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했다. IT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가져올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이 예견된다.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혁신 방향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에듀인뉴스는 이 과정에서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세계적인 교육 혁신 트렌드에서 우리 교육의 역할과 변화 방향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에,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위원이 본지에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의 역할'에 관해 제안한 내용을 소개한다. 독자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은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격돌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큰 반향과 충격을 일으켰다. 기계와 인간의 대결 구도, 기계의 지능적인 학습 능력, 인간의 정체성, 일자리 지형의 변화, 사회 변화에 대한 우려와 기대 등이 대결 이후 회자된 대표적인 주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알파고로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사회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미 이러한 변화는 올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현재 이후를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하면서 촉발되었다.

3차 산업혁명 시대가 IT 발달이 가져온 자동화, 지식정보사회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IT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가져올 지능정보사회로의 전환을 예견한다. 사실 4차 산업혁명으로 선언한 것보다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향후 15년 이내에 기존 직업의 60%가 사라지고, 10년 후의 직업은 아직 생기지도 않았다든지, 그동안 인간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예측과 추론의 사고 영역까지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 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20세기 초 2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 시점에도 공장 자동화의 가속으로 대규모 실업, 실직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왔고 적응해 왔다. 결국 모든 사회 변화는 인간에 의해 주도되고, 그 안에서 인간은 적응해 왔기에 이번 4차 산업혁명으로의 사회 진화도 또 한 번의 인간의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기술의 고도화가 가져올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계층은 소수가 될 것이며, 소수에 의한 부의 축적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나 기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이상의 논란과 두려움을 넘어서 국가 차원의 대응과 특히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혁신 방향에 지혜를 모아야 할 이유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세계적인 교육 혁신 트렌드에서 우리 교육의 역할과 변화 방향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 변화는 어떻게 예측되는가?

예측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현재 우리가 그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고, 때로는 빗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 변화 예측에 있어 앨빈 토플러는 기업의 변화를 자동차 속도에 견주어 100마일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가정은 60마일, 정부 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법은 1마일 등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학교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통념에 대해 통계적 데이터로 비교한 것이 흥미롭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 변화 속도가 각 분야별로 다를지라도 거시적인 사회 발달 양상은 사람들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3차 산업혁명 이후부터 IT 기술 발달이 산업과 사회 구조를 바꾸는 동력이라는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술적 요소와 사회 구조 변화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S)의 융합 기술로 발전하고, 이로 인한 지능형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 생산을 주도하는 사회 구조로의 혁명으로 정의되고 있다.

정의 속에 나타나는 하나하나의 기술적 요소를 다 파악할 필요는 없다고 하여도, 관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투자는 확대될 것이고, 기술 개발에 따른 새로운 산업 수요와 사회 구성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 발달 트렌드를 2015년도 ETRI 보고서에서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사회 구조 변화를 예측해보는 근거로 받아들일 만하다. 이 보고서에서는 융합기술 트렌드를 지능화, 가상화, 초연결로 구분하고 있다. 지능화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로서, 머신러닝, 딥러닝,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인간처럼 기계가 사고하도록 진화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지능적 사회로의 변화는 인간의 정체성 논란과 함께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물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예측과 추론, 때로는 문제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는 업무에 대한 기술 대체 등 일자리 지형의 변화가 예견된다. 그러한 사례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신속한 보도를 위해 발 빠른 정보 수집과 분석, 예측을 하던 기자의 업무가 신속성이나 정보 수집과 예측의 정확성 측면에서 과연 로봇 기자보다 더 잘한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논란과 함께 이미 로봇 기자가 등장하고 있다. 기자뿐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모든 직업에 대해 기계로의 대체 논란이 가속화될 것이다.

다음으로 가상화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와의 융합 현상으로, 특히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체험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물리적 일상이나 사회 경제 활동 전반이 가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간의 경험과 인지 영역이 모호해 지지만 이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 산업도 창출될 것이다. 굳이 별도의 안경을 쓰지 않아도 새로운 지역에 도착했을 때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건물을 비추면 건물 정보가 디지털 정보로 나타나는 것은 이미 일상화되었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감 나는 체험을 원하는 수요가 있는 한 관련 기술과 산업은 발달할 것이고, 전문가들은 5년 이내에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체험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이미 먼 거리에 떨어진 두 개의 대학 연구소에서 하나의 가상현실 공간에서 물리 실험을 함께 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험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등의 가상 랩(Virtual Lab)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연결되는 사회로의 변화 예측이다. 지털 네트워크와 모바일 정보기기의 산은 인간의 교류 범위를 무한정 확대시키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지구 상에 일어나는 모든 정보들이 공유되고, 논의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집단행동 양태를 일으키면서 전통적 정치,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러한 정보 기술의 발달에 의한 사회 구조의 변화는 결국 어떤 역량을 가진 인재가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것인가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회에서 필요한 인재상이나 교육 체제의 혁신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전 국민의 보편적 교육 기회가 한 나라의 인이 되었던 것처럼, 지능화되고, 가상화되고, 초연결되는 사회에서 복합적 제해결력과 융합적 사고, 그리고 기계로 대처할 수 없는 감성적 지능을 가진 인재 양성 전략이 모든 나라의 최우선 정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학교 체제는 유지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사회 변화 속에서 교육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질문이 “학교가 사라질 것인가?”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학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위 전통적 형태의 학교, 주어진 시간에 등교해서, 1교시, 2교시 등 정해진 교과를 물리적 교실 환경에서 학습하는 형태의 학교 모습은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2035년, 2025년 등 향후 15년에서 20년 사이의 학교 체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관련 보고서 등에서는 몇 가지 의미있는 변화를 제시하고 있는데, 전통적 학교의 규모 축소 이외에도 학교의 제도적 유지 기반인 학력 인증이 더 이상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예측이다.

