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교육기회를 위한 글로벌 교육재원 컨퍼런스' 개최

<사진은 왼쪽부터 좌장에 미얀자 티오피스타 비룬기(Mayanja Teopista Birungi)우간다 국립교원조합 창립자 겸 총장, 발표에 이주호·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혁 서울대학교 교수이며 토론에 저스틴 반 플리트(Justin W. Fleet) 유엔교육특사 사무총장,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시나(Kilaparti Ramakrishna)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 사무소장, 미켈 웰몬드(Michel Welmond) 세계은행 베트남사무소 인적자원개발프로그램장이 참석했다, 사진=한국교육개발월>

소외된 아이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국제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을 논의하는 ‘더 나은 교육기회를 위한 글로벌 교육재원 컨퍼런스’가 지난 14일 오전 10시 세계 각지에서 100여명의 석학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롯데호텔 사파이어룸에서 개최됐다.

KDI와 글로벌교육재정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영 교육부 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본 컨퍼런스가 교육재원 투자 투입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교육의 축복을 전 세계가 누릴 수 있길 희망한다”며 환영사를 마쳤다.

컨퍼런스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한국 경험 공유’를 주제로 발제·토론을 벌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집중토론’이 이어졌다.

<제1세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제1발표를 맡은 마이클 크래머 하버드대학 교수가 '교육부문에의 더 많은 투자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제1세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제1발표를 맡은 마이클 크레머(Michael Kremer) 하버드대학 교수는 '교육부문에의 더 많은 투자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교육 기회의 양적 확대는 이루어 졌으나 개발도상국 교육 및 학습의 질적 수준 발전은 여전히 더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마이클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제조건으로 교육투자가 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육 투자에 대한 연구 결과 세계적으로 개발도상국 교육 지원을 위해 교과서, 컴퓨터 등 교육 기자재에 대한 양적 투자가 늘어났지만, 이 투자가 교육 발전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투자 방법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크레머 교수는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통해 '교사와 학생의 비율이 작을수록', '학교 자체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 예산이 많을수록', '교과서를 우수한 학생에게 선별 지급할수록'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즉, 학생에게 맞춤교육을 하고 기자재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을 냈다.

또한 교사의 책임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개도국에서는 교사의 출근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교수는 교사의 무단결근은 학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 효과를 떨어뜨리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며 바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민간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국가는 민간이 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세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제2발표를 맡은 미겔 우르키올라 컴럼비아대학 교수가 '교육부문에의 더 나은 투자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제2발표를 맡은 미겔 우르키올라(Miguel Urquiola) 콜럼비아대 교수는 '교육부문에의 더 나은 투자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에서 교육 투자에 대한 수요자(학부모, 학생)의 노력이 투자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투자의 종류를 '교실 크기, 교재, 교사의 질, 교사 급여' 등으로 규정했고, 수요자(학부모, 학생)의 노력은 '숙제를 하는데 보내는 시간', '학생이 등교하는데 필요한 노력', '학교의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데 드는 시간', '학부모가 학생을 가르치는데 드는 시간' 등으로 분류했다.

교수는 기자재 등의 교육 투자도 중요하지만 수요자(학부모, 학생)의 노력이 교육의 효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학부모의 노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교육의 구조개선 및 교육과 노동시장 간의 연결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학교공부를 통해 노동시장에 진입한 학생이 더 많은 기회와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교육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 기관에서는 한국의 교육이 경제에, 경제가 교육의 성장에 있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성취를 위해 요구되는 노력에 투입되는 교육적 투자가 교육 기자재에 투자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신은 한국이 노력 투자를 어떻게 이끌어내는지에 대해 공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코스타딘 코스타디노프 전 불가리아 교육부 차관이 14일 개최된 '더 나은 교육기회를 위한 글로벌 교육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차관 양옆에는 단케르트 베델러 노르웨이 교육부 사무차장(왼쪽)과 카바 우르게싸 에티오피아 교욱부 차관(오른쪽)이 토론으로 참석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첫 번째 토론으로 나선 단케르트 베델러(Dankert Vedeler) 노르웨이 교육부 사무차장은 자국은 인구가 500여만 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GDP의 1%~1.2%에 해당하는 예산을 개발도상국 원조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알렸다.

