무엇보다도 담당교과지도에서 사교육의 일타강사들 못지않은 전문성으로 존경 받아야 합니다.

학생은 다 다릅니다. 그러니,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도 다 달라야 하니까 맞춤형 지도를 위해 늘 생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는 이렇게 훌륭하고 존경 받을만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만, 이러한 책무성을 느끼고 노력하시는 분들 역시 ‘어려움이 크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정이 무너졌다?

사회 네, 감사합니다. 이제는 이야기의 주제를 가정으로 돌려볼까요?

조진형 학부모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 신입생들 몇 명과 이야기 해봤습니다. “너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가정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는가?”라고 물어보니 아이들이 전부 눈시울을 글썽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은 자기들의 고등학교 과정에서 “가정이란 무의식 속에서 학교 끝나면 돌아가야 하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이란 굴레로 상호 기대감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계속 잔재해있었다, 아버지 어머님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을 때의 어떤 죄스러움, 이런 것들 때문에 좀 서먹하고, 반대인 경우에도 심리적으로 좀 불안하고 하는 것들이 오히려 가족이기 때문에 소통을 하는 것이 좀 어려웠었다, 그래서 가족 간의 대화는 있어도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오히려 가정 간의 긴장상태가 더 악화되고 하는 이런 경우가많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태라면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밥상교육을 교육부하고 여가부가 외쳐대도 형식적으로 밥상만 갖춰놓으면 뭐합니까? 콘텐츠가 없어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아이들의 성장발달 과정에서 가정은 학교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교육적 기능을 담당합니다. 특히 학교 교육가정과 연계한 가정교육 콘텐츠를 학부모 스스로 만들어내서 운영할 수 있다면 매우 큰 교육적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도 자기 지역 주변에 대한 답사 프로그램을 만든다 든가 아니면 특정한 인물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은 학부모의 영역에서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살펴서 아이들이 건강한 가정에서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정의 영역이라고 해서 학생들에게만 떠맡기고 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즉 학교교육이 가정과의 연계가 단절된 상태라면 교육성과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준 학부모 아이들에게 집에 돌아오는 게 힐링이 될 수도 있지만 곤욕이 될 수도 있습니다.왜냐하면 가정은 아이들에게 가장 원천적이면서 가장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는 그런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러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가정교육을 국가가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옳은 방향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사와 학교와 가정, 교사와 학부모가 아이 교육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것을 국가가 지원하고 어떻게 여건을 만들어줄까를 고민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저희는 거꾸로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매일 계속 커나가고 있고 매년 학년이 바뀌는데, 확실한 검증도 되지 않은 제도와 교육방법은 마구 쏟아져 나오는 이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다 학교 졸업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거꾸로 학교나 학원에 기대지 않고 가정 내에서 아이를 어떻게 하면 적응시킬까 하는 것을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일례로 가정에서 부모가 “그 선생님 정말 안 좋은 것 같다. 학원이 훨씬 나아. 학원이 훨씬 능력이 좋은 거 아니니?” 하는 부정적인 말을 한다면 아이는 학교와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아이의 태도와 행동도 부정적이게 할 것입니다.

가정에서 어떻게 도와주는 게 좋을지 답은 한 가지 뿐입니다. “선생님을 믿어, 너의 선생님은 적어도 너에게는 최고의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 아이와 선생님의 관계가 잘 형성될 수 있도록 부모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말을 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모든 지식과 인격과 생각을 그대로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아이로 변화 되지 않을까요? 우리의 역할은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모든 부분을 주시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그래서 아이들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학교와 교사를 든든하게 믿는 마음을 갖게 해 주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개입이나 간섭보다는 아이 스스로 학교와 긍정적 관계를 맺고 아이의 공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심리적인 응원을 하는 것이 올바른 가정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전제상 교수 가정이라고 하면 인간이 가장 행복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최소단위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루 시간 중에서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로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가정이가져야할 심리적 지지 기반, 경제적 기반, 휴식적 기반, 재충전의 기반… 이런 것보다는 오히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준비하기 위한 베드타운 정도의 역할로 축소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세목 교장 앞서 김혜준 학부모께서 아버지 역할을 말씀하셨는데, 모든 아버님들이 그 회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아버지들은 자녀교육은 어머님께 맡겨 놓고 “당신이 알아서 해라”합니다. 또한 어머님들도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히 여깁니다.

