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를 작성 및 접수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흔히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이 복잡하다고 한다. 정시모집처럼 수능 성적이라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요소로 선발하지 않고, 학생부 교과는 물론 비교과·면접·대학별고사 등을 평가 요소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학생의 경우에는 수시모집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졸업생의 지원이 적은 수시모집이야말로 재학생들에게 합격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7학년도 수시모집 일정과 함께 수시모집 지원을 희망 대학이 아니라 합격 가능한 목표 대학으로 정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

개학 이후 바쁜 대입 일정에 유의해야 할 점
고3 수험생에게는 실질적으로 마지막 방학이라 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다. 개학하면 11월 17일(목)에 치를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응시원서 작성 및 접수(8.25(목)~9.9(금))를 해야 한다.

특히 수능 원서 작성 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사진이다. 응시원서에 부착하는 사진 규격은 최근 6개월 이내에 양쪽 귀가 나오도록 정면 상반신을 촬영한 여권용 천연색 사진(3.5㎝×4.5㎝)이다. 머리의 길이(정수리부터 턱까지)가 3.2㎝~3.6㎝이어야 하고, 짙은 색이 들어있는 안경이나 모자 등을 쓰고 촬영한 사진은 접수창구에서 거부한다.

9월 1일(목)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모의평가가 있다. 9월 모의평가는 수시 지원 대학의 가늠자이므로 최선을 다해 임해야 할 것이다. 고교 중에는 수능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2학기 중간고사를 미리 치르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아래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일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 각각 다르다. 전문대학의 원서접수 시작일과 마감일은 모두 동일하다.

그러나 4년제 일반 대학은 원서접수 기간 중에 대학이 자율적으로 3일 이상 실시하며, 접수 마감 일자·시간도 각각 다르므로 수험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원서접수 시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복수지원 가능 여부이다. 전문대학은 무제한 지원이 가능하다.

전문대는 수시 1차에 합격하고도 수시 2차에 지원이 가능하다(동일 대학 내에서는 불허하는 대학도 있음). 그러나 일반 4년제 대학(교육대, 학·석사 통합과정 포함) 간에는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한다(단, 특수목적대·산업대·전문대·각종학교는 6회 제한을 받지 않아 추가로 지원이 가능함).

동일 대학 내의 복수지원 여부는 불허하는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 대학이 전형 유형이 다르면 허용한다. 이때 동일 대학 내에 전형 유형을 달리하여 2회 지원하면 지원 횟수는 2회이다. 수시 6회 지원은 대학 수가 아니라, 지원 횟수임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수능 시험 전인 10월에 논술을 보는 대학도 있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10월 2일 건국대(서울)·한양대(에리카), 10월 8일 동국대(서울)·연세대(서울)·서울시립대, 10월 9일 가톨릭대·홍익대(서울), 10월 23일 경기대가 논술을 실시한다. 자연/이공계열에서는 10월 1일 건국대(서울)·한양대(에리카)·성균관대, 10월 8일 동국대(서울)·연세대(서울)·홍익대, 10월 9일 가톨릭대·서울시립대가 논술을 실시한다.

이밖에 적성고사를 수능시험 전에 보는 대학도 있다. 10월 2일 서경대, 10월 3일 가천대, 10월 8일 수원대(자연계), 10월 9일 수원대(인문계), 10월 15일 을지대, 10월 16일 삼육대, 10월 22일 성결대가 적성고사를 본다.

이처럼 개학 이후 대입 일정이 바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지원시 필요한 제출서류(추천서·자기소개서·증빙자료·학생부 등)는 방학 중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기소개서 작성에는 많은 품이 든다. 몇 번의 수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놓지 않고 9월 수시모집 시기에 허겁지겁 작성하다 보면 수능공부를 등한시할 수 있다. 결국, 공부의 리듬이 흐트러져 수능 성적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참고로 수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기준일은 8월 31일자이다.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을 8월 말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런 일정까지 감안하여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자기소개서·추천서는 공통양식으로 작성하는데, 공인어학성적이나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을 기재하면 서류 점수가 ‘0점’ 처리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수시모집 지원 방향 어떻게 정할까?
흔히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이 복잡하다고 한다. 정시모집처럼 수능 성적이라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요소로 선발하지 않고, 학생부 교과는 물론 비교과·면접·대학별고사(논술, 적성 등)등을 평가 요소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학생 중에는 수시 지원을 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작년 수시모집 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지원 건수는 225만 8,690건이었고(일반 4년제 대학의 경우 1인당 6회 지원 가능) 1인당 평균 지원 횟수는 4.32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학년도의 경우 수능 원서 접수자 63만 1,184명과 비교해보면 10만 8,760명이 수시모집에 지원하지 않았다. 이는 작년의 정시모집 인원 10만 7,076명과 비교하면 1,684명이나 더 많은 수다. 이들 대부분이 수시모집보다는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지원이 목표인 학생들로 보인다.