이어 자체적으로는 교육과 산업을 연계해 6억 개의 직업을 창출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 수요가 높은 여성과 여아를 위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는 적은 인구로 인한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토론으로 코스타딘 코스타디노브(Kostadin Grozev Kostadinov) 전 불가리아 교육부 차관이 나서 비공식 교육기관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불가리아는 비공식 교육 기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교육 NGO 단체에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 정책의 방향성 등을 설정하는데 있어 전 사회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아는 집시 자녀들이 교육계를 빨리 떠나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시 자녀들은 보통 아이들보다 10-13년 정도 일찍 결혼하기 때문에 그만큼 일찍 학교를 떠나는 문제가 있다며 이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해 봤지만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한 그는 교육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1)지속적인 국가 네트웍 설립 2)정부와 비정부기관의 협력 3)글로벌 교육과 관련된 지원 서비스와 학습지 개발·투자 4)비정부 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5)모니터링 평가시스템 마련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토론으로 나선 카바 우르게싸(Kaba Urgessa) 에티오피아 교육부 차관은 자국은 교육 원조를 받고 있는 나라로, 교육 공여국에게 자국의 교육에 대한 노력을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관은 "교육 투자를 잘 이끌어내기 위해 효과적인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자신들은 자국 학생들이 편하게 유학을 가도록 교육과정을 국제 교육과정과 연계해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IT 개발 교육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과학교육과 인문교육을 7:3의 비율로 시행하고 있으며, 기술대학을 설립해 다른 국가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는 세계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하며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좌장에 미얀자 티오피스타 비룬기(Mayanja Teopista Birungi)우간다 국립교원조합 창립자 겸 총장, 발표에 이주호·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혁 서울대학교 교수이며 토론에 저스틴 반 플리트(Justin W. Fleet) 유엔교육특사 사무총장,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시나(Kilaparti Ramakrishna)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 사무소장, 미켈 웰몬드(Michel Welmond) 세계은행 베트남사무소 인적자원개발프로그램장이 참석했다, 사진=한국교육개발원>

제1세션에 이어 한국 교수들이 발표하는 제2세션 ‘한국 경험 공유’가 계속됐다. 발표는 이주호·김부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혁 서울대학교 교수가 나섰고 토론으로 저스틴 반 플리트(Justin W. Fleet) 유엔교육특사 사무총장,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시나(Kilaparti Ramakrishna)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동북아 사무소장, 미켈 웰몬드(Michel Welmond) 세계은행 베트남사무소 인적자원개발프로그램장이 참석했다.

<제2세션 좌장으로 참석한 미얀자 티오피스타 비룬기(Mayanja Teopista Birungi)우간다 국립교원조합 창립자 겸 총장,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제2세션 좌장으로 참석한 미얀자 티오피스타 (Mayanja Teopista Birungi)총장은 “투자가 교육의 답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성공적인 재원조달과 효과적인 교육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전하며 발표를 서둘러 듣기를 원했다.

<이주호 교수가 '세션2. 한국 경험 공유' 발표자로 나서 한국의 인적자본 축적 경험과 마이스터고의 도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제1발표를 맡은 이주호 교수는 한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인적자본 축적과 함께 마이스터 고등학교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GDP는 1960년대 대부분의 국가보다 낮았으나 2005년 이후 약 2만5000달러를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2000년도에 들어 재학률은 미국을 추월했고, 2012년 국제학력평가(PISA)에선 전 세계 5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사회·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국민에게 평등한 교육을 제공했으며, 그 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인적자원 축적의 특징을 크게 ‘평등한 교육기회 확대’, ‘교육과 경제의 상호 연계’, ‘인재양성’ 등 3가지로 봤다.