어머님들은 강한 모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 모성으로 자녀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이걸 보람으로 여기지만. 한편으로는 교육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매우 그릇된 방향으로 아이들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대학만 잘 가면 되지,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식입니다.

사실 교육은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출발한다고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부 학부모님들은 학생의 역량과 개성, 인성교육은 무시한 채 오로지 명문대학 진학, 또는 사회적 성취만을 압박하는 경우를 현장에서 너무나 흔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아버님들이 교육에 꼭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또한 앞으로 결혼하여 자녀를 낳을 예비 부모들에게 ‘부모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부모가 된다는것이 무엇인지, 올바른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초기부터 생각하게 만들고, 교육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국가차원에서 해야 한다’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순옥 선생님 제가 사는 안양 쪽은 아무래도 강남과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형 학원들이즐비해 있는 지역이라 역시 사교육 의존도는 높습니다. 학교보다는 학원을 신뢰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의 치맛바람은 만만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가정은 첫째, 따뜻해야한다고 봅니다.

모든 것을 다 받아 주고 무조건적으로 자녀를 지지해 주는 곳이 가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다려줘야하고 경쟁 분위기를 자꾸 유도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가정을 나서면, 밖에서는 모든 것이 경쟁입니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학교와 학원에서 경쟁 속에서 지내다 피곤에 지쳐 집에 오는데 집에서도 부모님이 옆집 친구와 비교를 하고게임한다고 꾸짖으면 정말 학생들은 설 자리가 없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423명의 가출 청소년들이 왜 가출했는지 인터뷰를 했답니다. 부모의 이혼과 재혼 등 가정 해체로 인해 집에서 나가는 청소년들이 대다수일거라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부모의 간섭과 차별 등 소통 문제로가출하는 경우가 55.1%라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가정은 따뜻한 후원자의 보금자리였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자녀의 진로설계를 위해서는 부모와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 자녀와의 진지한 대화와 정보 탐색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흔히 부모 자신의 경험을 잣대로 자녀의 미래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는 예체능을 지원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업 공무원이 되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자녀가 살아야 할 시대와 부모 자신이 살아온 시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로, 자녀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보고 듣는 데 한계가 있고 편협된 시각을 갖게 됩니다. 미래의큰 변화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진로희망을 보면 의사, 변호사, 교사, 간호사, 공무원 등 아주 좁습다. 학교에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도 도전정신의 함양을 위해 많은 경험은 중요해 보입니다.

학부모에게 거는 선생님들의 기대

사회 이순옥 선생님은 학교 선생님이시면서 집에서는 엄마인 입장에서 말씀해주신것 같습니다. 학부모와 보호자의 역할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어떠한 기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세목 교장 부모님들이 자녀지도를 할 때, 주로 본인들이 학창시절에 겪었던 경험적 지식을바탕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에서 나온 오류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학교도 변화하고 아이들도 변화하고, 정말 옛날하고 달리 내 자녀지만 아이들의 또래 집단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떠한 의사소통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변화를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자녀교육에 대해서 학교와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학부모님들 다 그러한 주문을 하셨는데, 학교를 믿고 학교의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시고 참여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교육을 학교의 선생님과 의논해서 공조해야지, 입시교육 차원에서 학생들을 사교육으로만 내몰면 부메랑 효과의 부작용은 엄청나게 클 수 있습니다. 그런 사례들을 현장에서 너무나 많이 목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의 선생님들도 개성이 다르고 역량의 차이도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때로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이나 내 자녀를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이 학부모 관점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 앞에서 학교와 선생님들의 교육적 권위를 높여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이 살 수 있습니다. 가령,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불평하고, 이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가 전화기를 들고 아이가 보는 앞에서 학교에 불평을 쏟아낸다면, 이건 바로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학교와 선생님을 불신하는데 어떻게 교육적인 지도가 가능하겠습니까?

이순옥 선생님 학생들의 진로고민 중의 하나는 본인의 진로희망과 부모의 진로희망이 다른 경우입니다. 오세목 교장선생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자녀의 진로설계에 부모님이 잘못 개입하게되면 자녀의 진로과정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될지 안타까운 경우들이 있습니다.

