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생리대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인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업체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하반기 중저가 생리대 출시 의사를 밝히며 초·중·고교에 생리대 150만개 무상 지원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업체의 입장 선회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생리대 논란’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논란을 접하고 학창시절 성교육 시간에 당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월경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진정한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축복의 신호이다.”

그러나 생리대 대신 휴지와 수건으로, 심지어 신발 깔창으로 버텼다는 이야기들은 이 아름다운 축복의 신호를 수치심과 상처로 바꿔놓고 말았다.

대한민국이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에도, 여리디 여리고 예민한 시기의 여성 청소년들이 이 고통을 혼자 감내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번 논란이 해당 기업을 질타하고 시민단체의 후원을 기대하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될것이며 생리대 지원이라는 단편적인 조치로 매듭지으려 해서는 안될것이다.

관계당국과 지자체는 복지의 척도를 재정립하고 민간과 협력하여 가난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묵살되는 곳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한다.

아울러, 생리대로 불거진 여성 청소년들의 어려움이 저소득층 전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극히 일부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남여 모두 그리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사각지대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