즉, 학생들은 온라인 학교를 포함한 비전통적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 수가 증가하게 되며, 공교육과 관련이 없는 다양한 자격증이 나타나면서, 고교와 2년제 대학의 경계가 흐려짐은 물론 4년제보다 교육성과가 좋은 2년제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등은 학교의 역할 변화를 가져올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 학교에서의 수업 방식도 학습 공간의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고, 체험 중심의 학습이 확대되며, 교육 시스템은 상호 연결되고 학문간 융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결국 학교는 정해진 학제와 학력인증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습공동체로의 역할로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학교의 역할과 운영에 대한 변화는 결국 교육 수요자와 사회적 수요에 현재의 학교체제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면서, 더 이상의 변화 외면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 출현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칸 아카데미의 설립자로 유명한 살만 칸은 칸 랩 스쿨이라는 오프라인 학교를 2014년도에 설립하면서, 초등과 중등 정도의 구분만 있는 무학년제를 표방하고, 전적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춘 프로젝트 학습과 시험 평가가 없는 학교 운영 등을 내세우고 있다.

또 다른 예로서, 알트 스쿨은 구글 직원이었던 맥스 벤틸라가 2013년도에 설립한 학교로 1,500억 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로 세운 학교로 유명하다. 이 학교 역시 학생들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반이 편성되고, 학생들의 활동은 철저히 기록, 관리되면서 학생들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수업이 제공된다.

고등교육기관의 사례로 미네르바 스쿨은 2011년에 설립되었지만, 올해 하버드대학의 입학 경쟁률보다 높은 경쟁률로 관심을 받았다. 이 학교는 교수와 20명 이내의 학생이 100%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지식을 쌓고, 학생들은 6개국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100% 공동체 경험을 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멀리 외국의 사례를 보지 않더라도 얼마 전 연예 기획사로 유명한 SM엔터테인먼트는 종로학원 하늘교육과 제휴하여 K팝 국제학교를 내년에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예인을 꿈꾸는 국내외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연예인이 되기 위한 과정은 물론 학력과 진로 탐색을 위한 교육과 정까지 제공하고자 한다는 설립 취지는 철저히 교육 수요에 맞춘 학교 운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연 그러한 학교운영이 가능할까가 아니라 경쟁률이 얼마나 될까가 관심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형태의 학교를 현재의 법, 제도 측면에서 학교라는 범위에 두고 고려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와 같이 대입제도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적 교에 대한 수요가 그리 많겠는가?" 든가, 이러한 학교의 출현이 공교육에 대한 도전, 학교의 붕괴로 비치는지는 것에 대한 논의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 수급의 불균형이 이루어지고, 산업체에 한 해 한 명당 5천만 원의 재교육 비용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직시하고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재의 학교 체제에 대한 변화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다행히 현재 출현한 학교의 운영 방식을 분석해 보면, 향후 학교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칸 랩 스쿨은 왜 온라인 기반의 칸아카데미를 통해 교과 학습 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음에도 오프라인 학교를 설립했을까?”, “미네르바스쿨은 왜 물리적 공간인 강의실에 교수와 학생이 함께 있지 않아도 되지만, 기숙사 생활은 학생들이 함께 하도록 학교를 운영할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학교가 그 동안 수행해 온 지식 습득과 학습공동체의 경험 제공에서 이제 지식 습득은 다른 대안적 형태로 대체, 혹은 혼합될 수 있지만,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학교 내의 규칙이 존재하는 상태에서의 공동체 경험은 학교 체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앞선 사례에서는 교육과정 운영이 더이상 나이와 결부시킨 정해진 학년, 내가 아닌 학교가 선택한 정해진 교과가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 개별 학습이 이루어지는 체제여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학교 운영에는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필수 리터러시로서 IT 기술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서, 전체적인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서비스, 즉 학생들의 학습 활동 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개별 학생들에게 맞춤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학습공동체의 경험을 제공해 주고,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가 고려된 선택적 교육과정이 확대되며,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T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효율성을 꾀하는 학교가 유지되어야 할 학교의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학교가 수행해야 할 학습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

전체적인 학교 운영과 역할 변화를 찾는 노력에서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운영, 향후 교실에서 이루어질 학습의 형태를 논의하기 위한 트렌드 분석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단계적으로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될 계획이며,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과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은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으로 손색이 없다.

