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달 생각공부연구소 소장>

몇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으로 떠들썩하더니 요즘은 TV 교양 프로그램이나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보면 ‘생각’으로 불이 옮겨 붙은 것 같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철학적 고백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문학의 본질적 질문에 답하는 것이기에 아마도 당연한 흐름이지 않나 싶다. 사실 이렇게 인문학과 생각을 우리의 관심거리로 만든 장본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철학자가 아니라 사업가라는 것은 익히 알 것이다. 그래서 인문학과 생각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 ‘생각발전소’를 갖추고 있다. 생각하는 동물은 자신의 생각발전소를 스스로 가동해야 비로소 ‘생각하는 인간’으로 설 수 있다. 이 생각발전소는 ‘생각을 생각하고, 생각을 연결하고, 생각에 몰입하는 생각공부’를 해야만 시동이 걸린다. ‘생각공부’는 소크라테스와 공자 그리고 퇴계, 율곡, 다산이 가르쳤던 공부와 다르지 않다. 최근 10여 년간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에서 밝혀진 학습과학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 ‘생각공부’에 대해서 하나씩 낱낱이 그 실체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시작은 사실 고3 둘째놈의 수능 공부를 도우면서 품게 된 ‘진짜 공부가 무엇일까?’라는 물음의 산물이다. 바로 ‘적당히 공부하고 싶다’는 아들놈 말에, 그것이 ‘진짜 공부야!’라고 되새기고 길잡이하면서 ‘생각공부’가 답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 또한 모두가 부모를 둔 아들딸이기에, 『적당히 잘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다!』는 제목으로 ‘생각공부법’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부법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게 그리 녹록치가 않았다. 혹시나 소위 공부 해결사(?)를 자칭하는 시중의 수많은 공부법 책에 어쭙잖게 하나를 더 얹어 오히려 공부의 비결을 찾아 헤매는 많은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는 건 아닌가 해서 망설이기도 했다. ‘적당히 잘하는 진짜 공부’는 ‘생각공부’임을 스스로 검증하고 입증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초고가 완성될 즈음에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재학생과 재수생들에게 ‘생각공부’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생각공부’의 놀라운 힘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세상에 나가더라도 여전히 부족함이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다. 특히 기존해 대다수가 해왔던 공부법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 서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적당히 잘하는 공부’를 권장하는 것에 대한 힐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이런저런 풍파를 정면으로 맞는 게 상책일 것 같다. 이 책에 귀 기울여 주는 독자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 책의 소임이라 되새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