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20대 취업자 수는 378만6천 명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수 398만2천 명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올해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16개 그룹이 작년보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인다고 답했다.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 정부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대응책을 내놓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취업난을 비켜가는 특성화고가 있다.

해양관광도시 부산에 위치한 부산관광고는 졸업생 취업률이 60% 이상이다. 그중에서 20% 이상의 학생이 해외로 취업할 정도로 해외 진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부산관광고의 비결을 알아보자.

국내 유일 한식조리 특성화고등학교

1966년에 설립된 부산관광고는 2007년에 특성화고로 전환한 이후 국제 경쟁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교육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관광컨벤션과를 특성화해 컨벤션 분야의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부산관광고는 교육의 세계화에 중점을 두고 전문관광인을 육성해 한국 관광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간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한식조리 특성화고로 선정된 부산관광고의 한식조리과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한식 조리 분야를 다양화, 전문화하고, 철저한 현장·실무중심 교육을 통해 글로벌 한식 업체 및 해외 한식당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과 현장실무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있다.

한식조리 외에도 제과제빵, 서양조리, 생선회 조리, 향토음식 조리 등 조리의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유능한 조리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부산의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주민의 주력 업체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외식산업 전문 인력을 창출하고 있다.

한식조리과의 졸업생 중 60% 이상이 한식전문 업체, 호텔 및 외식 업체 등에 취업하고 있고, 그중 약 20% 이상의 학생들은 현재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으로 진출해서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나머지 졸업생들도 호텔외식 관련 대학, 한식당, 일식당, 제과제빵업체, 패밀리 레스토랑, 특급호텔 주방장, 식품 회사, 영양사, 컨트리클럽, 외식업체 취업 및 창업, 푸드코디네이터 등의 진로를 선택하고 있다.

관광컨벤션 관련 전문 인력을 배출해 내고 있는 관광컨벤션과는 국제회의, 이벤트, 전시 등 지식 기반 전략 산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컨벤션 실무 및 외국어 활용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졸업생들은 해외 유학 및 해외 취업, 기획사(컨벤션, 전시, 이벤트, 파티, 웨딩), 컨벤션 센터, 호텔, 여행사, 항공 및 크루즈, 카지노업, 테마파크, 프리랜서(레크리에이션, 행사도우미), 외식업체 및 커피전문점, 금융 및 공공 기업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

부산 최고의 특성화고로 발돋움하다

부산관광고는 부산의 특성화고 중에서 커트라인 1위, 입학성적 1위를 자랑한다. 특성화고 전환 10년 만에 부산 최고의 특성화고로 발돋움했다. 민용기 교장이 취임한 10년 동안 매년 6% 이상의 학생성적 향상을 보여, 명실공히 부산 최고의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했다.

산업체 현장 전문가의 직접 강의를통해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특급호텔, 벡스코, 한국 MICE 협회 등 국내외 80여 개 업체와 산학관(産學官)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산업체 체험학습, 현장실습, 산업체 인사 초청특강, 취업연계 실무교육을 하는 한편, 우수 취업처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졸업생 취업률은 2016년 4월 기준 67.6%를 기록했다. 동일계 취업률 또한 92%이상으로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지난 2013년부터는 중소기업청 지원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되어 매년 지원금을 받아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활동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자갈치시장, 부산공동어시장, 한국조리사중앙회 부산지회, 한국생선회협회, 부산지역 특급호텔 등 다양한 기관과 MOU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부산광역시 서구청에서 주최하는 부산고등어축제, 구덕골문화축제 등의 지역사회 문화관광 봉사도우미로 나서며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

부산관광고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를 기본으로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글로벌리더반’을 운영하여 해외취업과 진학을 장려하고 있다. 매년 40여 명의 학생들이 3개월간의 해외직업 체험과 어학연수를 통해 현장실무 위주의 외국어 회화 능력을 키우고 있다.