인문, 사회, 과학기술의 기초 소양 함양이나 문·이과 통합 교과 신설, SW 교육 필수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확대, 전체적인 학습량 감소를 통한 깊이 있는 학습 추진, 교과 내, 교과 간 통합적 연계,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토의·협력, 탐구 학습의 강조, 과정 중심 평가로의 강조 등이 총론적 방향의 골자이다.

이제는 실제 학교 교육과정에서 교수 학습 방법이, 학습의 지향점이, 평가의 실질적인 방향 전환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줄 교육 환경, 특히 교사의 역량 강화 등이 우리에게 남은 숙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교육체제 전환에 대한 방향은 글로벌한 교육 혁신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데, 교수 학습의 실천전 전략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 발달이 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 IT기술을 융합하여 학습 효과와 효율성을 증진할 수 있는 학습 방향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고자 한다.

향후 좀 더 분석적인 연구를 위해 두 개의 분석 레포트 정보를 제시하면, 매년 50명 이상의 교육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발표하고 있는 NMC Horizon Report(http:// www.nmc.org/nmc-horizon)와 영국의 Open University에서 발표한 Innovating Pedagogy 리포트(http://www.open.ac.uk/blogs/innovatin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리포트에서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학습의 변화 방향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학습 경험 융합(Blended Learning), 교과 간, 학문 간 융합(STEAM Learning), 형식 교육과 비형식 교육의 융합(Crossover Learning), 과학적 논쟁과 맥락 기반 학습(Context-based Learning) 등이 향후 3년 이내 보편화될 학습이라는 예측과 권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학습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암기하기를 권했던 개념과 원리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로 존재토록 하고,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실생활에서의 적용 사례를 스스로 찾아보고, 토의와 논쟁을 통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학습 경험이 제공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미 교과간 융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되는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 학습은 1, 2년내에 확산될 학습 방법으로 보고되고있다. 예컨대, 10년 후에 내가 살 집을 디자인해보는 과제가 도화지에 그려내는 미술 시간의 활동이 아니라, 공학적 원리를 고려한 설계서에 기반을 둬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실제와 가까운 집을 만들어 보고, 교사는 이 집에서 살게 될 가족들의 삶이 어떨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도록 하는 교과 간 활동이 융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운영이 학교와 교사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 전제이다. 둘째, 시공간을 넘나드는 협력 활동과 학습자의 역할을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라 메이커(Maker) 또는 창작자(Creator)로 전환시키는 학습 활동,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적용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 학습, 과제 기반 학습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학습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밝혔듯이 우리나라 2015 교육과정 개정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협력의 범위가 온라인을 통해 한 교실의 교사와 학생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를 넘어서는 경험으로 확대되어야 하고, SW 교육을 중심으로 하되, 전 교과에서 IT 기술이 융합되어 학생의 아이디어가 다양한 형태(SW, 마인드맵, 인포그래픽, 동영상 등)로 표출되도록 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은 교과 내 지식에 머물지않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과 연결되도록 깊이 있게 설계(이를 Horizon Report에서는 디퍼러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 활동을 기획하고 설계, 적용하는 과정에서 교사 간에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교사 대상의 학습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제 교사 연수에 있어서도 기술 융합을 위한 기본 역량과 학습 설계가 이루어지도록 관련 연수 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의 학습 활동은 기술에 의해 체계적으로 수집·관리되고, 분석되어, 학습 개선 정보로서 교사와 학생에게 제시되고, 이러한 학습 분석(Learning Analytics) 기술이 전반적인 평가 체계를 바꿀 수단이 됨을 예측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분석 정보가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을 가능케 하고, 별도의 시험이나 평가가 없어도 학습성과가 진단되는 스텔스 평가(Stealth Assessment)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모든 학습 활동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분석되고, 결과가 평가에 반영되는 것은 시간을 요한다고 해도, 이미 우리 교육에서도 권고되고 있는 수행 평가로의 전환 과정에서 결과 판단이 교사의 관찰이나 직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온라인에서의 학습 활동 분석 정보가 교사의 관찰이나 기록 정보와 함께 객관적인 평가정보로 활용될 수 있는 시도는 의미 있어 보인다.

이러한 학습 방향은 학교나 교사의 노력에 앞서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달과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한 트렌드 속에서 지향하는 학습 방향은 한 가지이다.

한 사람의 천재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의 재능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습자 스스로 학습의 즐거움과 유용성을 깨닫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의 진화를 이야기한 전문가들의 선언보다 알파고가 오히려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관련 정책들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는 결국 교육체제의 혁신만이 지속적인 국가 경쟁력을 가져오는 방안이라는 데에 이견을 가지지 않았다.

교육 체제 혁신을 위한 많은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10년 정도는 예측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현실에 기반을 두되 과감한 혁신이 있는 교육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폭넓은 담론과 토론은 기본이지만, 현세대의 경험에 의존하거나 자칫 ‘해봤더니 안 되더라’고 하는 논쟁이 아니라 나는 못했지만 다음 세대가 가져야 할 학습 경험이 우선되는 발전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를 위한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을 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계가 해야 할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