가령학생들은 예체능에 재능과 흥미를 보이고 있는데도 굳이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조언자이며 최종 결정은 자녀 본인의 몫으로 유연성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전제상 교수 부모 입장에서는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전문성 즉 수업과 관련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외에 학부모가 교사에게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상담, 소통의 문제, 다른 경로의 참여의 기회의 문제라던가 이러한 부분에서 오는 장애, 한계 때문에 불평을 하고 불만을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것인가? 법, 제도, 정책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나가서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존중, 신뢰,기다림의 문화 풍토가 조성이 되어야 하는데 너무 학부모가 학교에 대한 불만, 불평으로 바로교육청 등 상급기관에 문자를 남기거나 서로 마음의 상처를 주는 행동들을 하는 경우가 너무일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좀 바꿀 수 있는 부모 아카데미, 부모 교육 아카데미, 컨설팅 등 이런 종류의 노력이나 프로그램들이 확대가 돼서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지향적인 부모의 역할은?

사회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어렵고, 집에서는 학부모 역할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어때야 하는지, 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혜준 학부모 우리가 집에서 아무리 아이들에게 가정교육을 시켜도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가르치는 교육이 있고 닮는 교육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100% 닮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가 자신은 개판으로 하면서 아이들에게 잘하라고 한들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저는 아버지 교육도 많이 하고 있지만 좋은 아버지의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좋은 자기 자신이 되는 거다”라고 다른 아버지들과 같이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제가 초반에 드린 말씀처럼 가정에서는 비인지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가정교육이고 인성교육 아니겠습니까?

좌절에서 금방 회복할수 있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어떠한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는 끈기, 그리고 원만한 인간관계 등 비인지 능력들을 부모가 솔선수범해서 보여줄 때 비로소 아이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고 닮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정교육은 결국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을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부모 역할을 하느냐의 많은 고민과 성찰, 교육의 기회가 좀 더 활발하게 주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이 세상에 모든 일들이 다 힘들지만 저는 학부모 노릇하기가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부모 역할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금방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넘쳐도 안 되니 그 적당한 지점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게 됩니다. 무관심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어떤 결과가 나타나면 “엄마는 더 이상 나에게 관심도 없어”라고 합니다.

나름 열심히 신경을 쓰면 “잔소리 좀 그만 해”라고 합니다. 부모의 관심을 아이들은 간섭이나 잔소리로 생각하게 되니 그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결국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은 수위조절을 잘 해서 간섭은 않되 끊임없이 모든 부분을 주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는 제 아이를 제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내 아이에 대한 관심 가이드라인, “이 정도 선은 넘으면 안 돼”라고 정하는 것, 정말 인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조진형 학부모 교육기본법 13조 1항에 보면 부모 등 보호자는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교육할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부모들이 가정의 영역에서 보호자로서, 교육자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특히 인성함양은 학교보다 가정의 영역에서 큰 영향을 받는 부분입니다. 이런 영역에서 학부모는 자녀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살면서 아이에게 체현시켜줘야 하는데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아닌 가족의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의 긍정적인 인생관, 가치관을 포함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인생을 가족문화로서 체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와의 관계에서 학부모는 지역사회 자원을 학교하고 연계시켜주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학교의 자원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시켜 좋은 성과를 나타내는 것들이 부지기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시스템적으로 협력시키는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협력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일부 몇몇 학부모 리더십에 의해서 주도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즉 소수의 학부모 한두 명에 의해 학부모 역할이 주도되는 양상 말고 시스템적으로 학부모-교사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 당국의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가정이 서로 잘 협력하려면...

사회 학교와 가정,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하는 데 그 중심은 아이들입니다. 요즘 아이들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교사와 학부모 또 학교와 가정이 어떻게 교육적 협력 관계를 발전·정립시켜 나가야 될는지요.