<연도별 GDP대비 교육 투자 비율,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우리나라는 평등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1954~1959년에 초등교육 의무화를 추진해 1957년에는 초등학교 진학률이 90%에 육박했다. 현재는 GDP의 8.5%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학부모와 정부의 홍보 그리고 민간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1971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으로 국가 예산의 12.98%를 교육예산으로 배정했으며, 현재는 20.27%까지 비율을 올렸다며 효과적인 교육재정 집행의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 특징은 교육과 경제의 상호 연계가 잘 돼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인력개발계획을 활용하는 등 경제-산업-직업교육을 연계해 인력 및 직업교육을 실시했고,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산업교육진흥법’을 통해 실업교육을 강화했으며, 1977년엔 교육예산의 대부분을 실업교육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교교육예산에서 고등교육과 실업교육 투자된 비율, 1977년도엔 교육예산의 대부분을 실업교육에 투자했다, 자료제공=한국교육개발원>

또한 기능올림픽 선수들의 환영식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실업교육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했다고 알렸다.

인재양성도 빼먹지 않고 집중했다.

당시 대학 졸업생들은 국내에서 더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해외로 유학을 가는 일이 많았지만, 다시 국내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는 수가 적은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대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인재의 해외유출을 막았으며, 미국 미네소타대학(UMN)과 협정을 맺어 노하우를 전수 받아 국내 교수진 강화 및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최근 미얀마에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전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연구 인력의 증가를 보여주는 그래프, 자료제공=한국교육개발원>

한국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연구인력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미국과 일본 등보다 앞서게 됐으며 이는 암기식 교육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수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한국도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가며 실업고등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사교육 시장 과열, 학력 거품 문제 등으로 산학 연계 교육에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산학을 다시 연결해 취업률을 높여 대학입시를 우선시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미디어, 콘텐츠, 수도, 에너지, 자동차, 전기 등 다양한 분야의 마이스터고등학교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 계획에 따라 실질적인 교과과정 도입, 우수 교사 파견, 현장 요구 능력 개발, 산학 협력 중심의 커리큘럼을 구성한 결과 졸업생의 92.3%가 취업을 하기도 했다. 또한 ‘선취업 후학위’ 정책으로 대학특별전형, 온라인 교육과정, 기업 내 대학설립, 편입 전형 등을 재정비해 학위 취득의 기회를 대폭 열어주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도 도입 이후 실업계고 채용률은 2015년 약 46%로 증가했고, 대학진학률은 2009년 약 73%에서 2015년 약 46%로 낮아져 다수 학생의 대학 진학에 따른 악순환을 해소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직무능력에 따른 채용 방식을 수용함으로써 학력 거품에 관한 문제가 완화됐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한국경험공유’ 발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저스틴 반 플리트 유엔교육특사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저스틴 유엔교육특사는 한국은 초등교육을 투자해 교육평등기회를 이뤄내고 문맹률을 낮췄다는 점에서 고등교육부터 투자하는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교육 발전이 필요한 개발도상국들에게 한국은 ‘교육에 투자하면 단 한 세대 만에 좋은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는 모범적인 나라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토론으로 나선 킬라파르티 유엔 동북아 사무소장은 교육의 급격한 확장 과정에서 경제와 교육이 함께 잘 발전한 점, 두뇌유출을 막기 위해 노력한 점을 알 수 있었다며, 50년대에 아프리카보다 경제가 뒤쳐져 있었지만 교육열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 현재 대한민국을 만든 것 같아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카이스트나 KDI 같은 기관 설립 사례, 마이스터고 정책, 새마을 운동 등은 다른 나라에서도 시도해보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마지막 토론은 미첼 세계은행 베트남사무소 프로그램장이 맡았다.

그는 산업이 재정, 견습 뿐만 아니라 커리큘럼, 취업연계에까지 참여하고 전체적인 정부 주도 아래 진행돼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 변화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