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 수험생 주의사항 & 마무리 학습법]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부터는 마무리 학습도 중요하지만, 건강·감정 등 자기 관리가 더 우선이다. 입시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 주의사항과 마무리 학습법을 정리해 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늦어도 자정에는 자고,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게 좋다. 잠이 적은 학생은 6시보다 일찍 일어나더라도, 12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수능은 암기력보다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므로, 잠을 충분히 자서 수능 당일 두뇌 회전을 좋게 해야 한다.

수험생 중에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불안한 마음에 수능 며칠 전부터 밤을 새워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밤을 새워 공부하고 낮에 꾸벅꾸벅 조는 습관은 좋지 않다. 밤에는 잘 집중하지만 낮에 집중하지 못하는 패턴이 몸에 익숙해진 경우에는 실제 수능 시험 당일에도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막바지 공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도록 하자.

체력 유지를 위해 스트레칭이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도 꾸준히 한다. 부상 위험이 큰 운동은 금물이다. 또한 그동안 먹지 않던 약(藥)을 갑자기 먹는 일도 피해야 한다. 이 시기 대부분 수험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 대학에 붙기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가, 수능을 망칠 것 같은 생각에 낙담하기도 한다. 남은 열흘 동안은 자기감정을 잘 읽고 차분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친구와 수다를 떠는 수험생도 많은데, 그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게 더 도움된다. 특히 “00문제집 보니까 좋더라” “학원(과외) 이용해 보니 효과가 크더라”는 친구 말은 오히려 불안감을 부채질하기 쉽다. 수능을 열흘 앞두고 갑자기 새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것 등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아는 것만 다 맞히자’는 마음으로 평소 공부하던 방식으로 익숙한 문제를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생활이나 공부 패턴도 수능 당일에 맞춰 움직인다. 수능일에는 8시 10분까지 고사장에 입실해 8시 40분부터 시험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수험생은 7시 30분경 고사장에 도착, 시험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따라서 열흘간 아침 6시에 눈을 떠 7시 30분까지 고사장에 가서 시험을 치르는 과정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게 좋다. 시간별 공부 과목도 수능 시간표에 맞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당일에는 1교시 국어영역을 잘볼수록 자신감이 상승해 남은 시험도 잘 치를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남은 10일 동안은 매일 30분씩이라도 국어영역을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실전처럼 시간 내에 문제를 풀고 답안지 마킹까지 끝내는 연습을 하며, 일정 시간 내에 풀리지 않는 문제는 과감히 건너뛰는 등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의 대처법도 훈련해 놓는다. 2~4등급의 중·상위권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신 있는 과목에 공부 시간의 60%를 할애하는 게 좋다. 이와 달리 1등급대의 최상위권 학생은 한 과목도 빠짐없이 공부해야 한다. 신 교감은 “정시에서는 수능 총점이 중요하다”며 “최상위권 학생은 정시 지원을 염두에 두고, 취약단원 등을 보완하며 총점을 높이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수능일까지는 학원을 줄이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더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이다.

고사장에 가져갈 준비물 등도 미리 챙겨놓고, 빠뜨렸거나 금지된 물품이 없는지 점검한다. 올해 수능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은 △휴대용 전화기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카메라 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시각·교시별 잔여시간·연월일(요일) 표시 이외 기능이 포함된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다. 연필과 컴퓨터용 사인펜 외의 필기구는 휴대 불가다. 신 교감은 “수능 고사장에서 긴장한 나머지 갑자기 졸거나, 떨려서 답안지 마킹을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는 게 수능 성공 비결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수능 감독관을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여기세요. 가급적 자기가 평소 공부하던 대로 시험을 치르면 됩니다. 예컨대 평소 귀마개를 끼고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귀마개를 가져간 뒤 감독관에게 ‘귀마개를 착용하겠다’고 미리 말하세요. 시험장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는 감독관에게 말하면 해결해 줍니다.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말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데는 집중하세요.”

<Tip> 수능까지 남은 10일, 마무리 학습 어떻게?

수능까지 열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문제집을 풀기보다 그 동안 치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이하 모평), 수능 기출문제를 다시 훑어보는 게 좋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는 수험생이 많지만, 지난 6‧9월 모평은 올해 수능 출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므로, 마지막으로 검토해야 한다. 남윤곤 소장은 “두 번의 모의평가에 모두 출제된 주제나 유형은 특히 신경 써야 한다”며 “새로운 도표나 그래프, 제시문 등이 포함된 신유형 문제도 마지막으로 점검하라”고 권했다.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갈릴 수도 있다. 그 동안의 치른 모의고사에서 자신이 빈번하게 틀린 문항을 점검하며, 부족한 개념 학습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때, 출제 순서보다 ‘장르(유형)별’로 풀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국어에서 화법은 화법끼리, 과학 지문은 과학 지문끼리, 시 지문은 시 지문끼지 묶어 푸는 식이다. 이렇게 문제를 풀면 각 장르면 출제 유형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근갑 스카이에듀 강사는 “무조건 빨리 푸는 것보다 시험장에서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을 때, 어떻게 접근할지를 숙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능과 70% 연계되는EBS 교재도 짚어봐야 한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의 경우 EBS 교재의 지문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교재 지문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때 EBS 교재 지문을 암기하기보다 지문 내용과 제재를 꼼꼼히 분석하는 식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다.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수시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은 자신 있는 과목에 집중해야 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2개 영역 등급 합 2이내’ 등을 두고 있다”며 “자신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남 소장 역시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점수를 올릴 가능성이 가장 큰 과목에 하루 정도 집중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