오세목 교장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전통적 권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학교공동체의 경우도예외가 아닙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가부장적 귄위, ‘군사부 일체’,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라는 전통적 권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학교공동체 내의 무너진 권위를 대체하고, 성공적인 교육적 협력 관계를 이루기 위한 ‘신(新)질서’, 저는 그것을 상호간의 ‘존중’, ‘배려’, ‘협력’, 즉 공동체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호 간의 ‘존중’, 이게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겸허해야 되는데,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터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가령, 교권의 경우, 누가 빼앗아갔습니까? 빼앗아간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가, 선생님들이 좀 더 학교공동체 내의 역할에서 각성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과 학교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지혜를 모아 교육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중심에 바로 우리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학생들이 여러모로 많이 달라졌습니다. 몇 가지 특징적 예를 들자면, 모바일 혁명에 따른 노모포비아(Nomophobia) 현상이 있습니다.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을 때 생기는 불안감, 고독감, 우울감에서 빚어지는 양상들, 이전보다 훨씬 많이 나타나는 ADHD 증후군 등, 이러한 문병적 반작용들을 어떻게 치유할까 가정과 학교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그리고 또한, 요즘 학생들은 C세대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접속(Connection), 창조(Creation), 커뮤니티(Community), 큐레이션(Curation)적인 특성입니다. 예전보다 훨씬 창의적 성향이 있고, 서로 여러 네트워킹을 통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또래 문화를 만들어내고, 한편으로는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서로 주고받는 세대인 것이 큰 특징입니다.

또,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토리’라는 말은 깨달음, 득도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N포세대라는 말처럼 ‘세속적 욕심을 버린 세대’를 일컫습니다. 한번은 제가 우리 학교 어느 학생의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꿈은 ‘아무런 욕심 없이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는 것’이라 쓰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학생을 불러서, 세상에는 젊은이로서 할 일이 많고, 인생의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격려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어려움에 대해 도전하고 극복하기보다는, 포기하고 안주하거나 부모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요즘 아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흔히 나타나는 변화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현장에서 항상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아이들은 모두 다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개성을 살릴수 있는 맞춤형 지도를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과의 소통을 위해 홈페이지는 물론, 학부모 밴드, 단톡방 등 SNS를 활용하고, 알림시스템 앱을 통해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활동들을 실시간으로 학부모들에게 알려주고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가정과 학교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서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순옥 선생님 사실은 우리나라 교육에 희망이 있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진로교사를 전격적으로 배치하여 짧은 기간에 진로교육의 물꼬를 트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교육이 이제는 좀 더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총에 장전하여 전쟁터에 나갔는데 총을 발사할 권한이 없다면 어떨까요? 총은 있되 발사 권한이 없는 상황, 어쩌면 우리 교육의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본연의 권한을 부여하여 책임교육을 수행하도록 하며 학생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시스템 하에서 교육 본연의 역할이 수행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백년지대계가 좀 더 희망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전제상 교수 우선 학부모나 현장 선생님들이 교직사회를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가를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큰 흐름으로 보면 과거에는 성직관이었습니다. 희생과 봉사, 사랑의 관점입니다.

두 번째로는 전문직관입니다.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기반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관점입니다. 그러다가 교직은 노동자라는 노동자 관점이 있었고, 최근에는 공공성을 실현하는 공무원으로서의 관점, 즉 공직관이 있습니다. 이런 큰 네 개의 물줄기가 있는데, 이 네 개의 물줄기를 서로 자기가 경험한 하나의 관점으로만 해석하는 것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항상 혼재되어 있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관점으로 들여다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 속에서 학생들은 과연 어떻게 변화되어가고 있습니까?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꿈 많고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경험을 요구하고 있는데 학교는 그것을 잘 지원하고 있습니까?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교사와 교수는 늘 새로운 생각들을 해내야 하고 경험과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저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을 국가 차원이든 시도교육청 차원이든 지원청 차원이든 새롭게 일정 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새로운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창의적이고 꿈 많은 학생들의 삶을 오히려 막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좀 더 반성하고 이해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진형 학부모 이 나라의 교육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모든 교육주체들이 상호 신뢰를 갖고 교육채널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서로 다른 교육철학을 갖고 동상이몽이 계속되는 한 그 어떤 교육정책도 학교 현장에서착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 교육철학을 공유하는 건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문화로서, 사회적 합의로서 사회적 도덕 윤리 가치로 공유될 수 있도록 범국민적 캠페인이 선행되지 않는 한 어렵다고 봅니다. 학부모들, 교사들, 학생들이 꿈꾸는 교육 본질적 가치, 여기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런 문화 운동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이것만이 무너져가는 교육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본질적 처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황보정애 학부모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지만선생님들도 그러십니다. 모두 다 신뢰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면 어떠한 정책과 무수한 교육 시스템을 내놓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훌륭하고 행복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혜준 학부모 우리 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두 가지로 표현한다면 수단과 물질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학교 교육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고, 또 대학을 가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목적가치와 정신적 가치로 승화시키느냐가 교육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협력을 해야 할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콜라보가 되어야만 합니다. 학부모, 학교, 교사, 교육행정가 모두의 콜라보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콜라보레이션에서 그동안 빠져 있던 중요한 주체가 바로 아버지였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를 말씀드린다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모든 엄마는 자기 아이라고 100% 확신할 수 있지만 아버지에게 100%라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마더스 베이비(mother's baby)에 대비되는 말이 파더스 메이비(father's maybe)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부성은 내 아이라는 추정과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아버지라는 존재에게는 아이가 내 자식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매우 이성적인 프로세스를 거쳐야만 부성애가 성립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부성애는 본질적으로 모성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성적이고 공동체 지향적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소시키는 데 부성애의 이해와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학교가 변해야 한다