싱가포르 취업(한국 산업인력공단 지원), 호주 시드니 한식 업체취업, 호주인턴십(부산광역시 교육청)을 비롯해서 일본, 뉴질랜드로의 취업과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유학 등 학생들의 해외연수와 취업을 지원하는 한편, 글로벌 직업체험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국제교류 및 청소년 해외문화탐방 활성화를 위해 중국 성서성 관광고등학교와 교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부산관광고 민용기 교장은 “학생들이 해외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대학을 가는 것보다 중요하다”며 해외연수를 통해서 실전 영어를 습득하고, 글로벌마인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학습을 통한 교육

민용기 교장은 ‘특성화고는 취업을 많이 시켜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대학보다는 해외에 나가서 경험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대학을 가고 싶으면 해외에 있는 대학을 가라고 권유합니다”라며 현장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산관광고는 해외 취업연수생을 1~2학년 중에서 선발해 3학년 때 보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관광관련 분야는 국내현장보다 해외가 더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글로벌한 인재로 학생들을 키우기 위해 외국고교와 교류를 하고, 해외 취업 연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실전 영어를 익히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은 해외 취업 연수 후, 일이 적성에 맞을 경우 그곳에서 계속 일할 수도 있다.

부산관광고에는 신입생모집을 할 때부터 해외로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이 지원한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해외 관련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글로벌 직업체험 연수, 해외 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외국어를 잘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각 전공학과 선생님은 보통 8~9명인데 비해 외국어 교사는 13명이나 된다. 특히 회화 위주의 ‘직업영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일례로 부산관광고 학생이 부산 전체 고교 학생들과 경쟁하는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최종 7명 안에 선발되기도 했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부산관광고를 이끄는 민용기 교장은 “모든 수업은 학생의 수준에 맞춰 가르쳐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제일 좋은교육’이라며 정규과정은 바꿀 수 없지만 고등학생이라도 영어를 못하면 중학교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부산관광고는 학교에서 자체 개발한 영어교재로 수업을 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 3년 동안 교육부의 ‘직업영어 시범학교’로 지정돼 직업 영어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민용기 교장은 쉬는 시간에는 교무실이 학생들로 북적인다고 자랑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허물없이 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학교 내에 모든 구성원들이 민용기 교장에게는 소중한 존재다. “제가 선생님들을 소중하게 여기면 그 마음이 선생님들에게 전해집니다.”

민 교장의 선생님들에 대한 애정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민용기 교장은 “우리학교 학생들은 대체로 중학교 시절 성적이 중위권이었습니다. 높은 성적의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생님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편이 아니었죠. 그런데 학생들이 부산관광고에 와서 교사와 소통하고 교사의 사랑을 받으니까 학생은 선생님을 잘 따릅니다”라며 자부심을 나타했다.

부산관광고는 외부와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유니텍(Uni-Tech)사업, 중소기업 인력양성, 취업역량 강화 사업, 비즈쿨 운영, 글로벌 현장학습, 명장공방 지원 사업, 직업교육 및 진로연계 체험학습, 학과별 현장체험학습 및 현장실습, 산업체 초청특강, 모의면접체험, 모의 창업전 개최, 잡스쿨, 취업 캠프, 다도예절수업 등 학생활동 및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에 외부지원 사업이 많은 이유에 대해 민 교장은 “교장이 뛰어다니면 뛰어다닐수록 학교 재정이 튼튼해진다는 생각을 갖고 외부 활동을 많이 합니다. 제가 외부로 많이 나갈수록 많은 예산이 들어오니까요. 이렇게 해서 학교가 좋아지다 보면, 취업률도 높아집니다”라고 부언했다.

부산관광고 관광과 정정부 부장은 “관광 특성화고의 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 관련 부처의 지원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특히 해외취업 인력양성을 위해 별도의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가정환경이 어렵고 교육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부처에 대한 희망사항을 전했다.