그러나 재학생의 경우에는 수시모집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모집인원이 전체의 69.9%를 차지하기도 하지만, 졸업생의 지원이 적은 수시모집이야말로 재학생들에게 합격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시모집은 세 번만 지원할 수 있지만, 수시모집은 최대 여섯 번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생은 수능 공부를 반복해서 집중하기 때문에, 재학생은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지원을 하는 경우에도 막연하게 상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수시 지원이 수능 성적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수능 성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대입은 운전면허시험처럼 일정한 점수만 획득하면 그 숫자와 관계없이 합격시켜주는 절대평가가 아니다.

대학은 모집인원 내에서 등수로 합•불을 결정짓는 상대평가를 한다. 그래서 상위권 학생들도 놀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경쟁 구조에서 나만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상향 지원을 하는 것은 자기만의 생각일 뿐이다.

수시모집 지원을 희망 대학이 아니라 합격 가능한 목표 대학으로 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수시모집에서 합격하면(일반 4년제 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산업대학 최초합격자 및 충원합격자 포함) 등록 유무와 관계없이,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시 및 추가모집에 지원 불가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찰대학, 육·해·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방송통신대학교, 폴리텍대학교 등 특별법으로 설립된 대학·각종학교는 복수지원 금지 및 이중 등록 금지 원칙을 적용받지 않음)

따라서 수시도 정시모집처럼 도전/적정/안정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대학별 고사(논술·적성고사·면접) 실시 일을 기준으로 하여 적정지원은 수능시험 전, 안정과 전은 수능 시험일 이후에 정하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 학생부종합전형은 어떤 학생이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까? 아직도 학생부종합전형에 합격하려면 많은 스펙이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교과 성적은 좋지 않지만 학교 밖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학생들이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은 특기자 전형과 확연히 구분된다. 공인 어학 성적, 외부 경시대회 수상실적과 같은 스펙이 있는 학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각종 특기자전형(실기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종합전형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학생은 한마디로 학교생활에 충실한 일반 학생이다.

즉,
① 확실한 진로 목표를 가지고 관심 갖는 분야에 열정을 쏟은 학생
② 독서나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심층 면접 등에 자신 있는 학생
③ 지원학과와 관련된 교과성적,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체험 활동이 우수한 학생
④ 교내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있는 학생
⑤ 학교생활에 성실하고, 전반적으로 성적이 꾸준히 향상된 학생
⑥ 어려운 교육적 환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학생
⑦ 자기 주도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⑧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을 가진 학생
⑨ 도전 정신과 적극성이 뛰어나고, 리더로 인정받은 학생
⑩ 지원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한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할 학생이다.

셋째, 대학이 발표하는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할 필요는 있겠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교과목 반영방법·평가방식·모집인원 등이 작년과 다르면 당연히 합격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 방법과 모집인원 변화뿐만 아니라, 면접/논술 등 대학별 고사일·시간, 원서접수 기간 중 경쟁률의 추이 등을 고려하여 지원해야 한다. 경쟁률은 일반적으로 논술>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실기 전형 순으로 높다.

넷째, 교과 성적만으로 수시모집 지원을 가늠하는 것은 곤란하다.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는 학생부교과 전형의 경우에도 교과 성적보다 수능 최저학력 충족 여부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대부분 수도권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교내 비교과 활동을 정성 평가하고 면접 등으로 종합평가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에 의한 커트 라인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논술·적성 고사 중심 대학 역시 학생부 교과를 반영하지만, 교과 성적의 실질 반영비율이 적어(교과 성적 등급 간의 간격이 미미) 최종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수능 최저 충족 여부와 대학별 고사 성적이다.

따라서 수시모집 목표 대학을 설정할 때 교과 성적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시모집 합격 가능 대학과 비교하여 약간만 상향 지원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정시모집에서 중요한 전형요소인 수능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모의고사 백분위 성적이 320점(400점 만점)이라면, 이보다 한 단계 높은 330점 대학이 나의 수시 목표 대학이다. 330점 이상 대학은 나의 희망 대학에 불과할 수도 있다.

본 수능 시험에서는 평균 표준 점수 총점이 약 30~40점 높은 졸업생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이때 모의고사 성적은 9월 모의평가 백분위 점수로 하는 것이 좋겠다. 9월 모의평가 응시 인원이 실제 수능 응시 인원과 비슷한 경향이 있어 좀 더 객관적인 나의 성적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표 대학이 만약 수학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국어, 영어, 사탐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자.(인문계열, 2+1 형태) 수능시험 대비 기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선택과 집중의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나의 백분위 점수에 맞는 대학이 어느 곳인가 하는 것은 담임 선생님과 상담해 파악하자. 각 일선 고교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보급한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 각 지역 교육청 또는 진학지도협의회에서 개발한 진학상담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밖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콜센터(전화 1600-1615), EBSi 온라인 ‘진학상담실’, 각 시도교육청 진로진학 상담실 등에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 수시모집목표 대학을 설정하고, 전형유형별로 지원 가능한 수험생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전형 유형별로 지원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면 합격의 영광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