사회 “부성애 회복이 교육적 협력을 위해서는 핵심이다”는 말씀에 많이들 공감되시나요? 오늘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교육이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가치를 중심으로 교육과 관계되는 학생부터 학부모, 교사, 교육행정가들 모두가 교육의 목적과 가치를 중심으로 콜라보레이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중요하고 엄마들은 가정적인 역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며 교사들은 직접 아이들을 대하면서 부모님들보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입장에서 아이들의 미래라든가 교육적인 가치를 가지고 아이들을 위한 협력,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나 교육행정가 역시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교육연구원 이돈희 이사장님의 총평을 듣는 것으로 오늘 토론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돈희 장관 저는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교육학을 공부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사회는 교육학이라는 학문이 다른 학문, 예를 들어 철학이나 경제학, 물리학이나 수학, 이런 학문에 비해 학문성의 수준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학교의 기능이라는 것도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말하자면 학교가 해야 할 일을 학교가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가정은 가정대로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이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학교도 붕괴되고 가정도 붕괴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는 학교대로 인성교육은 좀 가정에서 해주었으면 하지만 가정은 그런 여건이 성숙되어 있지를 않습니다.

존 로크는 ‘교육을 학교가 맡는 것이 옳은가, 가정이 맡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교육은 가정이 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것, 즉 인성을 키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가정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학교는 지식 전달하는 곳이며 교육은 그 주체가 일차적으로 가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칸트는 “교육은 학교가 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규칙을 세우고 규칙을 준수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조직 속에서 삶을 잘 살도록 가르치는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이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쪽은 교육의 주체가 가정이고 다른 한쪽은 교육의 주체가 학교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보면 학교도 무너져 버렸고 가정도 무너져 버렸고 서로 기대면서 바라는 것만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성향이 좀 보수적입니다. 보수적이란 말은 전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물론 진보적인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을 비교적 중시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이제는 우리가 너무 전통에 메여있어서는 안 된다는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평생을 교육학도로서, 전직 교육부장관으로서, 교육연구기관장으로서 현장의 선생님, 부모님의 입장에 대해서 가끔 생각했었지만, 오늘 이 순간처럼 절실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전통에 매여있으면 우리의 사고가 규격화 되어버리고 경직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변화를 좇아가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습니다. 전통과 변화를 어떻게 소화하고 어떻게 교육에 구현해야할 것인가가 아마 어려운 과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공교육제도나 학교제도를 통해 사회의 변화와 가정의 형편을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기대했던 학교와 가정에 기대했던 일들 정말로 학교와 가정에 기대해도 좋겠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의 기능과 세상은 변해가는 데 학교가 전통적인 구조만 가지고는 교육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큰 변화를 생각하면서 함께 교육서비스라는 새로운 체제를 구상하는 노력들을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사회 학교의 기능이 붕괴되고 가정이 붕괴되는 상황 속에도 오히려 더 깨어서 노력하는 선생님, 또 학부모님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분들이 우리 미래교육포럼에 모였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이고 그런 노력을 통해 교육을 살려나갈 파격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